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썰01_ 적대적 공생관계; 마케팅과 영업 7편

마케팅팀 "나혼자만 살겠다"식 KPI가 현장을 멸망시키는 방법

by Tugboat

성공사례를 살펴보았다면 실패한 예도 찾아 비교해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성공의 경우 ‘꼭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전인수식 낙관론이 종종 따라붙는다.
그래서 때로는 실패사례의 처참함을 살펴보는 편이 상황의 중대함과 조치의 필요성에 대해 더 절절히 느낄 수 있다. 오늘은 상황적으로 어려운 시점에서 혼자만 살겠다는 판단을 한 마케팅팀이 영업부문과 그리고 결국 회사 전체를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는 지 실제 사례를 꺼내 보이려 한다.




7편. 마케팅팀의 '나 혼자 살겠다' KPI가 현장 영업을 멸망시킨 치명적인 방법

자기 밥그릇 지키려다 회사 핵심 사업 말아먹은 A사의 비극

"도대체 얼마나 심각하면, 잘 되던 유통 부문이 3년 만에 반토막이 나겠는가?"

이유는 단순하다. 마케팅팀이 자기들 밥그릇을 지키려,
현장 영업팀을 '쓸모없는 구식'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 마케팅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때로는 그 증명 욕구가 '회사의 매출'이라는 핵심 목표를 무시한 채, '나만 살겠다'는 이기적인 전략으로 변질된다. 오늘 내가 고발하는 A사의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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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의 혁신가, 현장의 구세주를 버리다

내가 목격했던 A사는 한때 화장품 방문 판매 시장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내부적으로도 전체 유통 매출의 40% 이상을 책임지는, 회사의 든든한 캐시카우였다. 모두 '방문 판매원'들이 현장에서 땀 흘려 쌓아 올린 성과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마케팅팀은 이 위기를 매출 증대로 극복할 방법을 고민하는 대신, 엉뚱한 곳에 칼을 댔다. 바로 '영업 구조 자체에 대한 비판과 체질 개선'이다.

이들의 논리는 이랬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판매가 대세다. 구식인 방문 판매를 온라인으로 혁신해야 한다." 겉으로 보기엔 그럴듯한 '혁신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혁신은 결국 '마케팅팀의 KPI(핵심 성과 지표)를 지키기 위한 자가당착'에 불과했다.


'혁신'이라는 포장지 속, 현장 영업의 멸망

사실 마케팅팀이 들고 나온 '신사업'이라는 것도 정말 새로운 형태로의 혁신조차 아니었다.

전통적인 방문 판매 방식은 ‘대면이나 전화로 영업을 하고 직접 방문 또는 택배를 통해 제품을 전달’하는 형태인데,
이들이 ‘new’라고 포장한 변화는 기존처럼 모든 영업을 마친 후 단지 고객에게 본사 온라인 몰의 방문판매원 개별 페이지(게이트웨이 역할)에서 직접 주문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의 변경이었다.

영업 방식은 전혀 바뀌지 않고, '본사 시스템 이용'이라는 과정 하나만 추가된 것이다.


현장의 고통: 영업 판매원들은 똑같이 발품을 팔고 영업을 해야 하는데, 주문을 온라인 몰에서 해야 하니 고객 입장에선 번거로움만 늘었다.

수익의 축소: 본사의 배송 시스템을 이용한다는 명분으로, 판매원 본인에게 지급되는 수수료율이 감소했다. 대리점의 경우 그 관여도가 크게 떨어지니 수수료율은 큰폭으로 하향 조정 되었다.


마케팅팀은 사실상 현장 영업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본사의 지출(수수료)을 줄이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그들은 이를 두고 "매출이 떨어져도 수익률은 올렸다"며 변명거리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존 방문 판매 영업의 가장 큰 메리트였던 증정용 샘플마저 감축하여, 현장의 무기(경쟁력)를 없애버렸고, 그렇게 확보한 예산의 일부를 ‘신사업’ 온라인 구매 시의 매력을 올리는 데 활용했다.

이 ‘신사업’은 새로운 고객확보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원래 방문 판매 전문가인 그들에게 온라인 영업이 쉬울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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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략 입안 시점부터 같은 고객의 돌려막기가 일어나리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다.

결국 기존 방식의 영업을 방해해야만, 신사업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악의 모순이 예견된 길이었다.

하지만 현장의 반발 속에서 강행된 프로젝트에서 온라인 구매 기존 고객들은 신규 고객으로 세탁되었고, 이 수치는 그대로 마케팅팀의 전략 성공 지표로 활용되었다.

흡사 영업팀의 부진을 마케팅팀의 전략으로 어느 정도 만회 하고 있는 모양새가 완성된 것이다.




마케팅팀의 '나 홀로 승리'와 회사의 몰락

이 모든 과정에서 A사의 마케팅팀은 최고경영층으로부터 "체질 개선을 위해 당분간 실적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얻어냈다.

그리고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영업팀의 의무화: 판매 관리팀은 기존 영업보다 '신사업(온라인 연계 판매)'의 판매량 증대를 의무화하고 실적 관리에 들어갔다.

매출의 폭락: 현장의 대리점들은 수익 폭락과 비용 부담 증가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에 가깝게 사업을 포기하는 곳이 속출했다. 해당 사업부문의 매출은 매년 처참한 수준으로 폭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마케팅팀은 달랐다. 그들의 새로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_ 핵심성과지표)는 '매출'이 아니었다. '단순 온라인 연계 판매 수량 증가'였다.

그들은 이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신사업 구조개선 성공'으로 포장하여 실적 평가를 받았다. 회사 전체 유통 매출의 40% 이상을 책임지던 사업 부문이 그 절반 이하로 실적이 감소하는 치명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마케팅팀은 스스로 자화자찬에 빠져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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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 이들은 영업팀의 고통에는 전혀 공감하지 않고, 오직 '나의 KPI'만 달성하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에 갇혔다. 마케팅과 영업의 목표가 '따로국밥'을 넘어 '서로를 찌르는 불륜 관계'가 되었을 때, 한 회사의 핵심 사업이 어떻게 붕괴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치명적인 사례다.
그리고 더 안타까운 것은 이 상황이 경영진의 용인하에 아직 현재 진행중인 건이라는 것이다.

이타적인 마음가짐이 이기적인 '성공'을 가져온다고 내가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마케팅팀이 영업팀의 최종 계약 건수와 매출에 KPI를 걸지 않는 한, 이러한 비극은 계속해서 반복된다.

어떤가? 당신 회사의 마케팅팀 KPI는 누구의 피와 땀으로 채워지고 있는가?



'시스템'만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 문제의 근원

이 비극을 멈추기 위한 솔루션은 명확하다. 우리는 그 첫 번째 해답으로 '돈'이라는 가장 이성적인 장치를 확인했다.


첫 번째 절대적 솔루션: KPI, 최종 매출에 연동하라

마케팅팀의 성과급 최소 30% 이상을 '마케팅이 넘긴 MQL 리드의 최종 계약 건수 혹은 최종 매출'에 직접적으로 연동시켜야 한다.

하지만, 냉정한 시스템과 보상만으로는 완벽하지 않다.

시스템을 돌리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KPI를 바꿨다고 마케팅팀이 당장 달라질 수 있을까? 천만에. 여전히 그들은 '영업팀이 게을러서 그렇다'는 오만한 자존심에 갇혀 있을 것이고, 상황이 어려워지면 영업팀과 별개로 평가받을 수 있는 교활한 길을 또다시 찾아 나설 것이다. 이 자존심은 '시스템'이 아니라 '공감'이라는 칼로만 베어낼 수 있다.


"당신의 마케팅팀은 아직도 책상에만 앉아 있는가?"

두 번째 솔루션은 바로 '자존심을 버리고 조력자가 되는 법'이다.

책상 위의 전략가들이 현장의 고통을 모른 채 만든 무기가 얼마나 쓸모없는지, 그리고 그들이 같은 입장이 되어 현장에 섰을 때 어떤 멘탈 붕괴를 겪는지 직접 봐야 한다. 그 고통의 공유만이 '신뢰'를 낳고, 비로소 '매출'이 된다.

다음 편에서는 '마케팅팀장이 영업 현장으로 뛰어들었을 때 어떤 멘탈 붕괴를 겪었고, 그 고통의 공유가 어떻게 3가지 혁신적인 전략 변화와 폭발적인 매출 증가를 가져왔는지'를 생생하게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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