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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텀블벅 Mar 07. 2019

20대 청년 3인방은 왜 34년 된 서점을 인수했을까?

우리의 오랜 아지트, '책방 풀무질' 살리기 프로젝트 


낯선 나라를 여행하다가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서점을 발견하고 부러운 눈길로 바라본 적 있으신가요?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었지만, 오래된 서점은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8,90년대 대학생들의 아지트이자 지식 해방구였던 사회과학서점들이 그것이죠. 다른 점이라면 오랜 시간 사랑받는 대신 위기에 처해 있었으며, 이제 딱 두 곳 남았고, 그중 한 곳은 문을 닫게 되었다는 점이에요. 

올해 1월, 성균관대 앞에서 1986년에 문을 연 사회과학서점 '책방 풀무질'이 곧 폐업한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대형서점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인문학책에 대한 관심은 줄어드는 어려운 환경에서 더는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이처럼 위기에 처한 책방 풀무질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20대 청년 3인방이 있습니다. '두루미 출판사'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온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 일을 벌이게 됐고, 왜 크라우드펀딩을 받고 있을까요?


'풀무질' 은종복 대표님과 '두루미 출판사'의 전범선, 장경수, 고한준 님.


풀무질의 창업 정신을 계승하여 '역사와 철학이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두루미 출판사'의 대표 전범선 님을 텀블벅 에디터가 만나보았습니다. 


두루미 출판사는 누구인가요? 어떤 사연으로 폐업위기 책방 '풀무질'을 인수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두루미는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사상적 단절을 잇고자 고한준과 전범선이 2018년 발족한 출판사입니다. 첫 책으로 허정숙의 <나의 단발과 단발 전후>를 펴냈습니다. 현재 장준하의 <우리는 특권계급의 밥이 아니다>를 준비 중이며, 책방 '풀무질'을 살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두루미는 역사성이 깃든 헌책방 개업을 자체적으로 준비하다가, 1월 초 풀무질이 폐업 위기라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직접 찾아가 세월이 묻어나는 서가를 보곤 한눈에 반했어요. 새로운 헌책방을 시작하는 것보다 34년 전통의 인문사회과학서점을 계승하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하여 풀무질을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서점을 살리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하게 되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책방 정신을 계승하는 청년들에게 한 푼도 받지 않고 넘기겠다"는 것이 풀무질 은종복 대표님의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폐업 위기인 책방에는 이미 1억 5천만 원에 달하는 부채가 쌓여 있었어요. 은 대표님께서는 집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고 가겠다고 하셨지만, 저희는 그것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금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죠.

풀무질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주변의 바람이 컸고, 후원하시겠다는 분도 많았습니다. 그 마음을 모아 은 대표님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의 뜻이 모이고 있어요. 


대학생들의 아지트로 꽃피우던 시절의 풀무질 모습.


응원해주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일까요? 풀무질을 몰랐던 분들도 계신가요?

물론 이미 풀무질을 알고, 아껴주셨던 분들이 첫 번째로 도와주셨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풀무질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던 분들도 응원해 주십니다. 한 세대를 풍미했던 '인문사회과학서점'에 대한 향수, 인문학 자체에 대한 갈증, 세대 간의 단절에 대한 아쉬움 등 여러 열망이 모이는 곳이 된 거 같아요.

저 역시 풀무질을 몰랐지만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고, 이렇게 뜻깊은 공간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 했으며, 기여코 이곳을 살리고자 뛰어들었습니다. 성대 앞에 올 일이 아직 없었던 많은 분들도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보시면, 그러한 애착을 느끼실 거라 믿습니다.


앞으로 책방 풀무질에는 어떤 일들이 계획되어 있나요?

두루미가 공식적으로 풀무질을 넘겨 받는 것은 6월 12일입니다. 그전에 은종복 대표님을 보내드리는 환송식 겸 동네 잔치가 있을 예정이에요. 매끄러운 바통 터치를 위해 두루미의 장경수 씨가 3월부터 출근하여 은 대표님께 인수인계를 받을 계획입니다. 저는 지금도 많은 분들과 만나서 앞으로 풀무질을 부활시킬 방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공개하기 이르지만, 정말 다채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https://youtu.be/1cstjop_XAc

<씨리얼>에 소개된 <책방 '풀무질' 살리기> 이야기.


<책방 '풀무질' 살리기> 프로젝트는 시작한 지 4일 만에 목표금액 100%를 달성하고, 이제는 지난 세월 동안 누적된 풀무질의 부채를 모두 청산할 수 있는 금액인 5,000만원을 모으는 고지까지 달려가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마감까지는 아직 열흘가량 남았지만, 두루미 출판사의 세 청년은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는 방법으로 풀무질을 되살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도시 풍경 속에서 낡고 익숙한 것들이 빠르게 사라져가는 요즘, 오래된 것들의 가치를 알고 보존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유심히 들여다볼 수 있어 저도 무척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두루미 출판사 3인방의 '풀무질 살리기 프로젝트' 진행상황이 궁금하시다면, 

이곳을 눌러 살펴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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