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이란 달리 말해 고통스러워하는 이에게 공감을 느낀다는 뜻이다. 연민은 고통받는 존재에 대한 일종의 관용심을 암시한다. 동정이란 단어는 일반적으로 의심쩍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사랑과는 별로 관계없는 저급한 감정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동정삼아 사랑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동정심을 갖는다는 것은 감정의 여러 단계 중에서 이것이 가장 최상의 감정이다.
배신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배신한다는 것은 줄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다. 배신이란 줄 바깥으로 나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것이다.
사비나에게 진리 속에서 산다거나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군중 없이 산다는 조건하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우리 행위의 목격자가 있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좋건 싫건 간에 우리를 관찰하는 눈에 자신을 맞추게 되며, 우리가 하는 것의 그 무엇도 더 이상 진실이 아니다.
군중이 있다는 것, 군중을 염두에 둔다는 것은 거짓 속에 사는 것이다.
사비나는 작가가 자신의 모든 은밀한 삶, 또한 친구들의 그것까지 까발리는 문학을 경멸했다. 자신의 내밀성을 상실한 자는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라고 사비나는 생각했다. 또한 그것을 기꺼이 포기하는 자도 괴물인 것이다. 그래서 사비나는 자신의 사랑을 감춰야만 한다는 것에 대해 괴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진리 속에서 사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가장 단순한 물음 만이 진짜 심각한 물음이다.
그녀는 세상일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매사를 비극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육체적 사랑의 가벼움과 유쾌한 허망함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가벼움을 배우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시대착오적인 사고로부터 벗어나는 법을 배우고 싶었던 것이다!
존재에 대한 확고부동한 동의란, 똥이 부정되고, 각자가 마치 똥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처신하는 세계를 미학적 이상으로 삼는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이러한 미학적 이상이 키치라고 불린다. 키치란 본질적으로 똥에 대한 절대적 부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