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계획이 저녁이 되면 모래성 처럼 무너진다고 해도
아침이면 나는 늘 하루를 조금 더 단정하게 살아보고 싶어진다.
전날보다 일찍 일어나 물 한 잔을 마시고, 말씀을 읽고, 몸을 움직이고, 해야 할 일을 순서대로 해내는 하루.
그런 날은 어쩐지 내 삶도 조금씩 제 모양을 찾아갈 것만 같다.
나도 내 생활을 반듯하게 세워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매일 마음속으로 작은 모래성을 쌓는다.
오늘의 계획을 세우고, 마음을 다잡고, 어제 하지 못한 것을 오늘은 해보겠다고 조용히 다짐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닐지도 모른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는 일, 운동화를 꺼내 신는 일, 군것질을 참는 일, 쓸데없는 생각에 오래 붙들리지 않는 일.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들이 하루의 결을 만들고, 결국 생활의 모양이 된다.
오늘 아침은 제법 괜찮게 시작되었다.
새벽에 미국인 영어 선생님과 화상통화를 마치고 화면이 꺼지자 방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 고요 속에서 마음 한켠이 조금 뿌듯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아직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기분.
내 안에 아직 자라날 것이 남아 있다는 감각.
새벽 공기 속에서 서툰 영어 문장을 입 밖으로 내보내며, 나는 오늘 하루를 제법 잘 시작한 사람처럼 느꼈다.
그런데 일상은 늘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오늘 정오에는 남편과 동네 실내수영장에 가기로 했다.
이미 알고 있는 약속이고, 내게도 필요한 일이며, 다녀오면 몸과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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