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토그래퍼 김두혁의 '뜻밖의 한 컷' (7)
어느덧 여름의 길목에 들어선 7월이다. 시간을 내어 산책을 나가려다가도 무더위와 장맛비 때문에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는 시기! 하지만 그냥 가만히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래서 준비한 이번 주제는 '가볍게 오르는 오름'으로 잡았다. 폰카 하나만 들고 떠나도, 그리고 힘들지 않게 정상에 올라 멋진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오름! 제주시 서부와 동부 두 곳의 대표적인 오름을 소개하고자 한다.
금오름(또는 금악오름, 검은오름)은 서부 중산간 지역의 대표적이 오름 중 하나다. 이 오름을 추천하는 이유는 하늘이 푸른 맑은 날, 안개가 자욱한 흐린 날 등 날씨에 상관없이 해가 뜨려는 새벽, 별이 반짝이는 밤 등 시간과 관계없이 언제 올라도 항상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쪽 오름에서 무슨 일출이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제주도 한가운데 우뚝 솟은 한라산과 아름다운 곡선을 뽐내는 능선을 따라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시원하게 담을 수 있는 곳은 금오름만큼 좋은 장소가 없다. 작은 불빛만 보이던 곳이 조금씩 밝아지며 마침내 한라산 능선을 따라 떠오르는 태양빛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라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또 금오름은 제주도 패러글라이딩의 성지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액티비티를 즐기는 곳이다. 푸른 하늘과 한라산을 배경으로 형형색색 하늘을 수놓고 있는 모습도 사진으로 담기에 무척 좋은 소재이다. 물론 스마트폰 카메라 하나면 충분하다!
이 사진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어디인지 묻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작은 백롬담'이라고 소개한다. 금오름의 분화구는 제주의 수많은 오름 중에 - 항상은 아니지만 비가 많이 내리면 - 분화구에 물이 고이는 몇 안 되는 오름이다. 한라산의 분화구를 '백록담'이라 칭하는 것처럼 금오름에 정상에 물이 고이면 '금악담'이라고 부른다. 작은 길을 따라 분화구까지 직접 내려가 볼 수 있으니 분화구 안에서 스마트폰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보자.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날에도 금오름에 올라보자. 정상에 올라 우산을 들고 흑백으로 사진을 담아보면 나름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오름은 밤하늘의 별들을 찍기에 괜찮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해안가의 고기잡이 배를 제외하고는 강한빛을 내는 건물들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밤하늘의 별도 스마트폰 카메라로 담을 수 있다는 사실! (폰카로 별을 찍는 방법은 다음에 자세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서부지역에 2~30분이면 정상까지 올라 언제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금오름이 있다면 동부지역에는 5분이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아부오름(또는 앞오름)이 있다. '5분 만에 오르는 오름이 얼마나 멋지겠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오름 입구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떼를 만나는 순간부터 아부오름의 남다름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익숙한지 바로 앞에 다가서도 큰 눈으로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무척 귀여워 보인다. 자~ 이제 오르막길을 올라보자!
오르기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금세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에 오른 후 바라보이는 풍경은 정말 5분 만에 올랐다고는 상상이 안될 정도로 웅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부오름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녀노소 모두 전혀 힘들이지 않고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오름이기 때문이다.
아부오름의 분화구는 무려 둘레가 1400m나 된다. 그래서 분화구의 모습을 다 담으려면 꼭 필요한 기능이 스마트폰의 '파노라마 촬영'이다. 이름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 오름에 오른다면 사람이 전혀 없는 아부오름의 파노라마 풍경을 담기에 좋다.
제주의 서부보다 동부지역의 오름이 어쩌면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 이는 서부지역은 오름들이 많이 모여있어 군락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몰시간에 맞춰 아부오름에 오른다면 오름군락 사이로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저무는 해를 담을 수 있다.
지금까지 날씨와 시간에 상관없이 언제 가도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금오름, 누구나 쉽게 정상까지 올라 오름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아부오름으로 오직 폰카로 찍은 사진을 보며 여행을 다녀왔다. 자~ 그럼 이제 떠나보자! 무거운 카메라 장비 따위는 내려놓고 오직 폰카 하나만 들고 말이다. 폰카로 찍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오름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폰토그래퍼의 사진여행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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