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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텀블벅 영퍼센트 Apr 17. 2020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크리에이터들의 #스테이홈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위한 안부와 제안

텀블벅은 얼마 전까지 4주간 재택근무를 시행했습니다. 인터넷 속에서 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한 달이나 집에서 근무를 한다니 얼떨떨했죠. 낭만적인 디지털노마드의 꿈은 빠르게 깨지고 익숙한듯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느라 첫 일주일이 정신 없이 흘렀습니다. 어수선한 날들을 보내다 주위를 둘러보니 봄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어요. 코로나19 사태는 쉬지 않고 모두를 괴롭혀 본격 집콕생활을 유지하게 되었고, 학교도 반쪽짜리 개학을 했지요.

이런 와중에 어떻게 하면 집에서도 재미를 찾을까 고민하던 사람들이 벌이는 각종 챌린지와 프로젝트는 흥미롭습니다. 심지어 ‘달고나 커피’는 이제 외국에서도 ‘Dalgona coffee’로 또다른 판데믹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방구석 콘서트뿐 아니라 뮤지션들이 직접 기획하고 팬들을 안방 1열로 초대하는 온라인 라이브가 늘고 있지요. 팬들의 코로나19 극복 사연을 받아 노래로 만들어 부른 록스타 본 조비는 유치원 선생님의 수업 참여 요청을 수락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글쓰기 수업에 참여해 유치원생들이 써온 격리생활에 대한 글을 노래로 불렀다는 소식이 참 훈훈했어요. 개막이 미뤄진 스포츠도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여러 문화예술계 소식을 팔로우해두고, 풍부하고 깊이 있는 집콕생활을 즐기는 것도 소소한 낙이 됐습니다. 인디밴드부터 클래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공연 생중계와 실황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네이버TV 캘린더, 안방 1열 전시회 소식 등이 올라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블로그 같은 유용한 채널이 많더라고요. 집에만 있으면 늘어지기 쉽잖아요. 멀어서 혹은 바빠서 경험하지 못했던 곳, 이번 기회에 모니터 너머로나마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창작 신의 재밌는 시도가 쉴 새 없이 일어나는 텀블벅에도 부쩍 많은 창작자들이 찾아와주셨습니다. 랜선여행을 부추기는 #방구석여행 콜렉션도 열렸고요. 집콕생활은 크리에이터들의 작업에, 펀딩을 준비하는 일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궁금한 마음 가득 담아 매거진, 음악, 푸드, 게임 창작자님들께 #스테이홈 팁과 소감 나눔을 청했습니다. 




한 호에 한 작품만 다루는 영화 잡지 <프리즘오브> 팀의 #스테이홈은 어떤 풍경일까요? 최근 펀딩을 진행한 14호 <티파니에서 아침을> 마감으로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계실 거라 예상했어요. 분주하게 움직이느라 집콕 생활의 여유를 느끼지 못하신 건 아닐까 염려하는 마음으로 여쭈었지만, 꽃과 함께 그 누구보다 향기로운 나날을 보내고 계셨어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길어진 실내에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한 공간에 오래 있다 보니 향에 더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공기가 무거워지면 지칠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환기도 자주 하려고 하고, 향을 피울 때도 있어요. 집에 있을 때에는 특히 환기를 하는 버릇을 들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창문 여느라 일어난 김에 기지개도 켜고 창밖도 한번 보고요. 저는 봄이 오면 오전의 상쾌한 공기도 오후의 텁텁한 공기도 정말 좋아하는데, 밖에 나가지 못하는 날에 하루종일 창문을 꽉 닫고 있으면 그런 시간의 흐름을 느끼기가 어려워요.

그리고 예전보다 자주 작업실 안에 꽃을 들이곤 해요. 위에서도 공기 얘기를 했는데, 문을 활짝 열어두고 문간에 꽃을 꽂아 두면 확실히 공기가 달라져요. 사진은 며칠 전에 친구에게 선물 받은 꽃인데, 꽃집에 프리즘오브 14호 <티파니에서 아침을> 표지를 보여주고 그 컨셉대로 만든 꽃다발이라고 하더라고요. 답답해질 땐 자린고비처럼 꽃 한 번 노트북 한 번 보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모티브로 한 꽃다발


슬기로운 집콕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은 어떤 건가요?

물건은 아니지만... 유튜브 때껄룩 채널이 꼭 있어야 합니다. 특히 저처럼 집콕과 마감을 동시에 하고 있다면 필수입니다.


혹시, 집콕에서 얻은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신지요?

모두들 그렇겠지만 예전에는 저도 밖은 바쁜 곳, 집은 쉬는 곳이라는 이분법에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했었어요. 요즘은 나만의 일상을 천천히 관찰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공간의 분리 없이 매일의 규칙을 지키는 건 정말 힘들죠. 하루 중에 어떤 것들을 분기점으로 삼아서 일상을 컨트롤할 것인지 내 힘으로 정해야 해서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의 속도에 맞추지 않고 내 속도대로 하루를 보내는 연습을 하는 기회가 되는 건 적어도 제게는 긍정적인 효과예요.


❝편한 외출이 어려워지며 영화관 대신 집에서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 등으로 영화를 보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집에서 가볍게 보기 좋은 영화를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어쩌다 하루 쉬는 날이라면 화려하고 무지막지하게 재미있는 영화를 골라 드릴 텐데, 이런 시기에는 금방 질리지 않는 콘텐츠를 보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밤새 누워서 빈지워칭하기 좋은 드라마들도 많지만, 요즘 같은 날에는 그러면 금세 지칠 수도 있을 듯해요. 넷플릭스 <빨간머리 앤(Anne with an E)> 시리즈를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시작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빨간머리 앤>은 하루를 시작할 때나 점심 저녁 먹을 때, 혹은 하루를 마무리할 때 언제든 에피소드 하나씩 꺼내 보면 딱 좋은 시리즈라고 생각해요. 화면 속 풍경이 좋아서 밖에 나가지 않아도 대리만족하는 건 덤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앤이 가끔 말이 너무 많아서 에피소드 두 편 이상 연달아 보지 못한답니다(웃음).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아요.




집콕 생활에 '커피'가 없다면 단팥 없는 찐빵 아닐까요. 아침에 일어나면 한 잔, 점심식사 후 또 한 잔. 그렇게 커피와 더 친해진 시간을 보내면서 문득 직접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은 집에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지 궁금해지더군요. 어쩌면 커피를 사랑하는 브루스브라더스의 조언에 따라 특별한 한 잔이 더해진다면 하루가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길어진 실내에서의 시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예전부터 워낙 집에 있는걸 좋아하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전과 후가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대부분 회사의 페이퍼 업무를 보거나 월간커피 프로젝트를 준비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후 이북으로 해리포터를, 넷플릭스로 워킹데드를 정주행 중입니다. 새해 계획으로 3월부터 피아노를 배워보려고 했어요.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쇼팽 콩쿠르에 우승하고부터 클래식에 푹 빠져서 피아노를 꼭 배워보고 싶었는데 이 계획은 잠시 미뤄졌네요. 사회 분위기가 안정된 후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학원을 알아보고 있어요.


어쩌면 커피 향과 맛을 온전히 느끼기 더 좋은 장소는 집이 아닐까요.


슬기로운 집콕생활에 꼭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저희에겐 컴퓨터와 이북 리더기, 그리고 커피를 추출할 도구들이 꼭 필요합니다.


혹시, 집콕에서 얻은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신지요?

외식도 못 하고 미용실도 가지 못하고 있어서 카드값이 많이 줄었어요.(웃음)


집에 하루 종일 머물다 보면 아침, 점심, 저녁에 마실 커피가 달라질 것 같아요. 시간대별 커피를 추천해주신다면요?

바쁜 아침에는 최대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콜드브루 커피가 좋을 것 같아요. 아메리카노나 라떼 한 잔을 만드는데 30초면 충분하거든요. 점심은 찌개나 중식, 분식 같은 강한 맛의 음식을 먹은 후에 너무 가벼운 맛의 커피를 선택하면 혀가 온전히 커피 맛을 느끼기 어려워요. 이때는 다운타운 같은 묵직한 다크 로스트 커피로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해주는 걸 추천합니다. 저녁은 카페인에 민감하다면 쿨쿨쿨 같은 디카페인 커피도 좋고, 카페인에 강하다면 여러 싱글 오리진 커피를 천천히 즐겨보시거나, 아포가토 같은 디저트로 하루를 마무리해도 좋을 것 같아요.




밥벌이 지친 우리들에게 딴짓을 권하는 잡지 <딴짓매거진>을 만드는 딴짓시스터즈는 집에서도 재밌는 딴짓을 벌이고 있지 않을까요? 한 행사에서 잠시 대화 나눴을 때 제게 남은 인상은 '이 분들, 딴짓이라곤 하지만 프로n잡러다!'였기에 근황이 더욱 궁금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길어진 실내에서의 시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딴짓시스터즈는 함께 운영하던 한옥공간 '틈'을 잠시 접고 각자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1호 박초롱은 덕분에 글 쓸 시간을 실컷 얻었고, 3호 장모연은 북디자이너 겸 플로리스트로서 꽃을 실컷 만지고 있죠. 2호 황은주는 본업이 있어서 회사에 왔다 갔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면 행복하다고 해요.


슬기로운 집콕생활에 꼭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저(1호)는 옥상이 필요합니다! 사실 저희 집이 옥탑방인지라(언젠가 단독주택에 사는 날이 올까요?) 옥상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데요. 하늘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이 트인답니다. 요즘은 옥상벽에 페인트칠을 하며 놀아요.


(좌) 꽃을 만지고 있으면 실내생활도 산뜻해져요. (우) 옥상파티는 옥탑방살이의 묘미!


혹시, 집콕에서 얻은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신지요?

네, 일이 많이 줄었고 강제 휴식 덕분에 마음의 여유를 얻었지요. 돈벌이와 여유는 반비례랄까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재밌는 딴짓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상상력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진부했다면 죄송해요. 그렇지만 살면서 언제 이렇게 마음껏 책 읽는 시간이 있겠습니까, 여러분! 그런 의미에서 저희의 새로운 단행본 <야망있는 여자들의 사교 클럽>도 한번 보시겠어요? (기웃기웃)




'혹시... 집에만 있으면 무료하지 않을까?'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계실까봐 텀블벅에서 벌써 4개나 보드게임 펀딩을 성공한 올린 스튜디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주로 집 혹은 카페에서 작업을 하신다고 했던 예전 인터뷰가 생각나 살며시 질문을 던졌고, 덕분에 집에서 즐기기 좋은 보드게임까지 소개 받을 수 있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길어진 실내에서의 시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가뜩이나 집돌이인데 더더욱 눈치 보지 않고 집돌이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다행히 저는 재택근무 중인 룸메이트와 함께 살고 있어서 함께 보드게임을 많이 즐기고 있네요. 최근엔 요리에 취미가 생겨 이런저런 레시피들을 섭렵하고 있답니다.


슬기로운 집콕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은 어떤 것인가요?

역시 집콕하면 편안한 츄리닝(트레이닝복) 아닐까요? 어떤 활동에도 부담 없이 입고 굴러다닐 수 있는 츄리닝이야말로 집콕생활의 필수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집콕에서 얻은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신지요?

그동안 밀린 드라마들을 정주행해 최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넷플릭스는 사랑입니다(웃음). 또 패스트푸드가 아닌 집밥을 자주 먹게 되면서 몸도 마음도 조금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참새작>으로 마작이 어렵다는 편견을 날려 드릴게요


지루한 집콕 생활을 날릴 수 있는 보드게임 소개해 주세요!

집콕을 위해선 최소 2인에서 최대 4인까지 커버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 적절하답니다. 부모님과 함께 고스톱 대신 즐길 수 있는 좋은 보드게임 하나 추천해드릴게요. 복잡한 마작을 단순화해 누구나 쉽게 접하게 만든 '참새작'을 한번 해보세요. 쉽고 재미있어서 부모님과도 자주 즐기는 게임이에요.

참, 올린 스튜디오의 게임들(튤립홀릭, 스시홀릭, 그릴홀릭, 스윗홀릭)은 모두 2인에서 4인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보드게임과 함께 건강과 행복 모두 챙기시길 바랍니다!




프리즘오브 팀도 집콕생활 필수품으로 노동요 틀어놓기 좋은 유튜브 때껄룩 채널을 꼽아주셨듯 저도 각종 뮤지션이나 BGM 채널을 팔로우하고 일할 기운을 내곤 합니다. tido gang 님의 음악은 주로 차분하고 산뜻한 마음가짐이 필요할 때 듣게 되는 것 같아요. 다음주 월요일 오전에는 정규 4집 앨범을 준비 중인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뮤지션 tido gang 님의 추천곡을 꼭 듣겠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길어진 실내에서의 시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저뿐 아니라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실내에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료함을 해결하기 위해 종종 유튜브 플랫폼의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팬분들과 소통하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악작업을 하다 보면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면역력을 기를 겸 틈틈이 홈트레이닝을 하면서 건강에 신경 쓰고 있어요.


슬기로운 집콕생활에 꼭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피아노와 휴대폰, 그리고 제일 중요한 컴퓨터입니다. 집에만 머물다 보면 놓칠 수 있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덤벨과 아령과 같은 운동기구도 필수이고요!


혹시, 집콕에서 얻은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신지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은 것 같습니다.


집에서 듣기 좋은 음악 추천 부탁드립니다.

제가 최근에 작곡한 <코코아(Cocoa)>라는 곡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따스한 힐링타임이 필요할 때 살짝 틀어놓아 주세요. 참고로 펀딩 중인 네 번째 정규 앨범의 보너스 수록곡입니다.





에디터_ 권수현, 주소은 | 이미지 제공_ 프리즘오브프레스, 올린스튜디오, 브루스브라더스, Tido Kang, 딴짓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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