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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잃어버린 핸드폰 찾아 준 날

화장실 변기 옆에 핸드폰 한 대가
햇살을 받으며 잠자고 있다
얼마동안 잠들어 있었던 것일까
주인이 애타게 찾고나 있을까


화장실에 들어서기까지 나는
건물 주변에서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얼굴이 빨개지도록 뛰어다니는 사람
무언가를 애타게 찾고 있는 사람
검정색 핸드폰 메인 화면에
어느 아이돌 그룹의 예쁜 여가수의 사진이 들어있는게 자신의 핸드폰이라며 나에게
본 적 있냐고 묻는 사람도 없었다

너무나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그 누구의 핸드폰을 나는 집어들고
마치 주인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처럼
계단을 터벅터벅 내려간다

건물 입구 벤치에 앉아서 과자파티를 벌리고 있는
세 명의 어린 소녀들
그 들중에 주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나의 확신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나는 검정 핸드폰을 세 명의 소녀 앞으로 쏙 내민다

"이 핸드폰 주인이 누구지?"
"어? 제껀데요? 어디서 찾았어요?"
잃어버린걸 알았는지 몰랐는지 너무도 해맑게 그리고 태평하게 묻는 소녀

나는 속으로 말한다
'내가 네 엄마가 아닌 줄 다행으로 여겨라.'


착한 일을 하고도
뭔가 어이없음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것 같은
오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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