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과 연기 사이 경계를 허무는 독보적 개성미 배두나

by 무체

국제적인 스타로 거듭난 배두나는 독특한 외모와 세계관, 그리고 독보적인 스타일 감각을 지닌 배우다.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연극배우로 활동한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가 물려받은 건 특출한 재능이라기보다는 자유로운 영혼의 기질에 가깝다.


배두나는 한국 연예계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배우다. 연기력이 탁월해서라기보다는 그녀만이 가진 개성적인 매력 때문이다. 연기에 대한 호불호는 늘 존재하지만, 항상 실험적인 자세로 임하는 모험가적 기질과 사진이든 옷이든 일상에서 자신의 감성을 거침없이 실현하는 자신감과 재능만큼은 높이 살 만하다.


배두나를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강남 일대 백화점 등에서 여러 번 마주친 적이 있다. 2000년대 초반, 이미 얼굴이 꽤 알려진 시절이었음에도 그녀는 혼자 유유히 백화점을 돌아다녔다. 스타일도 독특했고, 실물은 사진이나 화면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주변 시선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자유 의지를 몸소 살아내는 사람처럼 보였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과시하면서 정작 사생활 노출은 극도로 꺼리는 여느 배우들과 달리, 배두나는 매사가 덤덤하다.


그래서인지 대중은 그녀에게 대체로 관대하다. 연애는 자유롭게 하고, 스타일은 튀지만 모난 언행은 없다. 흠을 잡으려 해도 쉽지 않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에서 연기력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무난한 현대극에 익숙하다가 처음 도전한 사극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이 가는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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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배두나는 어릴 때부터 독특한 패션으로 잡지사의 눈에 띄어 모델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90년대 중반, 오브제나 홍미화 같은 전위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스타일이 일종의 붐을 이루던 시절에도 그녀의 감각은 또 달랐다. 지금 봐도 세련된 수준이다. 연기자로서의 자질보다 예술가로서의 감각이 더 발달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배두나는 170cm의 비교적 큰 키에 마른 체형이지만, 몸매나 비율이 압도적인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옷으로 스타일을 표현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그녀가 옷을 입으면 몸매나 얼굴보다 배두나의 패션 철학이 먼저 보인다. 재능 있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듯, 배두나는 옷으로 자신의 예술적 감각을 구현한다.


잡지 모델 출신 배우들은 대체로 옷 입는 감각이 발달해 있다. 그러나 장소와 분위기에 맞는 무게감을 놓쳐 워스트 드레서로 거론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배두나는 어느 자리에서든 상황에 맞는 옷과 화장, 표정과 포즈를 갖출 줄 안다. 주 영역은 캐주얼한 아방가르드룩이지만,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스타일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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