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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폰토그래퍼 김두혁 May 01. 2016

3일간의 울릉도 여행기 "섬 속에 모든 게 있었네"

폰카 들고 떠난 여행, 폰토그래프X울릉도 ⓣ

아름다운 섬 제주에 살며


제주 아내를 만나 제주에 이주한지 9년, 결혼 전 그냥 여행지로만 생각했던 제주에 살면서 지금도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풍경에 매일매일 감명을 받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울릉도로 여행을 할 기회가 생겼다. 노래로만 들어왔던 울릉도, 영상으로만 봐왔던 울릉도에 직접 발을 딛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바로 결정! 그렇게 3일간의 울릉도 여행은 시작되었다.



섬에서부터 섬으로의 여행


제주-부산 비행기 시간과 포항-울릉도의 배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앞뒤로 하루가 더 붙어 실질적으로 3일의 일정이 아닌 4박 5일이 될 수밖에 없지만 울릉도 여행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의 수고쯤이야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늗다. 포항에서의 하룻밤을 지내고 드디어 울릉도로 가기 위해 포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포항여객선터미널 '영일대'

울릉도로 향하는 배의 출발시간은 오전 9시 50분, 쾌속선도 장장 세 시간의 바닷길을 달려야 울릉도에 도착한다. 지금까지 '멀미'를 해본 적이 없어서 아무 걱정은 없었지만 배에 오르기 전에 포항여객선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영일대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울릉도에 첫 발을 내딛다


중간중간 너울성 파도 때문에 배가 요동치기는 했지만 무사히 울릉도에 도착했다. 포항에서 출발한 배의 관문인 도동항, 예보와는 달리 푸르른 하늘과 고개를 들어야 바라볼 수 있는 봉우리들이 치솟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울릉도를 먼저 다녀왔던 어떤 여행자의 "울릉도는 모든 게 다 서있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첫 풍경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울릉도의 관문 '도동항'
도동항의 치솟아 있는 봉우리



첫째 날, 울릉도 여행을 시작하다!


저동항에서 본 울릉도

도동항에서 버스를 타고 불과 10분도 채 안 되는 거리인데도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첫 목적지로 저동항에 도착했다. '커봐야 얼마나 큰 섬이겠어?'란 생각이 무참히 깨지며 처음으로 울릉도의 전체적인 모습을 가늠할 수 있는 곳이었다.


저동항에 온 이유는 촛대바위 때문이었지만 비공식적으로 이름 붙여진 '공룡바위'가 더 눈에 띄었다. 울릉도의 바람이 간지러워 바닥에 엎드려 웃고 있는 모습의 바위처럼 보였다. 공룡에 목에서부터 웃고 있는 눈, 콧구멍, 벌리고 있는 모습이 마치 살아있는 공룡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두 번째 목적지는 내수전 일출전망대, 울릉도 해맞이의 명소이기도 한 내수전은 개척 당시에 김내수라는 사람이 화전을 일구고 살았다고 하여 내수전이라 부른다. 전망대에 오르기 전 저 멀리 바다 위로 홀로 떠 있는 죽도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보인다. 죽도를 방문하는 일정도 여행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기상상황 때문에 직접 가보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다.


봉래폭포로 향하는 숲길

봉래폭포를 향하는 숲길, 원시림의 울창함을 바라보며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런 풍경은 제주의 한라산에서도 자주 봐왔던 모습이기에 특별함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울릉도에서 만난 삼나무의 향기는 제주의 향기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봉래폭포! 울창한 숲 계곡 사이로 떨어지는 3단 폭포의 모습은 폭포 소리와 함께 눈과 귀를 시원하게 해준다. 이 폭포가 울릉도 주민의 중요한 식수로서 하루 유량이 3,000톤 이상이라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자리에 앉아 조용히 폭포 소리와 함께 울릉도 숲의 기운을 느끼며 휴식시간을 갖기에 딱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울릉도 밤하늘의 별


설레는 여행, 밤이 되어도 그 감정은 그대로이다. 숙소 옥상 위로 올라가 울릉도 밤하늘의 별의 모습을 담아보기로 했다.

봄이 시작된지 꽤 지났지만 울릉도의 밤기온은 무척 차가웠다. 10초마다 셔터를 눌러줘야 하기에 겉옷도 더 가져오지 못하고 장장 세 시간 동안 400여 장의 사진을 촬영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밤하늘의 구름이 별의 궤적을 감춰버리고 말았다. 결국 '울릉도 밤하늘의 별의 일주' 촬영은 실패했지만 자그마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실패한 '울릉도 별의 일주'
타임랩스가 되어버린 '울릉도의 밤하늘'



둘째 날, 울릉도를 탐색하다


첫째 날은 이동시간 때문에 반나절의 여유밖에 없었지만 둘째 날은 온전히 하루를 다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옛 모습을 간직한 듯한 울릉읍 도동의 거리를 지나 다시 버스에 올라 울릉도의 구석구석을 찾아보는 여행을 시작했다. 아직 일주도로가 완성되지 않아 갔던 길을 되돌아 오는 여행길이기도 하다. 일주도로가 완성된다면 조금 더 여유 있는 여행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거북바위

보는 방향에 따라 거북이가 6마리에서 9마리까지 보인다는 거북바위를 지나 만물상에 도착했다.

만물상

만 가지의 상이 보이는 절경이라 하여 만물상이라 불린다. 울릉도 내륙에서 뻗어 내려오던 산줄기가 곧장 바다로 곤두박질친 자리에 만물상의 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가슴속까지 시원 해지는 풍경은 울릉도의 아름다움과 위엄을 동시에 보여준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만물상의 풍경

산봉우리 모양이 송곳처럼 뾰족하게 생겼다고 하여 송곳봉, 거대하게 솟구친 봉우리보다 중간에 뚫려 있는 구멍이 더 신기하다. 4개의 구멍이 각기 다른 크기로 형성되어 있는데 가이드는 '천국으로 가는 문'이라는 그럴듯한 설명을 보태었다. 평소에 착한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은 큰 구멍을 통과하여 천국으로 향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작은 구멍을 통과하려다 결국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옥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섬 속의 거대한 공간, 나리분지

나리분지는 칼데라 화구가 함몰하여 형성된 화구원으로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지이다. 옛날부터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섬말나리 뿌리를 캐어 먹고 연명하였다 하여 나리골이라 불려졌다고 한다. 이곳에는 도지정 문화재인 울릉도 재래의 집 형태의 너와집과 투막집이 색다른 볼거리다.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지인만큼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저 멀리 성인봉 정상 쪽에는 계곡 사이사이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 흔적이 남아 있고, 울릉도에서 유명한 명이나물이 밭에서 자라고 있다. 울릉도 여행 중에 나리분지는 꼭 들어봐야 할 곳이기도 한데 여느 울릉도의 풍경과는 또 다른 숨어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코끼리바위(오른쪽)
일명 '조개바위'

나리분지를 빠져나와 다시 도동항으로 향하는 해안길을 따라가다 보면 바다 쪽으로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는 바위들을 만날 수 있다. 바위는 하나인데 보는 위치와 방향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코끼리바위, 비록 이름이 붙여져 불려지지 않지만 조개 모양을 한 바위 등 독특한 울릉도 해안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도동항에서의 휴식


여행사 셔틀버스를 이용한 울릉도 여행코스는 - 아직은 울릉도를 일주할 수 없어 - 비교적 짧은 A코스, 울릉도의 반 이상을 움직이는 B코스로 나뉜다. A코스에 비해 훨씬 긴 B코스도 반나절이면 다 마치게 된다. 점심을 먹고 잠깐 도동항에서 휴식시간을 가졌다.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은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도동항 근처에 있는 일본식 가옥형태의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를 추천한다. 관람료 4천 원에 음료를 제공하는데 단순히 휴식만이 아닌 '왜 울릉도에 일본가옥이 있는지, 지금은 어떻게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가 되었는지'와 함께 울릉도와 독도의 역사에 대해서도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독도전망대

잠깐의 휴식시간을 갖은 후 저녁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케이블카를 타고 독도전망대에 올랐다. 독도전망대라 불리는 이유는 날이 맑고 시야가 트인 날에는 저 멀리 동해바다의 독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기 때문이다. 구름이 있는 하늘이라 두 곳의 전망 대중에 도동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망향봉으로 발길을 옮겼다.

망향봉으로 향하는 중간에 바라본 울릉도
망향봉으로 향하는 중간에 바라본 울릉도
전망대에서 본 도동리 전경
망향봉에서 본 파노라마전경
전망대 매점을 지키는(?) 상구

전망대에서 탁 트인 동해바다와 울릉도의 전경을 보고 나면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다시 도동항을 향해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

여유를 가지고 내려가다 보니 처음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도동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울릉도 호박엿의 유래가 된 - 원래는 후박엿이라 불리며 엿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던 - 후박나무, 마치 옛 시골의 모습을 간직한 골목길... 마음 같아서는 더 울릉도에 머물고 싶었다.



밤에 만난 지동항

지동항의 야경, 촛대바위

첫째 날 낮에 만났던 촛대바위는 더 신기한 모습을 간직한 공룡바위 때문에 눈길이 가지 않았는데 밤에 다시 만나니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지동항에서 본 다양한 해산물도 기억에 남는다. 울릉도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꼽히는 홍합밥의 재료로 쓰이는 홍합, 사람의 손보다 더 큰 모습에 처음에는 홍합인지 모르고 그냥 지나칠 뻔했다.



셋째 날, 독도는 우리 땅!


울릉도 여행의 대미, 바로 독도로 향하는 길이다. 독도를 향하는 배에 오르기 전부터 비가 내리고 있던 울릉도. 삼대가 덕을 쌓아야지 접안에 성공해 독도 땅을 밟아 볼 수 있다는 말에 걱정(?)이 된다. 어쨌거나 배에 올라 독도를 향해 출발, 울릉도에서 독도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독도에 도착, 하지만...


바다만 보이다 독도가 눈에 들어오자 배 안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조금씩 접안을 하기 위해 독도에 가까이 가지만 너울성 파도로 인해 결국 접안은 실패했다. 여행 중에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독도는 우리 땅!


비록 접안에 실패해 독도 땅을 밟아보지 못했지만 약 30분 동안 독도 주변을 선회하면서 바다에서 만나는 모습도 정말 잊을 수 없는 장관이었다.

독도, 그리고 갈매기
한반도 지도를 찾아라

울릉도에 살고 있는 지인은 '접안을 해서 독도 땅을 밟아보는 경험도 좋지만 선회하면서 바라보는 풍경도 무척 멋있다'며 '날씨가 좋지 않으면 선회도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비가 내리지만 객실 밖으로 나가 선상 위에서 독도를 만나는 것도 큰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비가 내려 옷이 젖어가지만 그 느낌도 잊을 만큼 큰 감동을 주는 독도, 저 멀리 동해바다에서 홀로 우리의 땅을 지키는 섬 독도, 수많던 갈매기는 독도가 외로울까 봐 함께 섬을 지키고 있는 모습처럼 느껴진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받고 다시 울릉도로 향했다.



울릉도를 떠날 시간

독도의 감동이 아직 가슴속에 남아 있고, 울릉도의 구석구석을 살펴보지 못한 아쉬움이 크지만 2박 3일간의 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시 배에 오른다.


울릉도는 2박 3일간의 일정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순간순간 감동을 주는 그런 섬이다. 비록 이번 여행은 눈으로 울릉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만 단순히 풍경뿐만 아니라 또 다른 무언가를 만나기 위해 다시 울릉도를 또다시 찾고 싶다. 그 섬에는 모든 게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폰카 들고 떠난 여행, 폰토그래프X울릉도


여행기와 함께 올린 사진은 모두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폰카사진, 폰토그래프이다. 거추장 스러운 DSLR 카메라를 벗어던지고 폰카 하나만 들고 떠나도 아름다운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곳, 그 곳이 바로 울릉도이다.



영상으로 만나는 여행기

https://youtu.be/_S2lrS5Gy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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