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미국적인 마스크 캐롤린 머피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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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8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태어난 캐롤린 머피는 미국을 대표하는 모델이자 가장 미국적인 이미지를 구현하는 아이콘이다.


국내 대중에게는 이름 석 자보다 에스티 로더의 얼굴로 훨씬 익숙한 인물이다. 그녀는 업계에서 인비저블 슈퍼모델이라는 독특한 별칭으로 불리는데 이는 업무 외의 시간에는 대중 앞에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은둔형 라이프스타일에서 기인했다.


90년대를 풍미한 수많은 슈퍼모델들이 화려한 사생활과 스캔들로 지면을 장식할 때 그녀는 보수적이고 건전한 가정환경의 영향 아래 철저한 자기 관리를 지속해 왔다. 가톨릭 고교 시절 수줍음 많은 성격을 고치기 위해 부모의 권유로 모델 학원에 발을 들였지만 정작 본인은 모델 수업보다 학업에 열중하며 버지니아로 돌아갔을 만큼 주관이 뚜렷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시대는 이 독보적인 마스크를 평범한 대학생으로 남겨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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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이로 18세에 데뷔한 캐롤린 머피의 초창기 이미지는 개성 강한 남성형 모델에 가까웠다. 클라우디아 쉬퍼케이트 모스처럼 등장과 동시에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케이스는 아니었으나 1990년대 중후반 캘빈 클라인을 비롯한 주요 커머셜 화보를 통해 그녀만의 세련된 보이시 매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커리어의 정점에서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고 딸 달린 블루를 얻은 뒤 홀로 아이를 키워내는 과정에서도 그녀의 외모는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중성적인 매력 위에 우아함과 여성미가 겹쳐지며 독보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현재 오십이 넘은 나이임에도 동년배 모델들을 압도하는 젊음과 신뢰감을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지독할 정도의 절제가 자리한다. 이러한 모델에 대한 확신은 에스티 로더와 20년이 넘는 파트너십을 유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그녀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모델 반열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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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엄마의 뒤를 이어 모델 활동을 시작한 달린 블루는 화려한 외모보다는 개성 있는 마스크를 지녔다는 평을 받는다. 패션계의 생리상 유명 모델의 자녀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러브콜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달린이 13세가 되던 해부터 업계의 유혹은 상당했으나 캐롤린 머피는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일체의 연예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이를 철저히 지켰다. 스무 살이 된 지금도 딸은 모델 커리어에 큰 욕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델계의 메커니즘 안에서 엄마의 전폭적인 지원과 설계가 더해진다면 언제든 톱 모델로 도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중의 시선에는 신비스러운 모델이지만 집에서 딸을 출산할 만큼 가정적인 성향을 지닌 엄마 밑에서 자란 달린의 행보는 전적으로 그녀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정말로 그녀의 딸은 예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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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린 머피의 스타일은 단정함과 단아함의 정수 위에 편안함을 얹은 형태를 취한다. 흔히 셀러브리티의 착장을 볼 때 특정 브랜드를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그녀에게서는 옷의 라벨보다 멋이라는 추상적인 감각이 먼저 다가온다. 군살 하나 없는 슬렌더한 체형에 군더더기 없는 아이템을 매치하는 일관성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노출된 사진의 양은 많지 않지만 그 안에서 보여주는 패션 철학은 매우 명확하다. 공식 석상에서 선보이는 간결한 슬립 드레스는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으나 그녀의 기품과 만나 깊이감 있는 스타일로 치환된다. 청바지 한 장이나 가벼운 아우터를 걸칠 때도 화려함을 배제하고 절제미를 극대화하는 방식은 그녀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와도 닮아 있다.



젊은 피부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그녀는 좋은 유전자를 물려준 어머니와 할머니 덕분이라며 겸손을 표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물 섭취와 사우나 그리고 요가와 춤을 즐기는 일상적인 노력이 숨어 있다. 가장 설득력 있는 비결은 어린 시절 농장에서 자란 환경 덕분에 채소 섭취를 즐기고 선호한다는 점이다. 자연친화적인 삶을 지향하고 이를 현재까지 지속하는 생활 방식은 인위적인 시술이나 화려한 치장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결국 캐롤린 머피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단순히 가꾸어진 겉모습이 아니라 그녀가 고수해 온 정갈한 삶의 방식 그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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