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폰카로 찍는 세상 폰토그래프

라이킷 3 댓글 27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폰토그래퍼 김두혁 Jul 27. 2015

과연 폰카로 밤하늘의 별을 찍을 수 있을까?

'별의 여행을 담다' 폰토그래프의 새로운 도전!

태풍예보가 있던 지난 토요일, 제주는 태풍이 오고 있다는 예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척 맑고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던 하루였습니다.

월정리해수욕장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을 메우고 있던 뭉게구름도 사라지고, 저녁이 되자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 되었습니다. 한라산도 동서로 뻗은 능선과 오름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습니다.

구름이 없는 제주의 밤하늘은 수많은 별들로 가득 찹니다. 이럴 땐 밤하늘의 별을 카메라로 담기에 딱 좋은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문득 떠오른 생각!

그래! 폰카로 별을 찍어보자!

과연 폰카로 별을 찍을 수 있을까요? 핸드폰에 '전문가모드'라는 기능이 있어 - 조리개는 1.8로 고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 셔터스피드나 ISO를 조절할 수 있기에 가능할 것도 같았지만 '정말 폰카로 별 사진을 찍을 수 있으려나?'하는 의구심이 든 게 사실이었습니다.

옥상에서 테스트샷

우선 옥상 위에 올라가 테스트 촬영을 해봤습니다. 맑은 하늘에 달이 떠 있어 별을 찍기에는 방해가 되지만 그래도 밝은 별들은 사진에 담겨 있었습니다. 가능성이 보이니 우선 사진을 찍으러 나가 보기로 했습니다. 달이 어느 정도 서쪽으로 기울기를 기다리며....

어느덧 시계는 12시를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달의 진행방향이 서쪽이니 그 반대인 별 사진을 찍기 좋은 동쪽 중산간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용눈이오름을 목적지로 하고 출발~~

옥상에서 테스트샷을 해봤지만 정말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로등도 거의 없는 중산간도로에 차를 세우고 찍어봤습니다.

4.3평화공원 근처에서

대박!!! 폰카로 별이 진짜 찍힌다!

헉! 폰카로 찍은 사진에 제주 밤하늘의 별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폰카로 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달려갔습니다. 제주별들의 여행을 아름답게 담아보자!

다랑쉬오름을 배경으로 확정

작년 가을 다랑쉬오름에서 용눈이오름으로 가는 길목에 용눈이오름의 봉긋한 곡선이 한눈에 보이는 장소가 있었습니다. 여름이 되어 나무들이 많이 자라나고, 또 밤이라 정확한 장소를 찾기가 너무나 힘들어 여러 방향을 찍어보다 다랑쉬오름을 배경으로 별 사진을 찍기로 결정했습니다. 별 사진을 몇 장 찍어보니 또 다른 생각이 머리속을 스쳤습니다.

별의 여행, 궤적을 찍어보자!

원래는 그냥 별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는데 찍다 보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별은 담을 수 있으니 많이 찍어서 궤적을 만들어보자. 인터넷으로만 봐오던 제주 밤하늘 별의 여행길을 폰카로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첫사진 : 새벽 2시 19분

마지막사진 : 새벽 3시 22분

거의 한 시간 동안 30초마다 셔터를 수동으로 눌러주면서 찍은 약 120장의 사진! 인터벌자동촬영기능이 있는 DSLR이었다면 편했을지 모르겠지만 거의 한 시간 동안 화면을 계속 바라보며 30초마다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시간이 거의 새벽 다섯 시, 무척 피곤했지만 총 116장의 사진으로 궤적합성을 해서 결과물을 보고 싶은 마음에 바로 컴퓨터를 켰습니다. 그리고 나온 결과물이 바로 다음 사진입니다!

별들의 여행을 소개합니다!

아무런 보정없이 궤적만 합성

별빛을 좀 더 선명하고 굵게 보정

흑백사진으로 바꾸니 또 다른 느낌

이번 폰카의 도전은 한 장의 사진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폰카로도 충분히 밤하늘의 별을 찍을 수 있고, 별이 여행한 길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다음번에 또 다시 맑은 제주의 밤하늘이 찾아오면 더 아름다운 제주의 밤하늘을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