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뷰티 칼럼

무표정의 미학, 빛을 발하는 셀럽들의 무심한 매력

by 무체

무표정은 침묵처럼 때로는 천 마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다. 그것은 단순한 표정의 부재가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강렬한 표현이며, 이를 자신만의 무기로 승화시킨 셀러브리티들의 선택은 대중문화의 또 다른 흥미로운 측면을 보여준다.


무표정으로 승부한 세계적 셀러브리티

90년대를 대표하던 패션 아이콘 빅토리아 베컴은 그녀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무표정으로 유명하다. 웃지 않고 시크한 표정을 유지하는 그녀의 이미지는 역설적으로 더 강렬한 존재감과 신비로움을 선사했다. 선글라스를 끼고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숙이고 걷는 빅토리아의 포즈는 신비스러우면서도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녀가 무표정이라는 전략을 택한 이유는 웃을 때 드러나는 안면 특징이 본인의 이미지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빅토리아의 성공적인 이미지 메이킹을 벤치마킹한 인물로는 킴 카다시안이 있다. 처음에는 유하고 밝은 성격대로 항상 웃는 얼굴로 미디어에 노출되었던 그녀는, 누군가의 조언 이후 빅토리아 베컴 스타일의 무표정을 차용했고 이는 그녀의 이미지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미소가 사라진 자리, 신비로운 아우라가 그녀의 명성을 한층 높인 사례다.

유명 셀러브리티들이 인지도가 올라갈수록 무표정을 고수하는 경향은 우연이 아니다. 무표정은 그들에게 일종의 방패이자 격을 높이는 장치로 작용한다. 물론 이러한 트렌드가 모든 스타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중 앞에 항상 밝게 웃는 제니퍼 애니스턴 같은 스타의 친근한 이미지로 생명력을 연장했다고 볼 수 있다.


무표정의 문화적 해석

셀러브리티들의 무표정은 화가 났다기보다는 다소 신비롭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서구권에서는 이러한 무표정이 '쿨'하고 '시크'하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전통적으로 웃음과 친절한 표정이 중요시되어 왔다.

그러나 글로벌화와 함께 국내 셀러브리티들도 점차 무표정의 미학을 수용하는 추세다. 이전에는 거만하거나 거들먹거린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았을 무표정이 이제는 '시크하다', '간지 난다' 등의 찬사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한국에서 무표정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셀러브리티는 극히 드물다. 공식 석상이나 화보 촬영에서도 미소가 끊이지 않는 문화는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어,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것은 일종의 용기와 도전이 필요한 선택이다.


국내 대표 무표정 미인들

정수정 전여빈.jpg

정말로 무심한 느낌을 담은 무표정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한국 배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은 오연수의 약간 신경질적인 표정, 전종서의 다소 강렬한 눈빛, 아이린의 몽환적인 멍한 표정처럼 각자 다른 뉘앙스의 무표정을 보여준다. 이런 환경에서 무표정으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셀러브리티로는 걸그룹 출신 배우 정수정이 있다. 그녀의 무표정에는 특유의 도도함과 반항기가 담겨있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반면 최근에는 배우 전여빈의 무표정이 인상적이다. 그녀의 무표정은 단순한 표정의 부재가 아닌, 깊이 있는 내면의 감정을 담아내는 듯한 매력을 발산한다.

직업적 특성도 무표정 표현에 영향을 미친다. 모델들은 전문적으로 다양한 표정을 다루기에 무표정 역시 하나의 표현 수단으로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반면 연예인들 중에서는 두 가지 유형이 관찰된다. 외모를 강조하는 탤런트들은 친근함을 위해 웃음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들은 때로 표면적인 아름다움을 포기하는 과감한 무표정으로 연기적 깊이를 더하는 경우가 많다.

전여빈은 이러한 배우형 무표정의 전형을 보여주며, 단순한 차가움이 아닌 매력적이고 깊이 있는 무표정으로 크리스털의 반항적 무표정과는 또 다른 차원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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