삼겹살 소주 노래방

몰래 보내는 메시지

by 뚱이


다음 주 월요일 7월 7일은 24절기 중 소서.

소서는 작은 더위라는 뜻이다.

이번 주도 많이 더웠지만 그건 그냥 더위에 적응하라~는 시간이었고

소서가 지나면 진짜 여름 더위가 시작이라고 한다.



9시까지 꽉 채워 재택근무를 마치고 진땀에 젖어

이번 주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친 고3 아들 녀석과

지난주 시험을 마친 중3 딸아이와 함께 집 근처 주먹 고깃집에 갔다.



지난번에 갔을 땐 셋이서 3~4인용 大 자 하나 먹고 고기 하나 또 추가하고 다시 2~3인용 추가하고, 뒤늦게 애들 아빠가 합류해서 또 추가하고 된장 소면에 된장찌개, 밥까지 추가해서 고깃집 사장님을 깜짝 놀라게 했었다.



오늘은 아이들과 셋이 들렀고 10시에 닫는다고 하셔서 후다닥 먹기로 하고 大 하나에 음료랑 소주랑 식사까지 한 번에 주문했다.



고기가 익는다. 지글지글.

불판 위에 불꽃이 올라오면서 돼지비계가 지글지글 끓고

불판 위에 얹힌 파절이를 품은 양념 접시 위에 빠알간 고추장 소스가 또 지글지글 끓는다.



소주는 두 병, 콜라에 사이다도 하나씩

고기랑 소면까지 부지런히 먹어댔다.



조금 더 먹고 싶은데 벌써 9시 50분이다. 10시 마감이라고 하셨으니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카드를 내민다.

음. 셋이서 양호하게 먹었군.



술이 콰하게 오르니 노래방 생각이 굴뚝같다.

삼겹살에 소주, 이 조합으로 끝나면 좋은데 왜 또 노래방 생각이 날까?



노래방 대신 집으로 들어와 컴퓨터를 켜고 한국 시티 팝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앉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yQas5iDq9-E


워매, 좋은 거...


6:39 그 거리, 그 밤



귀에 훅 꽂히는데 어쩜 좋나. 노래방으로 다시 가고 싶어졌다.

노래방 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려고 컴퓨터를 켜고 앉아 끼적이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을 꼬셔봐야겠다.



"엄마랑 놀아주라~"



늦은 밤 10시 3분

놀아달라고 전화할 친구는 없고

내 삶의 전부가 된 내 아이들에게 오늘은 엄마 친구 돼주라~ 해야겠다.



반년만 지나면 큰 아이도 성인이고

또 3년이 지나면 작은 아이도 성인이다.



두 아이 모두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고 나면

나는 지난 20년 내 세상의 전부였던 두 친구를 잃게 될까... 살짝 두려운 마음도 있다.



뭐, 괜찮다. 난 혼자도 잘 놀고 두 아이가 자신의 세상을 가꾸어 갈 때 나는 나대로 또 내 세상을 만들어갈 테니까.



가끔 생각날 때 찾아와 순댓국에 소주 한 병 같이 해주라.

그럼 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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