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텀블벅 영퍼센트 Aug 13. 2020

그때 그 시절, 와와109가 돌아옵니다

책상 서랍 속 넣어 두었던 가위와 풀을 다시 꺼낼 시간입니다.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건 참 소중한 것 같아요. 지금은 사라졌을지라도 회상했을 때 그때 행복했던 기억이 동시에 떠오르니까요. 그리고 그 기억을 서로가 나눌 수 있다는 것 역시 '추억 아이템'이 가진 큰 힘이 아닐까 싶어요. 초등학생 때 한 달에 한 번씩 학교 앞 문방구에 들러 "와와109 나왔어요?"라고 물어보던 기억이 생생해요.  학원 가기 전 친구들과 모여서 심리테스트를 하고, 학교에 가져가서 각자 편선지를 나누기도 하고요. 물론 제일 마음에 드는 편선지는 따로 파일에 소중히 모았다가 제일 친한 친구에게 편지 쓸 때 꺼내기도 했죠. 그 시절 우리에겐 와와109, 가위와 풀만 있으면 세상이 너무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와와109를 참고해 러브장을 만들던 기억, 한 번쯤은 있으시죠?


하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던 와와109가 폐간 소식을 알리게 되었어요. 어쩌면 그때의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더 재미있는 걸 발견해버렸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유행이 빠르게 변해서일까요. 그렇게 10년 전 폐간했던 와와109는 얼마 전부터 시작된 뉴트로의 열풍과 함께 '추억템'으로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와와109가 돌아오길 기다렸고, 그 부름에 응답하듯 텀블벅에 펀딩을 개설했습니다. 오래 기다렸던 만큼 더 반가운 와와109, 어떻게 지냈는지는 물론 어떻게 준비 중인지 등 우리가 만나지 못한 채 흘러간 세월의 흐름을 잡기 위해 다양한 질문을 건네 보았어요. 


안녕하세요. 초등학생 때 보던 와와109가 이렇게 돌아오다니 너무 신기해요. 그간 와와109는 어떻게 지냈나요? 

와와109는 2010년 이후 잡지 폐간과 함께 한동안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캐릭터와 문구 시장이 많이 변화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다시 여러분을 만나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새롭게 캐릭터 콘텐츠를 준비 중이랍니다.


한정판 표지는 이렇게 촬영이 되었답니다.


와와109를 만드시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대표님도 그렇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신 분들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저희 카리스마 대표님은 문구계의 1세대 디자이너로, 신입 디자이너로 출발하여 힘든 환경에서 사업가로 성공을 이뤄내신 업계에서 유명한 분이십니다. 이사님은 자칭 화석디자이너라고 하시는데, 대표님과 함께 지금까지 계신 와와109의 창립멤버이자, 아이양(구 아이네꼬)의 어머니세요. 이제는 휴식을 취할 때라는 걸 계속 강조하시며 에어로빅을 배우러 다니신 지 10개월 차에 저희가 SOS를 외치면서 다시 모시고 왔습니다.


목표금액이 2천 5백만 원으로 높은 편이었는데, 하루 만에 달성하고 현재는 680%의 높은 달성률을 기록하며 5천 명이 넘는 분들이 후원 중입니다. 잘 될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사실 예전에 큰 사랑을 받았었기는 했지만, 워낙 오랜 시간 활동을 쉬었기 때문에 이렇게 와와109를 기억해주시고 후원해 주실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었어요. 첫날 프로젝트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의 긴장감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목표금액이 조금 높게 책정된 것도 부담스러웠고, 펀딩이라는 시스템도 처음 접하는 것이라 여러 가지로 부담이 컸었는데 높은 달성률을 기록하게 된 것은 모두 후원해주신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잊히지 않고 사랑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감동적인 일이고,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해서 예쁜 제품으로 저희의 마음을 표현하자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샘플 작업 중이랍니다.


와와109는 폐간이 된 이후에도 꾸준히 추억템으로 자리 잡아 여러 차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언급되곤 했어요. 그런 글을 보실 때마다 잡지를 다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해 보셨을 것 같아요.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들은 예전부터 접했었고, 그때마다 잡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현실적인 장벽에 막혀서 잡지를 다시 만들어 볼 생각을 하진 못했던 게 사실이에요.

이번에 텀블벅과의 협업으로 좋은 기회가 되었고 여러 후원자분들의 마음도 알게 되어 이렇게 감사하게도  한정판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흐릿했던 기억을 선명하게 만들어 주는 과거 잡지 사진들


그렇다면 와와109의 한정판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어떻게 크라우드 펀딩으로 진행하게 된 계기도요.

새롭게 캐릭터 콘텐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셨고, 이 과정에서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시스템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잡지를 다시 제작하기에 어렵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많았었는데, 이 문제점들을 많이 해결해주는 시스템이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좋은 기회라 판단해 바로 진행하게 되었어요.


이번 와와109 한정판은 예전 와와109에 있었던 디자인의 편선지와 콘텐츠를 모아 만든 특별판이라고 하던데, 혹시 선별 기준이 있었나요?

편선지의 경우 인기 있는 카테고리였던 패러디 편선지를 위주로 구성하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그래서 제일 먼저 10년간의 잡지에서 편선지 부분을 모두 촬영해 프린트 한 후, 디자인실에서 총 3차례에 걸쳐 마음에 드는 편선지 50여 종을 추려냈습니다. 이 과정이 사실 굉장히 오래걸리고 힘든 과정이었어요. 

아무래도 와와109의 예전 데이터들이 거의 20여 년 전 데이터인 데다가 현재 사용하지 않는 프로그램이 많아서 복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같은 그래픽이지만 전체적으로 다시 다 작업하는 과정이 너무나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콘텐츠의 경우는 지금 감성으로 본다면 말도 안돼서 웃음이 나오는 내용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중에서도 약간 무리수가 될법한 내용 위주로 추려내어 구성하되 디자인은 새롭게 진행하기로 했죠. 편선지와는 달리 콘텐츠까지 예전의 디자인을 그대로 복원하면 한정판이 주는 새로운 느낌이 너무 없을 것 같다는 우려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다시 가위와 칼을 꺼낼 시간입니다.


넣고 싶었지만, 아쉽게 빠진 콘텐츠나 편선지 등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와와109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약 10년의 긴 시간동안 총 113권의 잡지가 발행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내용도 굉장히 많더라고요. 한정판을 준비하면서 다시 콘텐츠를 보는데, 꼭 넣고 싶은 부분이 정말 많았지만, 한 권에 많은 부분을 다 넣을 수는 없어서 많이 포기했어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연예 기사를 다시 다뤄주길 기대하셨었는데 초상권 문제로 불가능하게 되어 이 부분도 굉장히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오래된 콘텐츠들에 담긴 그때의 감성과 지금의 감성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다시 보시면서 어떠셨나요.

한정판을 위해 예전의 잡지들을 다시 한번 정독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구성원 모두 온도차가 있더라고요(웃음). 우선 원년 멤버인 대표님과 이사님은 ‘예전에 이걸 어떻게 했지? 정말 대단했구나’ 이런 반응이셨고, 와와109의 젊은 피이자 밀레니얼 세대인 30대 직원들은 ‘오래된 감성이 정말 재미있다'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죠.


와와109는 독자 사연 코너도 참 인기가 많았어요. 과거 받았던 독자 사연 중 기억나는 독자 사연이 있다면요.

이전의 와와109는 SNS가 없던 시절 독자와의 소통으로 유명한 잡지였습니다. 매달 독자분들이 보내주신 사연, 그림들,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등 갖가지 사연이 참 많았죠. 한정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때의 추억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읽고 지나버리기엔 아쉽다는 생각에 한정판과 별개의 미니북으로 독자 사연만 따로 싣게 되었습니다. 다만, 모든 독자분들의 사연을 담지 못해서 아쉽고 죄송해요.


와와109를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해 열심히 제작 중입니다.


와와109 인스타그램에 달리는 댓글들도 그렇지만, 현재 텀블벅 프로젝트 커뮤니티에 달리는 글들을 보면 감동적이에요.

댓글 하나하나가 정말 저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이사님의 경우는 와와109 창간호부터 폐간까지 직접 실무에 참여하셨던 책임자로서 감회가 새로우셨던것 같아요. 그저 일이었는데, 이렇게 사람들에게 추억이 되었다는 게 놀랍고 감사한 일이라며 코끝이 찡해지시는 걸 보았거든요(웃음). 다시 한 번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와와109 이후의 활동 계획이 궁금한데, 와와109 한정판 제작 이후에도 다시 잡지를 만드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한정판 이후에는 잡지보다는 다양한 캐릭터 콘텐츠와 제품들을 기획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와와109를 후원해주고, 응원해준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기억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이 만족하실 수 있는 한정판 와와109가 나올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에디터_ 권수현 | 이미지 제공_ 와와109


✤ 현재 진행 중인 펀딩 전체 보러 가기(클릭)

✤ 텀블벅 펀딩 시작하는 방법 보러 가기(클릭)

매거진의 이전글 CLAP 1기 창작자가 들려준 소회(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