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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텀블벅 영퍼센트 May 18. 2021

국내 인디 로그라이크의
눈부신 진화

〈Lobotomy〉부터 〈Skul〉까지 텀블벅에서 살펴본 로그라이크 계보

기호와 특수문자로만 구성된 로그라이크의 아버지, 〈ROGUE〉


1980년 개발된 2D RPG 게임 〈ROGUE〉로 시작된 로그라이크 장르는 이후 수많은 파생작을 탄생 시켜 하나의 장르로 굳어졌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명작 〈디아블로〉와 같은 메이저 게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2000년대~2010년대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이러한 로그라이크를 즐겼던 세대인 만큼 고전에서 영감을 얻은 로그라이크 게임 창작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2010년 이후부터 인디 게임을 관통하는 장르는 로그라이크다.


로그라이크가 꽃 피운 이유는 제작 비용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와 맞닿아있다. 플레이어에게 높은 자유도를 부여하면 그만큼 다양한 스토리를 위한 추가 개발을 해야 하고, 필연적으로 제작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하지만 로그라이크의 경우 반복적으로 플레이를 하더라도 동일한 무대에서 몬스터나 아이템 등 몇 가지 패턴만 달리 가져가면 되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인디 게임 창작자들에게 유니티 엔진이라는 날개가 생긴 것도 로그라이크 고공비행에 힘을 실었다. 유니티 엔진은 간편한 빌드와 낮은 사양으로 게임 개발 진입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내부 에셋 스토어에서 타인이 제작한 에셋을 다운로드 받아 작업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인디게임 창작자들처럼 소규모 인원으로도 충분히 게임을 완성할 수 있다. 대부분 2D 게임에 횡스크롤의 로그라이크 제작에는 찰떡궁합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로그라이크는 친숙하다. 〈디아블로〉를 비롯해 〈리니지〉, 〈바람의 나라〉, 〈울티마 온라인〉 등 로그라이크를 본딴 초창기 MMORPG의 3040세대 플레이어부터 게임 유튜버의 콘텐츠로 로그라이크를 간접 경험했던 MZ세대까지 플레이어 전체를 아우른다.


마우스나 키보드를 활용해야 하는 PC게임은 '손맛'이 중요하다. 섬세한 컨트롤을 요하는 액션 게임이 흥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특히 로그라이크는 다양한 패턴 덕에 여러 번 플레이를 하더라도 마치 새로운 게임을 하는 느낌이다. 플레이어가 얼마나 컨트롤을 잘하느냐에 따라서 콘텐츠에 비해 플레이 시간도 무한정 증가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진다.


2010년대 국내 인디 로그라이크로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둔 대표 사례로는 〈Lobotomy〉를 들 수 있다.


◆ 2015년 〈Lobotomy〉


로그라이크의 물꼬를 튼 기념비적인 게임


아직 로그라이크라는 장르가 생소하던 시절 〈Lobotomy(로보토미)〉는 로그라이크가 가지고 있는 영구적 죽음과 랜덤 방식에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는 방식을 더한 기획을 선보이며, 텀블벅 펀딩 754%의 달성률을 거뒀다. 대부분 로그라이크에 액션을 더해 타격감을 높였다면 〈Lobotomy〉처럼 경영 시뮬레이션이 추가된 레퍼런스는 아직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독보적인 기획력을 자랑한다.


플레이어는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에 부임한 신입 관리자다. 플레이어가 관리하는 구역에는 매일 하나의 환상체가 새로 들어오며, 관리직 직원들을 이용해 이 환상체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환상체 관리에 성공하면 이로부터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매일 얻어야 할 에너지를 전부 획득하면 다음 날로 넘어간다.


무작위 환상체가 등장한다는 부분에서 로그라이크만의 매력인 비선형적인 게임성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Lobotomy〉는 텀블벅의 성공을 발판삼아 지난 2018년 스팀에 정식 출시한 상태다.


◆ 2017년 〈던그리드〉



BIC를 휩쓸고 로그라이크의 바통을 이었다


〈Lobotomy〉가 건넨 로그라이크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던그리드〉다. 인디 게임과 로그라이크가 궁합 좋은 한 쌍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점차 인디 게임 개발자 사이에서는 로그라이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던그리드〉로, 약 350%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용사로 변신한 플레이어는 의문의 던전이 모든 걸 빨아들여 폐허가 된 마을에 도착하면서 게임을 시작한다. 무작위로 등장하는 몬스터와 스테이지 구성이 가득한 던전에 입장해 던전 가장 아래층에 있는 최종 보스를 무찌르면 승리한다.


〈던그리드〉는 로그라이크 장르에 가장 충실한 구성으로, 각 층에 위치한 몬스터를 물리치고, 아이템을 획득하게 된다. 방의 매치는 매번 던전에 들어갈 때마다 달라지고, 방 내부에 있는 몬스터를 모두 사냥하면 일정 확률로 상자가 등장하는데, 여기서 랜덤 장비를 얻을 수 있다.


◆ 2018년 〈크로노아크〉


로그라이크와 덱 빌딩을 혼합한 독특한 게임성으로 호평받았다


이후 텀블벅에서 로그라이크 게임이 우후죽순 쏟아지기 시작했다. 앞서 소개한 두 작품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로그라이크 게임이 등장했으나 대부분 로그라이크라는 장르성 외에 특출난 기획 요소가 적은 편이었다. 로그라이크의 홍수 속에서 〈크로노아크〉는 덱 빌딩이라는 차별화된 시스템을 접목한 독특한 게임성으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크로노아크〉는 덱 빌딩 특성을 가진 게임으로, 무작위의 카드로 구성된 덱을 꾸려 비선형적인 스테이지들을 클리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루시라는 캐릭터를 조종하여 마을과 스테이지를 돌아다닐 수 있으며, 마을에서 스테이지로 입장할 때 최초 2인의 파티원을 영입한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다 보면 파티원을 증원할 수 있는데, 파티는 최대 4인으로 구성될 수 있다.


로그라이크만의 장점에 카드 덱 랜덤 구성이 결합하면서 시너지는 극대화됐다. 전술적인 카드 기반 전투 시스템으로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변수와 상황이 어디서도 본 적 없던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낸 것이다. 실제로 386명의 후원자가 참여해 300%가 넘는 달성률을 보였다.


◆ 2019년 〈Skul〉


스팀 65만장 판매, BIC 최고의 게임 수상, 대형 퍼블리셔와 퍼블리싱 계약까지


펀딩 시작과 함께 모든 스트레치 골을 돌파하며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간 〈Skul〉은 인디 로그라이크의 결정판 같은 게임이었다. 〈Skul〉은 일찌감치 펀딩 목표액인 500만 원을 훌쩍 넘어 1098%로 5,400만 원으로 마감했다. 로그라이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한껏 펼쳤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텀블벅 대표 로그라이크 게임으로 발돋움했다.


플레이어는 마왕성 경비를 맡고 있는 꼬마 스켈레톤 '스컬'이 되어 인간들에게 붙잡혀간 마왕을 구하기 위해 용사와 모험가 그리고 제국군에 맞서 혼자 싸우게 된다. 예측할 수 없이 매번 바뀌는 시련과 되돌릴 수 없는 죽음이 더욱 짜릿한 전투를 완성시켰다.


네오위즈와의 퍼블리싱 계약이라는 깜짝 소식은 물론 스팀 출시 5일 만에 10만 장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2021년 5월 현재 스팀에서만 65만 장이라는 판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실제로 퍼블리셔인 네오위즈의 2021년 1분기 매출 대부분이 〈Skul〉에서 나왔다고 까지 예정되어 있을 만큼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올여름 닌텐도 스위치 론칭한다.


◆ 2021년 〈웨폰마스터 그랜파〉


2021년 하반기 텀블벅 공개예정 프로젝트


〈웨폰마스터 그랜파〉는 로그라이크 요소를 차용한 2D액션 플랫포머 게임의 정통성을 잇고자 한다.  픽셀아트로 그려진 유쾌한 판타지 세계에서 커스터마이징 콤보라는 독특한 플레이 방식과 시원한 조작감을 주는 게임을 목표로 한창 개발 중이다.


현재 공개 예정 프로젝트로 많은 부분을 밝히기 어렵지만, 심사를 담당한 김민수 커뮤니티 매니저는 "코믹하고 시원한 액션과 로그라이크 장르 특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하반기 기대작으로 손색없을 듯하다"고 평했다.


그동안 로그라이크 장르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매니악한 구성, 높은 진입 장벽과 실패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쉽게 손을 대지 못했다면 텀블벅 후원자의 선택을 받은 이들로 입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플레이어의 플레이 방식에 따라 플레이 타임이 크게 달라지지만 대부분 1시간에서 2시간 이내로 로그라이크만의 예측 불가능한 상황과 액션의 쾌감을 즐길 수 있는 만큼 게임을 오래 즐길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손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글 김민수 / 일러스트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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