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인들의 눈썹 변천사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여성들의 눈썹 트렌드는 가늘고 유려한 아치형이었다. 당시에는 최대한 얇고 수려하게 그리는 것이 미의 상식이었으니까. 물론 과거의 트렌드가 틀리고 현재가 옳다는 의미는 아니다. 눈썹은 유달리 시대적 영향을 강하게 받는 요소이기에 그저 시대별 유행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이해하면 충분하다.
완벽한 균형의 미학 송혜교
송혜교의 눈썹은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정석을 보여준다. 그녀는 가는 눈썹이 유행하던 시절에도, 두꺼운 눈썹이 대세이던 때도 항상 완벽한 균형을 유지했다. 워낙 이목구비가 군더더기 없이 아름다운 데다, 특히 눈썹 앞머리부터 길이, 숱, 폭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롭다. 눈썹조차도 타고난 탁월한 미인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눈썹 앞머리 처리에 따라 인상이 현저히 달라 보이곤 하지만, 송혜교는 그런 실수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는 단순히 송혜교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복이 있어서라기보다, 오히려 그녀에게 화장을 해줬던 사람들이 그녀 덕분에 더 큰 영광을 누린 거라고 확신한다. 과거 체중 변화 시기를 제외하면, 그녀의 메이크업은 결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언제나 완벽했다.
우아함의 정수 이영애
이영애 역시 타고난 최상위 미모의 소유자이지만, 화장과 헤어스타일에 따라 미묘한 변화를 보여왔다. 50대를 훌쩍 넘긴 현재까지도 여전히 우아하고 아름답다. 이영애의 눈썹도 트렌드에 맞게 다소 두꺼워졌지만,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 무난하고 튀지 않는 적절한 두께를 유지하는 편이다. 아마도 그녀는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색감과 스타일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언제나 과하게 진하거나 두꺼운 눈썹은 지양한다. 개인적으로는 가는 눈썹이 더 잘 어울려 보이는데, 이처럼 가는 눈썹이 더 어울리는 미인은 1930년대 고전 미인들이 아니고서는 현대에서는 극히 보기 드물다.
두꺼운 눈썹의 위너 김소연
김소연은 두꺼운 눈썹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한 미인이다. 그녀가 눈썹을 두껍게 변화시킨 것은 신의 한 수라 할 만큼 완벽하게 어울렸다. 그래서인지 90년대 김소연의 이미지가 새침하고 까탈스러워 보였다면, 두꺼운 눈썹으로 바뀐 후에는 더욱 친근하고 부드러운 인상으로 변모했다. 물론 이것이 그녀의 실제 성격이 을 눈썹 변화 후에야 알게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확실히 인상이 더 좋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눈썹 산이 높고 얇디 얇던 시대의 얄미운 인상의 김소연은 트렌드가 바뀌면서 인생도 명성도 바뀐 것 같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아이콘 전지현
전지현은 완벽한 이목구비의 미인이라기보다는 비율 미인, 혹은 분위기 미인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눈썹이 다소 엉성해도 그녀의 매력에는 큰 변화가 없어보인다. 전지현을 보면 정밀한 묘사보다는 멋있는 패션 크로키를 보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그녀 자신도 눈썹 모양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다. 그녀가 한국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고수한 덕분이라고 확신한다. 시대 흐름에 따라 베이스 메이크업의 두께나 눈썹의 두께감이 조금씩 변화했지만, 최근에는 트렌드에 맞게 눈썹 결을 한올한올 살린 자연스러운 빗질 스타일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채시라와 이미연처럼 눈썹을 크게 다듬지 않는 자연주의 스타일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변신의 아이콘 엄정화
타고난 외모의 제약 속에서도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엄정화의 끼와 열정은 인정을 넘어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녀는 눈썹은 물론 전체적인 이미지까지 트렌드에 맞게 꾸준히 변화시켜 왔다. 모든 여성들이 그녀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엄정화의 변신을 통해 각 시대의 유행 트렌드를 명확히 엿 볼 수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재능을 발산해온 그녀는 진정한 의미의 대중문화 아이콘이다.
정리
이렇듯 눈썹 하나만으로도 시대의 미적 감각과 연예인의 이미지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단순한 미적 취향을 넘어, 눈썹은 그 사람의 전체적인 인상과 시대적 감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창구이다. 하지만 트렌드는 변하지만, 궁극의 미를 원한다면 그런 것에 연연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