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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텀블벅 영퍼센트 Aug 20. 2021

1인 7역 독립출판, 글지마 작가 강연 스케치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거쳐야하는 과정들


신춘문예 등을 통한 등단, 출판사 투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연재 외 내 작품을 다양한 사람에게 알리고 출판할 방법은 없을까요? 텀블벅에서는 시놉시스만으로 내 작품을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이에 관심을 보인 후원자와 함께 독립적으로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언어의 온도> 등 서점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베스트셀러도 사실은 텀블벅에서 시작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원고를 집필하는 작가이자, 편집자, 때론 디자이너이자 마케터 등 '1인 7역'을 수행해야 하는 1인 독립출판의 길은 멀고도 험난해 보입니다.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요? 리디북스와 함께하는 소설 창작 기획전 <에디션 제로>를 준비하며 출판 분야 창작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선배 창작자인 글지마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해낼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습니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합니다.


글지마님은 지금까지 다섯 번의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 총 네 번의 모금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올해 초에 진행한 판타지 장편소설 <달에서 내려온 전화>는 약 300여 명의 후원자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없을 소설을 쓰고" 싶다는 글지마 창작자는 '가달북스'라는 이름의 1인 출판사 운영은 물론, 독립출판 작가들과 책 이야기를 하는 팟캐스트 <크래커스 북>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어떤 것을 만들까?


글지마님은 두 편의 에세이를 성공적으로 출간한 뒤,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습니다. 사실 작가님은 장편소설인 <달에서 내려온 전화>를 먼저 기획했으나, 장편 소설을 쓸 수 있는 역량이 되는지 확인하고 싶어 유럽 여행 기간에서 얻은 영감으로 쓴 5개의 단편을 묶은 <유럽 단편집>을 앞서 프로젝트로 선보였다고 해요.



텀블벅 프로젝트를 위해 책 외에 어떤 선물을 줄 수 있을까요? 글지마 창작자님은 이미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으로 선물을 구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 단편집>을 진행할 시에는 유럽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활용한 엽서와 포스터, 그리고 여행 중 샀던 카드에 직접 후원자에게 자필로 짧은 글을 써주는 선물을 구성했습니다. 또 <달에서 내려온 전화>를 진행할 시에는 삽화를 활용한 랜티큘라 엽서는 물론 함께 소설을 쓰는 워크숍과 북토크를 구성했습니다.




<유럽 단편집>에서는 후원자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 엽서, 설정집, 포스터 등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선택의 폭을 넓혔고, <달에서 내려온 전화>에서는 인원 제한이 있는 워크숍과 북토크를 제외하고 준비된 선물을 모두 공통으로 주기로 했습니다. 대신 프로젝트의 달성률에 따라 추가 선물을 지급하는 방식을 택하셨는데요. 때문에 <달에서 내려온 전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오히려 집필과 원하는 퀄리티로 책을 제작하는데 더 신경을 쓸 수 있었다고 해요.


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글지마님은 상당히 많은 후원자가 한정이나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선호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를 참고하여 출판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분이라면 재미있는 워크숍이나 작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만남 등 희소성이 있는 선물을 고민해봐도 좋겠죠.


텀블벅이 제안하는 선물 아이디어




계획 수립 단계




글지마님은 프로젝트 기간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특히 텀블벅을 선택한다는 것은 집필 및 제작과 프로젝트 관리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므로 이런 부분이 더욱 중요하다고 해주셨는데요. 책이 완성되기까지 과정을 세세하게 나눈 다음, 각 과정을 수행하는 동안 텀블벅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요인도 생각해두어야 합니다.




위는 글지마님이 실제 책 한 권을 만드는데 소요된 기간을 대략 정리한 장표입니다. 책 제작에 앞서 작업이 필요한 원고, 표지 제작 및 편집 외에 실제 인쇄와 배송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처럼 자신의 일정을 정리해보는 게 좋겠죠.




프로젝트 진행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다른 대표 이미지 후보 이미지들


글지마님이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은 바로 비주얼이라고 합니다. 특히 텀블벅 후원자는 프로젝트 제목과 대표 이미지에서 흥미를 느껴야, 프로젝트로 유입되기 때문에 섬네일에 신경을 많이 쓰셨다고 합니다. 같아 보이지만 조금씩 다른 여러 후보 이미지를 두고 꽤 고심하셨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대표 이미지만큼은 신중하게 고를 필요가 있다고 해주셨습니다.


또한 독립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은, 다양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각 역할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외주 작업을 맡길 수 있는 사항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거나, 그러기 어렵다면 작가와 편집자, 마케터 등의 역할에 따라 계획을 구분해야 합니다.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원고 작업만 하고, 그 이후에는 디자인 작업만 하겠다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이에 해당하겠죠.




위기를 기회로



글지마님은 텀블벅 프로젝트 실패 경험도 있습니다. 창작자님은 엽서북 형태로 제작하고자 했던 소설집 <안녕, 그대여> 제작 프로젝트 진행 시, 노르웨이 여행에서 발견한 소설의 영감이 되어준 그림을 책 속에 삽입하고자 하셨는데요. 하지만 결국 최종 협의 과정에서 불발되어 프로젝트 홍보를 더 하지 않고 그대로 무산 처리했다고 해요. 이때의 경험을 공유하며 프로젝트 창작에 있어 저작권 등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반드시 사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확인하길 당부해주셨습니다.


문제가 될 수 있을법한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여 대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달에서 내려온 전화>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이 책을 일반서점에 유통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가장 먼저 응원해준 후원자를 위한 베네핏이나 이후 유통되는 책과 텀블벅으로 제작되는 책의 차이점에 대해 고민을 했다고 해요. 글지마님은 텀블벅 후원자를 위해 대형서점 유통 시에는 할 수 없는 친환경으로 진행되는 배송, 후원자에 대한 땡스투, 일러스트 컬러 엽서를 베네핏으로 걸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언제나 불확실성을 지니고 있기에, 예상치 못한 위기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습니다. 
<달에서 내려온 전화>의 당초 제작 계획상으로는 재생 종이 센토를 사용하고자 했지만, 해당 종이로 제본을 할 경우 읽기 불편하다는 단점이 발견되어 내지를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텀블벅 커뮤니티를 통해 후원자에게 최대한 자세하고 빠르게 안내하여 양해를 구했고, 다행히 많은 분이 너그럽게 이해해주셨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오프라인 수령처의 장소가 변경되거나, 배송 지연이 발생했지만 빠르고 자세한 대응으로 인해 큰 문제로 번지지 않았다고 해요. 



책 제작에 돌입하기


책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결정할 것은 최종으로 나올 책의 스펙을 확정 짓는 일입니다. 글지마 창작자는 실제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을 가보면, 꽤 많은 책이 띠지나 앞, 뒤 날개가 없이 제작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해주셨습니다. 이러한 독립출판물의 독특한 제본 방식은 물론 실험 정신도 있지만 사실 현실적인 자금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앞날개를 제작하지 않기로 할 경우에는 상당한 제작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여유 자금이 부족한 작가들은 스펙을 줄이기 위해 이와 같은 선택을 한다고 하는데요. 그렇지만 글지마 창작자는 비용 절감을 제1의 목표로 두기보단, 자신이 생각하는 '책'의 이미지를 최대한 맞출 수 있는 방향으로 스펙을 정한다고 합니다. 대형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처럼 색지를 쓰거나 띠지 등을 만들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예상되는 자금과 목표하는 책의 형태를 참고하여 스펙을 확정하면 좋겠죠.


인쇄소와 일정을 정할 때에는 종이를 건조하고 제본하는 시간 등을 고려하여 책을 받아봐야 하는 날짜보다 최소 2주는 빠르게 잡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원하는 색상대로 인쇄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감리를 볼 계획이라면 이에 관해서도 확인하여 계획을 잡고, 배송과 관련해서는 인쇄소에서 배송받은 책의 파손을 검수하는 시일도 고려해야 합니다.






만들어진 책 유통하기



이렇게 만들어진 책을 텀블벅 후원자에게 먼저 전달하고 나면, 남은 재고를 유통하여 더 많은 독자를 만나게 됩니다. 출판사 등록을 통해 ISBN을 부여할 수 있다면 알라딘과 같은 대형 유통 플랫폼을 통해 진행할 수 있지만, ISBN이 없는 경우에는 독립 출판물을 주로 취급하는 책방에 입고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퍼니플랜에서 운영하는 동네서점 지도 웹에서 정보를 찾아보거나, 실제 서점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추가 정보를 찾는다고 합니다. SNS를 통해 해당 서점에서 현재 입고를 받는지, 받는다면 어떻게 받는지, 주로 취급하는 도서는 어떤지 등을 확인한 후 입고 메일을 보낸다고 합니다.


글지마 작가님은 입고 신청 메일을 보낼 때, 보도자료 형식으로 자신의 출판물이 어떤 책인지를 작성한 문서와 함께, 책을 잘 나타내는 사진과 서책 정보 등을 적는 편이라고 합니다. 만약 입고가 처음이라면, 커넥티드 북스토어와 같이 제출해야 하는 정보가 정해져 있는 곳의 양식을 참고하여 '서점에서는 이런 부분을 보고 입고를 결정하는구나'를 참고하라는 꿀팁도 전해주셨습니다.


생생한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글지마님의 강연 내용과 함께라면, 처음 창작을 시도하는 사람이라도 수월하게 프로젝트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글지마님은 리디북스와 함께하는 텀블벅 소설 기획전 <에디션 제로>를 통해 새로운 장편 소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8월 27일에 열릴 <에디션 제로>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강연 글지마

편집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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