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냈다.
큰 아이가 9월부터 다닐 중학교 투어다.
parks jr. high school.
금요일 아침 9시반. 30여명의 부모, 아이들이 모였다.
교장 선생님이 학교에 대해서 설명한다.
7,8 학년 각 500명씩 총 1,000명.
한국인은 37%, 라티노 30%, 백인 20% 나머지.(기억이 맞다면)
교실 사이에는 문이 없다. 선생님들,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자랑이다.
그런데 정말 지루하다.
백인 영어가 알아듣기 힘든 것도 있지만 뭔가 핀트가 안 맞는 듯 하다.
아이는 몸을 비비꼰다. 엄마는 잘 들으라고 꼬집고.
짜식, 내 피인가? 졸리기까지 하는데 녀석이라고...... ㅋ
그래도 무사히 마쳤다.
바쁘게 움직이다 오후 1시.
아이들 학교로 다시 갔다.
오늘은 상 받는 날. 작은 아이도 받는단다.
전교생이 강당에 모였다.
교장 선생님은 '휴일'로 아이들을 협박한다. 조용히 말 잘 들으면 월요일 쉬게 해준다고.
순진한 척 받아주는 아이들. 원래 휴일인거 다 아는 녀석들.
어린 시절 한국의 국민학교 교실, 강당과 다를 바 없다.
아이들은 떠들고 딴 짓하고 선생님들은 협박하고 타이르고.
그런데 다르다.
상 받는 아이가 한 50여명. 세다가 포기했다.
이름이 불리면 모든 아이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준다. 별 거 아닌거 같은데.
친구들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종알종알 노래도 불러주고
부럽다. 이런 분위기가. 우리 아이들도 녹아 들었으면 좋겠다. 경쟁 말고, 된장.
예상대로 작은 아이는 상 받았으니 내놓으란다.
주구장창 이야기했던 카드. 요즘 카드마술에 빠진 녀석은 밥도 거르고 숙제도 거르고.
오후에는 밀린 일 좀 하려고 작정했는데 틀어졌다.
아이들 라이드에 나서게 됐다. 저녁도 챙겨줘야 하고.
엄마는 닭야채볶음밥을 해주었고 작은 애는 투덜. 카드 안 사준다니까 대놓고 짜증이다.
큰 애는 토요일 눈 뜨자마자 하루 종일 스파에 가서 게임이나 하고 놀려고 했는데
아침에 학원, 태권도 가야하는 스케줄에 시무룩.
아놔. 밥 먹기 싫다고 떼 쓰는 녀석들 틈에서 별로 땡기지 않는 밥 같이 먹었는데 속이 이상하다.
작은 아이는 모임에 나간 엄마에게 숱하게 전화를 하더니 결국 'Yes'라는 대답을 끌어냈다.
하지만 타겟은 내가 가야된다. 형아 태권도 끝나길 기다려 타겟에서 원하는 바를 손에 쥔 녀석.
친절하게 형아한테도 나한테도 하나씩 카드를 들이민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또 카드를 만지작. 내 속은 아까보다 더 이상해졌다.
산더미같이 쌓인 설거지거리들. 머리는 지끈거리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정은이가 힘들다, 아프다 했는데 이해할 것 같다.
아이들 일정에 따라 다니느라 지친다. 내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애들 보채는 소리에 귀가 멍멍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실 일도 없고. 안 아픈게 이상할 터.
드러누었다. 10시반이 되서야 나타난 정은.
설거지, 아이들을 보자마자 잔소리다. 거의 성질이다. 하루 애 봐달라고 했더니 뭐한거냐고.
대꾸할 힘도 없다. 체했나보다. 된장.
자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