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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술사

내 사주팔자 뽑는 방법

by 무체

사주 명리학이나 타로 카드 풀이는 누구나 알 수 있지만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그런 공부가 적성에 안 맞는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냥 잘 본다고 하는 곳에서 적당한 값 지불하고 보는 게 여러모로 실속 있고 재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주를 보는 분들도 그들 나름대로 재운이 들어와서 돈을 버는 것이기에 다소 편향될 수밖에 없다. 학군 좋은 지역 근처에선 학생들 입시 위주로 사주를 봐주게 되어 있고, 중장년층 여자들이 오면 그들 관심사가 대개 남편, 돈, 자식 문제니 그런 얘기 위주로 봐주게 된다. 미혼은 당연히 결혼이나 이성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


본인도 사주 공부 하기 전에는 그런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에 대한 관심과 해답을 구해서 사주를 보거나 타로 운세를 보곤 했는데, 막상 공부를 하고 나니 그런 것들로부터 태연해졌다. 뭔가 더 넓은 안목으로 자신을 객관화하게 되고 운명에 대해서 순응도 하게 되고 조심도 하게 되는 신중함이 생긴다.


사주명리학의 주제는 아주 명확하다.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사주가 미신이라느니, 종교인이 사주를 믿냐고 발끈하는 미개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간혹 있는데, 이런 분들이 꼭 교회 가서는 정화수 떠 놓고 기도하는 사람처럼 회개보단 소원만 빌고 앉아 있더라. 사실 한국 기독교는 기복신앙과 다름이 아니기에 그런 논란에 상종할 가치도 못 느낀다.


사주는 종교가 아니라 그냥 고전 학문이다. 심오한 철학일 수도 있고 단순 생활 정보를 위한 실용학일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양자물리학과 사주명리학을 같은 선상에서 연구하는 학자들도 늘고 있다. 일맥상통하는 면이 아주 많다. 21세기의 화두이기도 하다.


사주를 아주 단순하게 얘기하면 인간을 하나의 종자로 간주하는 것이다. 어떤 꽃이 어느 계절에 피고, 어떤 나무가 어떤 계절에 무성한지 유추가 가능하듯 인간도 그런 사물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예측하고 준비하는 공부이다.


사주를 보려면 먼저 네 기둥, 즉 연·월·일·시의 간지를 정확히 뽑아야 한다. 종이 만세력을 써도 좋고, 앱이나 웹을 써도 된다. 요즘 도구들은 편리하지만, 경계 시각(입춘·절입, 시진)에선 오차가 날 수 있으니 의심이 들면 종이 만세력으로 교차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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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력으로 사주 명식 산출법 원문 읽기


생년월일과 출생시각(24시 표기 권장), 출생지(표준시/서머타임 확인용). 도구는 종이 만세력 한 권 + 스마트폰 앱 하나면 충분하다.


연주는 음력 달이 아니라 입춘 시각으로 바뀐다. 입춘 이전에 태어나면 전년도 연주, 입춘 이후면 해당 연도의 연주다. 해마다 입춘의 날짜·시각이 다르니 경계에 걸리면 꼭 확인한다.


월주는 절입(24 절기 진입 시각)으로 바뀐다.


만세력에는 절입 구간이 음영으로 표시되어 있으니 경계선 앞뒤만 정확히 보면 된다. 월간(그 달의 천간)은 표에 주어지므로 그대로 적는다.


일주 산출은 가장 간단하다. 해당 날짜의 일간·일지를 만세력에서 그대로 읽어 적는다. 양력/음력 전환, 윤달 표기만 헷갈리지 않으면 된다.


시주의 판정은 일간별 시주 조견표를 보는 게 가장 간략하다. 굳이 외울 필요는 없고 표를 참고하면 된다.

표가 없다면 원리만 기억해도 된다.

일간이 갑·기면 자시는 갑, 을·경이면 병, 병·신이면 무, 정·임이면 경, 무·계면 임에서 시작하고, 시진이 한 칸 넘어갈 때마다 천간도 한 단계씩 순행한다. 예: 을일에 축시에 태어났다면 정축시가 된다.


검산 체크리스트


– 입춘·절입 시각 확인: 연·월 경계자 필수.


– 시진 경계: 23 시대/0 시대, 1~2분 차이도 시지가 달라질 수 있다.


– 표준시/서머타임: 해외 출생, 제도 변경 연도는 앱이 틀릴 수 있다.


– 입력 형식: 양력/음력, 오전/오후 혼동이 가장 흔한 오류.



이처럼 사주 명식을 뽑았으면, 먼저 오행 분포와 강약, 합·충·형·파·해를 표에 대입해 본다. 그다음 격국·용신을 차분히 살피고, 마지막으로 대운·세운을 겹쳐 본다. 처음부터 다 외우려 들기보다, 내 사주 명식을 놓고 표를 읽어가는 연습이 공부에 훨씬 도움이 된다.


작은 팁
만세력은 처음 펼치면 한자와 표가 빽빽해 겁이 난다. 그러나 오늘의 일주만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금세 눈이 익는다. “오늘은 무슨 일주구나” 정도만 찾아봐도 충분하다. 맹신할 필요는 없고, 이상하게 마음이 쏠리거나 꺼림칙한 날에만 확인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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