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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텀블벅 영퍼센트 Feb 04. 2022

어서와, 디지털 드로잉 세계로

창작자 다섯 분이 디지털 드로잉의 매력과 그림 팁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사부작거리길 좋아하는 에디터 berry입니다. 저는 아이패드를 오직 그림 그리는 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는데요. 종이에 그림을 그리다가 처음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렸을 때는 정말 신세계였습니다. 다양한 브러쉬로 내가 원하는 질감과 색을 그때그때 쉽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실수로 잘못 그은 획을 두 손가락으로 터치해 되돌릴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도 레이어를 쌓아가며 보다 다양한 표현 방식을 거침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그리고 창작이 또 다른 창작욕을 불러일으킨달까요.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마스킹테이프, 엽서, 핸드폰케이스까지 만들어봤네요. 내 손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을 만든다는 건 생각보다 기분 좋은 일이더라고요.


하지만 아무래도 아이패드 드로잉에 이제 막 발을 들인 분들에게는 브러쉬를 선택하는 것부터 어렵게 느껴질 거예요. 잘 그리고 싶어 혼자 고군분투 하는 대신, 전문가의 좋은 브러쉬와 텍스처를 활용하면 좀 더 쉽게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금손대신 브러쉬’ 기획전에는 일러스트레이터, 그림 작가 분들이 직접 만든 4B연필/유화/과슈 등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는 브러쉬가 있습니다. 기획전에 참여하고 계신 창작자 다섯 분이 디지털 드로잉의 매력과 그림 팁을 소개합니다.





스기


쉽지만 그럴싸하게! <아이패드 브러쉬 + 드로잉 비법서> 프로젝트 진행 중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가벼움이요. 오랫동안 맥북에 타블렛을 연결해서 사용했는데 바깥에서 작업하는 일이 많다 보니 늘 짐이 한가득이었어요. 어깨도 아팠지만 테이블 위에 복잡한 선들을 늘어놓고 있으면 그림에 집중하기까지 생각을 예열하는 시간이 길어지더라고요. 몸과 마음은 가볍게, 준비 과정은 최소화해서 언제든지 그릴 수 있는 환경을 좋아해서 꼭 필요한 작업만 컴퓨터로 하고 평소에는 종이 작업을 더 찾게 되었어요. 그러다 애플펜슬이 나오고 처음으로 사용해봤을 때는 ‘드디어 필요한 것이 왔구나’ 싶어 생일날 아이패드와 펜슬을 스스로에게 선물했어요. 나에게 주는 생일선물은 처음이었는데 지금도 저에게 선물 같은 존재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답니다.


종이와는 다른 질감이라 시행착오도 경험했을 것 같은데, 들려주세요.

종이에 그릴 때는 결을 따라 자연스레 번지는 느낌이 있어요. 손 그림에는 마카와 얇은 펜을 주로 사용하는데 아무리 꼼꼼하게 그려도 펜선이 번지거나 마카가 선 밖으로 빠져 나가기도 하거든요. 그런 요소들이 오점이 아닌 작품의 개성으로 나타나는 점이 손 그림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아이패드는 오차가 거의 없어요. 컬러 드롭 기능을 쓰면 선 안에 완벽하게 채색이 되고, 브러쉬 설정에서는 손 떨림까지 보정이 가능하죠. 이렇게 똑 떨어지는 느낌이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어요. 일부러 손을 떨어보거나 캔버스를 작게 해놓고 그려보거나 하는 식으로 아이패드 그림에서도 자연스러움을 낼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찾았어요.


브러쉬 타입에서도 고민이 있었어요. 앱 내에 다양한 브러쉬들이 많지만 제가 실제 쓰던 재료와는 또 다른 이질감이 느껴졌습니다. 제 그림체나 손에 맞는 브러시 설정을 하다가 나중에는 꼭 맞는 커스텀 브러쉬도 제작하게 되었어요. 브러쉬의 모양이나 질감까지 실제 쓰던 재료들로 하나하나 만들어서 정말 편하게 작업에 사용하고 있답니다.



아이패드로 그릴 때 주로 사용하는 앱과 종이와 브러쉬를 소개해 주세요. 또, 아이패드로 그릴 때 장점도 궁금합니다.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사용해요. 텍스쳐는 그림에 따라 다르지만 배경에 아무것도 깔지 않은 채로 드로잉 하는 것을 선호해요. 브러쉬는 ‘깔끔펜’이라는 이름의 직접 커스텀한 브러쉬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글씨부터 낙서와 일러스트까지 다양한 종류의 작업물을 커버할 수 있거든요. 최근에는 다양한 느낌을 내는 것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 브러쉬들을 제작하고 색다른 일러스트도 많이 작업해보고 있어요. 손 그림 느낌이 나는 일러스트에는 한 번에 색이 나는 것보다는 여러 번 올려서 자연스럽게 색이 섞이는 브러쉬를 애용합니다.


아이패드 드로잉의 장점은 무궁무진한 재료라고 생각해요. 실제 그림을 위해서는 색별로 하나하나 구매하며 몇십만 원을 써야 했던 재료도 아이패드 안에서는 커피값 정도로도 다양한 색과 재료를 경험할 수 있어요. 종이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필압, 질감도 어플 내에서 나날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어서 실제로 그리는 듯 생생한 느낌도 가능해졌어요. 업그레이드에 맞춰 종이에 그리는 듯 쉽고 편한 브러쉬를 많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나만의 아이패드 그림 팁이 있다면

한 그림 안에서는 특별한 묘사가 필요하지 않다면 같은 두께의 브러쉬만 사용해요. 브러쉬 크기가 들쭉날쭉하면 세부 묘사에서 통일성이 무너지기 쉬워서요. 그리고 아이패드나 다른 타블렛PC 등 액정에 그릴 때는 실제 색상과 또 다른 화면 속 색상에 적응하기 힘들더라고요. 초반에는 한두 가지 색상만 사용해서 선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색상을 한정해놓고 그리는 방식은 가끔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지 않고 일관성이 없는 느낌이 들 때 자주 애용하는 방법이에요.


부담을 내려놓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나만의 비결이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그릴 수 있다는 마음이요. 지금은 지금의 느낌대로 완성하겠다는 마음으로 집중하면 부담도 없어지고 완성도도 높아져요.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릴 때는 가장 부담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사진처럼 완벽한 사실주의 그림이 아니라면, 그리려는 대상에 마음을 담아 내 방식대로 해석해서 그림에 표현해야 하거든요. 애착이 가는 물건, 우리 집 고양이, 베란다에 키우는 식물 같은 것들은 자주 들여다보니까 그만큼 그리기 위해 바라볼 때 형태보다 대상에게 가진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겨나요. 그렇게 마음을 따라 그리면 부담도 사라지는 것 같아요. 일단 무엇이든 좋아하는 것을 보고 기록하듯 그려보면 어떨까요.




키츠 (kits.)


<키츠 브러쉬>로 아날로그 텍스처 가득한 아이패드 드로잉 프로젝트 진행 중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시각 디자인 전공으로 입시 미술을 거치면서 입시 실기 시험의 여파로 손 그림을 '잘'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항상 있었어요. 졸업 이후 직장인으로 생활하던 도중, 흐르는 대로 지내는 게 아쉬워져 그림을 틈틈이 다시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디지털 드로잉의 장점들을 고려해서 아이패드를 구매했고, 이를 계기로 그림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전향할 수 있게 되었어요. 디지털 드로잉은 마음껏 실수하고, 실패하고, 보완할 수 있는 덕분에, 부담감은 흘려보내고 자유롭게 작업을 쌓아갈 수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아이패드 드로잉을 택한 이유는 휴대성이 용이하면서도 전문적인 드로잉 앱과 더불어 애플 펜슬로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어 제격이었기 때문입니다. 


종이와는 다른 질감이라 시행착오도 경험했을 것 같은데, 들려주세요.

제가 아이패드 드로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추구해온 방향은 수정과 보완이 편한 디지털 드로잉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실제 손 그림 재료와 같은 포근한 질감으로 아날로그 감성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이를 위해 시각 디자인 전공을 살려 여러 디지털 표현 기법을 연습 및 적용해보고 해외 유료 브러쉬까지 다양하게 경험해보았습니다. 더 나아가 풍성한 텍스처로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프로크리에이트 브러쉬를 직접 커스텀하며 연구해왔어요. 


특히 종이 질감을 적용할 때 이미지로 제공되기도 하지만, 그러면 A4 이상의 대형 캔버스 사이즈로 인쇄 제작하기에는 화질이 깨져 아쉬울 수도 있잖아요. 따라서 어떠한 캔버스 사이즈든 인쇄용 고해상도로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이 텍스처의 결을 얼마든지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도록 브러쉬 형태로 만들면서 키츠 종이 질감 브러쉬 세트를 완성했습니다.



아이패드로 그릴 때 주로 사용하는 앱과 종이와 브러쉬를 소개해 주세요. 또, 아이패드로 그릴 때 장점도 궁금합니다.

메인 드로잉 앱은 ‘프로크리에이트’를 활용하고, 온·오프라인 클래스도 해당 앱을 기반한 커리큘럼으로 진행해왔어요. 무엇보다 키츠 커스텀 브러쉬 세트(과슈, 수채화, 오일 파스텔, 색연필, 종이 질감, 텍스처 등)를 직접 만들었고, 다른 플랫폼에서 20년 1월 론칭한 첫 아이패드 드로잉 클래스부터 모든 수강생분들에게 제공 드렸답니다.


수강생분들은 키츠 브러쉬의 재료별 표현 완성도를 매우 만족하셨는데, 별도로 기존 키츠 브러쉬를 구매해오신 분들도 ‘실제 재료 특유의 질감이 디지털로도 섬세하게 표현’될 수 있고, ‘대충 그려도 멋진 그림으로 완성하게 해주는’ 장점들을 후기에서 강조해주셨어요.


저는 두루 애용하고 있지만, 그중 클라이언트들과 협업한 외주 프로젝트에서 가장 자주 활용되어온 브러쉬는 ‘키츠 오일 파스텔 브러쉬’ 시리즈입니다. 종이 질감 브러쉬 중에서는 유화에 잘 어울리는 ‘로우 캔버스 Raw Canvas’ 텍스처를 요즘 즐겨 활용하고 있어요.


나만의 아이패드 그림 팁이 있다면?

물론 이번 펀딩에서 제공 드리는 키츠 컬러 팔레트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면 감사드리지만, 이에 힘입어 ‘나만의 컬러 팔레트’도 직접 만들어보는 팁도 추천드려요.


나만의 취향을 깊이 탐색해볼 겸 좋아하는 색감의 인테리어, 디자인 등의 사진들을 충분히 모은 뒤에 프로크리에이트에서 불러오는 거예요. 그다음 이미지 속 마음에 드는 색상 스팟을 ‘스포이드’ 기능으로 추출하고, 캔버스 빈 공간에 에어 브러쉬와 같은 기본 브러쉬로 톡톡 찍어 쭉 나열해요. 가능한 같은 계열 색상끼리 모이면 더 편하겠죠. 다음엔 아쉬운 색상을 지운다던지, 혹은 ‘선택’ 툴로 선택해준 뒤, H-S-B 조정 등으로 마음껏 보완해주고요.


이후 ‘컬러 팔레트’에 차곡차곡 쌓으면 오로지 나만을 위한 든든한 컬러 가이드가 탄생하는 거예요. 그럼 해당 팔레트에 구속되어야 한다기보단, 채색할 때 편안한 출발점이 되어주기에 나만의 색감과 분위기가 작품에 자연스레 담길 수 있어요. 마침 해당 팁은 다른 클래스 속 보너스 챕터에서도 자세히 안내해 드리고 있는데, 수강생분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던 팁 중 하나였어요.



부담을 내려놓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나만의 비결이 있다면?

표현해내는 아웃풋에만 집중하면 어느새 인풋이 채워지는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더라고요. 그럴 땐 충분한 휴식과 함께, 스스로 풍성한 인풋을 제공해 주면 다시 나아갈 방향과 힘이 생겨요. 즐겨 하는 인풋으로는 관심사 리서치, 다양한 작품 및 표현 스타일 스크랩, 라이프 스타일 큐레이션 웹사이트 탐방 등이 있습니다.


그렇게 자료 조사를 쌓아가다 보면 전반적으로 적용되는 규칙 혹은 유형이 자연스레 정리되기도 하잖아요. 그와 동시에 각자만의 정답이 있고, 각자만의 고유한 모습에 가까워지며 완성도를 쌓아간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럼 나 또한 나만의 정답을 차근차근 찾아가는 여정을 즐기면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경쾌해져요. 감사히도 우리의 손글씨, 말투, 패션에서도 그 사람만의 문화가 고스란히 묻어나듯이 누구나 자신만의 분위기는 이미 자연스레 누리고 있는 것 같아요. 다만 그 분위기의 밀도가 더 짙어지기 위해서 '내가 무엇에 끌리고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귀 기울이고 더 깊이 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보담



누구나 쉽게 그리는 손그림! 아이패드 질감&패턴 브러쉬 프로젝트 진행중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컴퓨터와 태블렛으로만 그림을 그리다가 아이패드로도 그림을 쉽게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이미지을 핸드폰으로 간단히 스케치했었기 때문에 휴대성 좋은 패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참이라 덜컥 구매를 했었죠. 막상 처음에는 아이패드가 어색하고 어려워서 방치하다가 천천히 시작해 지금은 아이패드로만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종이와는 다른 질감이라 시행착오도 경험했을 것 같은데, 들려주세요.

저는 원래 컴퓨터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태블렛을 사용해 그림을 그렸었는데 아이패드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어요.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도 어려울 때가 있는데 아이패드와 애플펜슬로는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옮기는 데 너무 어려웠죠. 그래서 아이패드를 몇달간 멀리했던 시간도 있었어요. 아마 저처럼 샀다가 방치 중인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아이패드가 미끄러운 것 같아 종이 질감 필름을 써보기도, 펜촉 보호 캡도 사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었는데요. 지금은 익숙해져서 필름, 펜촉 모두 기본입니다.


클래스를 진행해보니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아이패드도 종이와 다른 데다가 애플펜슬도 필압이나 사용감이 일반 펜과 달라 어려움을 많이 느끼시더라고요. 그런데 이 부분은 여러 번 그림을 그려보니 금방 적응이 되는 부분이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어려운 분들을 위해 펀딩 선물 중 브러쉬 가이드 안에도 브러쉬마다 작은 아이템들을 그려보는 코너도 넣었고 처음이신 분들이 색칠을 하면서 패드와 펜슬과 친해질 수 있도록 스케치도 옵션으로 넣었습니다. 처음이라고 어려워하지 마시고 같이 쉽고 즐겁게 그림 시작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아이패드로 그릴 때 주로 사용하는 앱과 종이와 브러쉬를 소개해 주세요. 또, 아이패드로 그릴 때 장점도 궁금합니다.


프로크리에이트 앱으로만 그리고 있어요. 저는 한가지 브러쉬만으로 그림을 그리기보다 다양한 브러쉬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편이에요. 하나의 브러쉬만으로도 충분히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각자의 질감에 어울리는 브러쉬가 다르기 때문에 그림과 어울리게 직접 브러쉬를 제작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멀리 있는 걸 그릴 땐 워터리 마커, 인물, 건물, 배경은 소프트과슈, 인물, 건물, 식물은 빈티지파스텔을 활용해요.


아무래도 디지털 드로잉이라 수정이 쉽다는 점과 휴대성이 큰 장점이에요. 수채화, 유화, 오일파스텔로 그리는 수작업 그림만의 매력이 있지만 그림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한번 그림을 그리면 수정이 어렵기 때문에 처음이라면 디지털 드로잉으로 그림을 접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프로크리에이트 앱에는 기본 브러쉬도 정말 많고 다양한 커스텀 브러쉬들도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드로잉으로도 충분히 아날로그 그림의 느낌을 낼 수 있어요. 종이 질감 배경지와 빈티지 배경지 등을 사용하면 더 아날로그 그림의 느낌을 낼 수 있답니다.



나만의 아이패드 그림 팁이 있다면?

먼저 선을 그리고 채색을 할 때 더 과감하게 그려보세요. 틀릴까봐, 이상할까봐 시작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수정이 있으니까 정말 편하게 다양한 색도 색칠해보고 여러가지로 그리다보면 나만의 색도 찾을 수 있고 나만의 그림체도 찾을 수 있어요.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다정하게 관찰해보세요. 처음엔 뭘 그려야할지 막막할수도 있어요. 그땐 좋아하는 것을 떠올려보세요. 디저트, 패션, 자연 등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리는 것으로 그림을 시작하면 더 편하게 시작할 수 있어요. 그리고 좋아하는 것들을 다정하게 관찰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모양, 색감, 분위기 등 다양하게 눈으로 담고 사진으로 찍어놨다가 그림으로 옮기는 것도 좋겠지요.


마지막으로 다양한 아이템들 그려보세요. 아이패드와 애플펜슬과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은 그림을 그리는 거예요. 많은 아이템들을 그려보는 것으로도 새로운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리워드 중 브러쉬 가이드PDF에 연습용 다양한 그림들을 준비했답니다.


부담을 내려놓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나만의 비결이 있다면?

자꾸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돼요. 어떤 그림을 그려야 좋아할까, 이런 생각에 빠지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드로잉에 흥미를 잃고, 벽에 부딪히게 되지요. 그럴 땐 아무 생각 없이 좋아하는 걸 그려요. 편안한 순간, 일상의 사람들, 자연 등등. 좋아하는 것을 그리는 그 시간이 온전하게 나만의 시간이 되는 기분이 들고, 즐거워지는데 그러면 그림이 더 좋아지더라고요.





쎄오


아날로그 수채화보다는 아이패드 수채화 브러시 프로젝트 진행 중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사를 많이 다니던 때가 있었어요. 의지와는 상관없이 점점 작은 집으로 옮기면서 짐을 최대한 줄여야 했죠. 다른 것은 다 버려도 이것만은 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 드로잉 노트와 여행 노트, 다이어리 같은 내 흔적이 남아있는 기록물이었어요. 소중하게 간직해야 하는 물건임에도 그때의 저는 ‘이것마저도 버릴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지요. 그래도 박스에 넣어 버리다시피 안 보이는 곳에 놓고는 다시 볼 일 없을 것처럼 무시했어요.


상황이 나아지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기자 묻어둔 기록물을 꺼내 보며 디지털화를 고려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기록도 디지털화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죠. 그래서 사게 된 것이 아이패드입니다.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로, 다양한 기록과 드로잉이 담겨 있습니다. 독일에 가 있을 때도 유럽 여러 나라를 돌며 그림을 그리고 일기를 쓰고 영수증을 사진으로 찍어 오려 붙이며 증거들을 남기는 작업을 했고요. 여행 가방도 가벼워지고, 작업도 훨씬 편해졌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어디든 가벼운 어깨로 어디든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는 생각에 편안함을 느낍니다.


종이와는 다른 질감이라 시행착오도 경험했을 것 같은데, 들려주세요.

으레 사람들이 처음 아이패드를 사면 그러하듯 저 역시 종이 질감 필름과 다양한 펜촉을 바꾸면서 내게 맞는 느낌을 찾고자 했어요. 디지털 드로잉에 익숙해진 이후 거친 필름의 마찰로 자꾸 닳는 펜촉과 이로 인해 서걱서걱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워지더군요. 내 손과 아이패드의 물리적 소통보다 나와 디지털 세계가 얼마나 잘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인가가 더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죠.


필름을 제거한 화면 위에 펜이 스쳐 가며 미끌미끌 거리는 느낌이 제게는 더는 아무런 방해요소가 되지 않아요. 그보다는 화면 안의 어떤 디지털 종이가 얼마나 더 나에게 맞는 것인가가 중요해요.



아이패드로 그릴 때 주로 사용하는 앱과 종이와 브러쉬를 소개해 주세요. 또, 아이패드로 그릴 때 장점도 궁금합니다.

우선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씁니다. 브러쉬는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쓰지만, 아무래도 제가 만든 수채화 브러쉬와 종이를 제일 많이 사용합니다. 자주 그려보고 브러쉬도 계속 변경하면서 새로운 기능이나 아날로그 수채화의 미세한 느낌을 잡아보려고 노력합니다.


단순히 ‘젖은 종이 위에 발리는 수채화 물감의 느낌’에서 더 파고 들어가 물감이 번지는 여러 가지 형상, 퍼지다가 고여서 마른자리 위에 생기는 물 자국의 다양한 형상들, 붓이 물을 머금은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들을 연구하고 그것을 캐치해서 브러쉬에 담아둡니다.


수많은 확률의 우연들로 채워지는 아날로그 수채화를 100%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대신 항상 여행이든 일이든 어디든 가볍게 돌아다니며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는 큰 메리트 때문에 디지털 드로잉을 택했어요. 짐은 한결 가벼워졌고 돌아다니며 느끼는 스트레스를 많이 해소시켜 주었어요.


제 브러쉬를 응원하시는 분들과 제 선택에 더욱 힘을 싣고자, 디지털 브러쉬 연구를 통해 아날로그 수채화와 디지털 수채화의 간극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만의 아이패드 그림 팁이 있다면

수채화를 예로 들어볼게요. 우선 아날로그 수채화는 우연의 효과가 중요해요. 물감이 종이에 발리면서 퍼져나가는 변화를 타협하고, 조율해 형상을 만들죠. 반면 디지털 브러쉬는 이 우연의 효과가 제한적이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물감이 마른자리 위에 생기는 물 자국의 경우 아날로그는 붓질 한 번 하고 그냥 두면 되지만, 디지털 드로잉은 직접 표현해야 하죠. 그래서 이런 효과들의 데이터가 머리에 남아있어야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아날로그 수채화가 우연에만 기댄 그림은 아니에요. 오히려 우연의 효과를 위해 의도적으로 우연의 상황을 만듭니다. 나무를 그릴 때 종이에 물 칠을 하고 물감을 발라 번지기 효과를 시도할 때 아무렇게나 붓을 쓰지 않습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나무의 형상이 나타날 수 있도록 번지는 방법이나 물이 마른 정도를 계산해 의도적으로 붓칠을 하는 거죠. 결과적으로는 디지털이나 아날로그나 우연의 표현은 정도의 문제고, 좋은 그림이라는 결과를 위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우연한 효과를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저는 다른 아날로그 그림을 아이패드로 모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른 작가가 그린 아날로그 풍경 수채화 한 점에는 많은 우연의 효과들과 기법들이 있어요. 한 번 따라 그리고 나면 내 그림에 적용하고 싶은 효과들이 데이터처럼 쌓이게 돼요. 모사 이후 내 그림에 한두 가지씩 적용하다 보면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고 보기 좋은 수채화가 탄생할 거예요.



부담을 내려놓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나만의 비결이 있다면?

오랜 기간 PTSD를 앓아온 제게 '부담'은 많은 의미를 갖습니다. 많은 부담 중에서 그림을 시작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 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부담은 결국 그림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잘 그리고 싶고, 또 완벽한 그림을 위해 망설이고 미루고 끝내 그림을 못 그린다 해도 결국 그림을 좋아하는 마음이 깔려 있어야 이런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좋아한다는 '느낌' 자체를 나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감춥니다. 핵심은 좋다, 즐겁다 등을 느끼는 '감정'입니다. 감정을 느껴보세요. 힘들게 완성한 그림도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지 평가를 기다리는 순간 즐거웠던 느낌은 사라지고, 부정적 감정만 머릿속을 꽉 채웁니다. 그렇게 자신을 탓하며 그림과 한 걸음 더 멀어집니다.


그림을 그리려는 자잘한 시도들이 모여야 합니다. 종일 딴짓을 하다 프로크리에이트를 열었지만, 아무것도 그리지 못한 날도 스스로 게으르다 자책하기보다 앱을 실행한 자신을 칭찬해 주세요. 그리고 그다음 날엔 무엇이라도 그리고, 쓰려는 시도를 해보세요. 전보다 하나라도 나아진 게 있다면 대견하다고 칭찬해 주세요. 이런 긍정의 감정이 모여 작고 보잘것없더라도 그림 하나를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은 다시 그리게 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세상 모든 회피형 완벽주의자들, 파이팅입니다.





해나



드로잉 초심자를 위한<아이패드 브러쉬와 드로잉 가이드 북> 프로젝트 진행 중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손 그림은 인쇄를 하려면 스캐너로 스캔을 한 뒤에 컴퓨터에서 색상 보정을 하고 출력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색 왜곡이 생겨요. 디지털 작업은 처음부터 인쇄 색상과 근접하게 설정한 뒤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아이패드 드로잉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큰 포부와는 다르게 저도 아이패드를 1년 가까이 방치했었어요. 캔버스와 물감이 익숙했던 터라 디지털 매체는 낯설었어요. 일 년 내내 매일 아이패드를 보면서 ‘뭐라도 해야 하는데' 하고 생각했었죠. 그래서 일단은 아이패드를 소품처럼 들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 들고 다니니 부채감이 점점 쌓여서, 점심을 먹고 남은 시간을 활용해 5분-10분씩 크로키를 시작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여유가 있으면 채색도 해보고요. 그렇게 몇 달을 지내다 보니까 진짜 이걸 잘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루에 하나씩 무조건 뭐라도 그리자는 생각에 과일과 채소를 그렸는데 어느새 2년이 훌쩍 넘었네요.


종이와는 다른 질감이라 시행착오도 경험했을 것 같은데, 들려주세요.

종이는 연필과 종이의 마찰이 주는 손맛이 있는데, 아이패드는 너무 매끄러웠어요. 분명 제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선을 전혀 통제할 수 없었죠. 마치 선이 미꾸라지처럼 제 손끝에서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질감을 줄여보려 종이 질감 필름도 사서 붙여보았는데, 큰 차이는 없었어요. 종이 질감 필름은 표면에 요철이 있어 펜촉도 그만큼 빨리 닳는답니다. 좋다는 유료 브러쉬도 많이 구입해서 사용해 봤는데 브러쉬의 특성을 이해하고 손에 익히는 데 시간이 많이 들어 그리 좋은 효과는 보지 못했어요. 결국 무난한 프로크리에이트 기본 브러쉬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저는 문제가 생겼을 때 조금 무식하게 접근하는 타입이라 무작정 시간을 많이 들였습니다. 무조건 많이 그리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제겐 정답이었어요.

아이패드로 그릴 때 주로 사용하는 앱과 종이와 브러쉬를 소개해 주세요. 또, 아이패드로 그릴 때 장점도 궁금합니다.

저는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써요. 종이 질감 배경은 간혹 연필의 러프한 맛이 사라질 때가 있어서 사용하지 않아요. 브러쉬는 이번 펀딩 리워드 중 하나인 목탄 브러쉬와 크레용 브러쉬를 가장 좋아해요. 목탄 브러쉬는 채색할 때 기존의 연필 질감 브러쉬와 비슷하지만 보다 부드럽고 폭신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반대로 크로키를 할 땐 힘이 있고 러프한 느낌도 나는 재미난 브러쉬입니다. 크레용 브러쉬 같은 경우는 드로잉뿐만 아니라 채색 활용도도 높아 근래에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브러쉬를 직접 만들기 전에는 프로크리에이트 기본 브러쉬인 ‘6B 브러쉬’와 ‘둥근 브러쉬' 두 가지를 번갈아 사용했어요.


남에겐 웃길지 모르겠지만 ‘땀으로부터의 해방’이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한 가장 큰 장점이에요. 저는 손에 땀이 많아서 종이 그림을 그릴 때 항상 손 밑에 휴지를 깔거나 자주자주 땀을 닦아줘야 했습니다. 특히 목탄이나 연필 같은 건식 재료의 경우는 선이 땀에 얼룩지거나 번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디지털 드로잉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좋아요.


나만의 아이패드 그림 팁이 있다면

디지털 드로잉의 꽃은 ‘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레이어를 잘 활용하면 수정도 쉽고, 자유도가 말도 못 하게 높아집니다. 레이어에 대한 이해만 있으면 디지털 드로잉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데 의외로 활용을 잘 못 하시더라고요. 종이나 캔버스는 x축과 y축만 존재하는 2차원 평면인데, 레이어는 z축이 더해져 그림을 층층이 쌓아 올려 완성하는 느낌이에요. 그림이 그려진 투명한 필름이나 유리를 차곡차곡 쌓는다고 상상해 보시면 쉬울 거에요. 레이어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 스케치와 채색 레이어를 분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채색도 단계별로 세밀하게 나누어 사용하는 것이 팁입니다. 이 부분은 텀블벅 리워드인 ‘드로잉 가이드북' 에서 좀 더 심도있게 다룰 예정이에요.


부담을 내려놓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나만의 비결이 있다면?

디지털 드로잉은 망칠 종이가 없잖아요. 스케치북을 사면 한 장 한 장 채워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잖아요. 게다가 첫 장을 망치면 괜히 전체가 망한 것 같아 쳐다도 보기 싫죠. 저도 첫 장만 그린 스케치북이 수두룩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드로잉은 삭제 버튼만 누르면 마치 세상에 존재한 적도 없었던 것처럼 사라집니다. 종이를 매번 살 필요도 없어요. 잘못 그은 선도 지울 수 있고, 색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흔적도 없이 바꿀 수 있습니다. 편하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조금 뻔뻔해지셨으면 좋겠어요. 처음엔 못 그리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요. 흔히들 ‘근자감’이라고 하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자신을 무장한 뒤 ‘뻔뻔하고’, ‘꾸준하게’ 그림을 그리세요. 하루에 10-30분씩이라도 시간만 투자하신다면 실력은 분명 향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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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estelle

이미지 해나, 쎼오, 보담, 키츠 (kits.), 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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