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은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지만 유행에 무척 민감한 부위이기도 하다. 타고난 눈썹 모양은 시간이 지나, 자신조차 잊게 되면서 트렌드에 맞춰 형태를 변형하거나 문신 등으로 원판 퇴색되기 일쑤다. 그럼에도 눈썹별로 고정관념처럼 자리 잡은 이미지가 있다. 누가 특별히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하는 이미지가 생성되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짙고 일자로 뻗은 눈썹이 주는 이미지는 자연스러움과 청순함이다. 보통 아이들이나 눈썹을 다듬지 않은 여성들에게서 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한때 국내에서는 일자 눈썹의 유행이 중세시대 페스트처럼 퍼져 암흑기로 지낸 적이 있는데, 유행은 도심에서 지방으로 퍼지는 경향상 외곽지역에는 아직도 일자 눈썹과 앞머리 헤어롤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일자 눈썹 유행의 시초는 2010년 전후로, 한참 동안을 추구하던 시절에 유행했던 터라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도 갑자기 일자 눈썹으로 바꾸는 현상이 있었고, 마치 전 국민이 중국 무술 영화에 출연하는 듯한 아주 극적인 시기였다.
심지어 송윤아나 고소영 같은 연예인들도 일자 눈썹을 시도했지만, 그들에게는 일자눈썹이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어색해 보였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자형 눈썹이 주는 이미지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청순함이다. 그러나 동시에 남성적인 이미지도 있어 '남상미'가 있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한국식으로는 갈매기 눈썹, 서구식으로는 아치형 눈썹이라 불리는 곡선형 눈썹은 아름다운 눈썹의 기본이자 정석 모양이다. 거의 예외 없이 아치형 눈썹은 누구에게나 잘 어울린다. 다만 눈썹 산의 높낮이와 눈썹 두께에 따라 촌스럽거나 세련되게 보일 수 있고, 이미지의 호불호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아름다운 여성 이미지는 부드러운 곡선과 연관되어 있기에, 눈썹이 유연하고 아치형일수록 아름답고 섬세해 보인다. 아치형 눈썹은 색감보다 형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물론 아티스트도 손놀림이 능숙하지 않으면 그리기가 쉽지 않다. 셀프 메이크업을 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기본기보다는 트릭 위주로 메이크업을 하다 보니 정석에 충실하지 못한 면도 있었다고 본다.
또한, 곡선형 눈썹은 가장 여성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당히 성숙해 보이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런 이유로 90년대 여성들이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였던 이유 중 하나이다.
90년대 중후반에는 아치형의 가는 눈썹이 유행했다. 본래 자신의 눈썹을 완전히 밀어버리고 눈썹 위치를 높게 재설정하여 가늘고 완벽한 아치형으로 그리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렇게 하면 눈두덩이 면적이 넓어지고 하이라이터 등의 음영 효과도 확실하게 줄 수 있어 더 섹시해 보이는 데 기여했다. 어려 보이는 얼굴이 유행하기 전에는 성숙하고 섹시한 이미지가 인기였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이 유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가는 눈썹은 연약함을 상징한다. 눈썹이 없으면 어딘가 아파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가는 곡선형 눈썹이 트레이드마크였던 배우 진 할로우는 어릴 때부터 병약했고 결국 병으로 단명했다는 사실도 이런 이미지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가늘고 섬세한 눈썹은 여성미의 극치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시선이 눈썹보다 눈매나 입술 등 다른 포인트에 집중되게 하므로 고혹적이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요즘은 이런 스타일이 유행하지 않아서 섣불리 시도했다가는 심각하게 어색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참고하자.
각진 눈썹은 원래 남성 눈썹의 전유물 같은 것이었는데 일자 눈썹이 유행하면서 여성들도 많이 그리기 시작한 형태다. 선천적으로 눈썹 숱이 많은 경우, 일자 눈썹으로 가기 바로 전 단계로 각진 눈썹을 그리기도 했다. 또한 일자 눈썹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미약하게나마 각을 주어 입체감 있게 표현한 방법으로도 볼 수 있다.
김태희가 국내 미의 여신으로 등극하면서 그녀의 각진 눈썹 형태가 유행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각진 눈썹은 이목구비가 매우 아름다운 경우가 아니라면 남성적이고 강직한 이미지가 강하게 드러나며, 간혹 화가 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 색감 조절을 잘해야 한다. 그러나 각진 눈썹이 유행하다 보면 점차 가는 아치형 눈썹으로 유행이 순환하는 경향이 있다.
눈썹 형태의 유행은 계속해서 순환한다. 일자 눈썹에서 각진 눈썹으로, 다시 아치형 눈썹으로 변화하는 사이클이 반복된다. 중요한 것은 유행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자신의 얼굴형과 이미지에 맞는 눈썹 형태를 찾는 것이다. 눈썹은 얼굴에 붙어있는 단순한 털이 아니라 인상은 물론 감정과 이미지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눈썹 형태를 찾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트렌드를 따르더라도 자신의 얼굴과 이미지에 맞게 적절히 변형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결론은 과유불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