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먹고 살아도 되겠다는 자신감과 팬들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었어요.
어떤 음악은 나를 많이 닮아있기도 하고, 또 어떤 음악은 나와 전혀 다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음악에 뜻이 없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시간이 흐르고 다시 들었을 때 '이 노래를 왜 싫어 했지?'라고 느끼는 순간도 오지요. 그런 걸 보면 음악을 듣는다는 건 혹은 느낀다는 건 내가 미처 몰랐던 뜻을 발견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요.
김뜻돌님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땐 몽환적이라 그리 와닿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딘가 닿아있지 않는다는 생각도 했었고요. 하지만, 김뜻돌님 정규 1집 텀블벅 펀딩 스토리를 보면서 다시 들었던 김뜻돌님의 노래는 오히려 몽환적이라 좋았어요.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 놓아도 된다는 뜻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마치 물속을 부유하는 듯한 음악과 매력적인 목소리, 독특한 가사가 마음에 콕콕 박혔지요.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김뜻돌님의 정규 1집을 기다리는 한 명의 돌멩이로, 또 김뜻돌님의 내면의 이야기가 더 궁금했던 한 명의 사람으로 인터뷰를 진행해보기로 했어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돌 하나에도 뜻이 있다' 세상의 모든 마음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김뜻돌입니다.
김뜻돌님 음악 세계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사준 통기타를 튕기면서 자연스럽게 작곡, 작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고등학생이 되고, 인디 음악을 접하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 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들었고, 그 시점부터는 음악을 듣는 것 이상으로 좋아하게 되었어요.
앨범 작업을 할 때의 하루와 일주일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엄청 빠르게 흘러가요. 얼른 만들어서 빨리 들려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때로는 밥 먹는 것도 잊고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스트레스 받을 때는 엄청 느리게 가기도 하지만요(웃음).
김뜻돌님에게 첫 정규 앨범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클 것 같아요. 특히 텀블벅 펀딩으로 진행하면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과 함께 만든다는 의미도 있을 것 같고요.
사실 크라우드펀딩으로 인기를 평가받는다는 느낌도 있어서 처음에는 주눅 들기도 했고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목표 금액을 훨씬 넘었을 때는 앞으로 계속 음악으로 먹고살아도 괜찮겠다는 자신감과 팬분들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가 된 것 같아요.
후원자 608명, 목표 금액 200% 이상 달성으로 텀블벅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셨는데, 소감은요?
처음에는 얼떨떨해서 실감을 못 했어요. 적지 않은 금액인데도 불구하고 이틀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하게 되고, 또 주변에서도 그동안 수고 많았다며 격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이제는 실감이 납니다! 너무 행복해요. 앞으로도 이 순간을 떠올리면 씩씩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한창 앨범 작업과 리워드 배송을 준비 중이실 것 같아요.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주변에서 포장을 도와준다는 친구도 있고 여러모로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순탄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선물을 포장하면서 한분 한분 받으실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렙니다.
텀블벅 펀딩 스토리에 티저 영상과 앨범 이미지를 올려주셨는데, 물속에서 촬영하셨더라고요. 힘들지는 않으셨는지 또 현장에서 에피소드가 있었을까요.
힘들었지만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한평생 물속에서 물안경 없이는 눈을 떠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눈을 뜨는 컨셉이라 세 시간 내내 물속에서 눈을 뜨고 있어야 했어요. 생각보다 할 만 하더라구요! 왜 진작 눈을 못떴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웃음).
리워드 중에서 찾아가는 1:1 공연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셨는지 궁금해요.
코로나 시대로 공연이 어려워진 요즘, 얼굴을 마주 보며 하는 1:1 공연이 더욱 소중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 또한 팬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좋아하기도 하고, 또 공연을 하다 보면 바로바로 곡에 대한 느낌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저에게도 참 재미있거든요.
그리고 리워드 선정과 관련해서는 텀블벅 홈페이지 내 다른 프로젝트를 자주 참고하며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어요.
몽환적이면서 무어라 하나의 단어로 딱 꼬집을 수 없는 분위기와는 대비되는 직설적인 가사가 어우러져 김뜻돌님만의 음악 세계가 완성된 것 같아요. 김뜻돌님만의 음악 세계를 직접 설명해주신다면요.
음악은 추상의 세계라고 생각해요. 무어라 해석해도 정답이 없는 게 음악이잖아요. 저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듣는 분들이 각자의 느낌으로 제 음악을 다시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무엇보다 제 음악을 통해서 사랑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고, 당신이 어떠한 존재건 결코 틀린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그렇다면 이런 음악 세계를 완성하는 데 있어 영향을 끼쳤던 뮤지션이 있을까요?
한참 뮤지션을 꿈꾸던 고등학교 시절에는 요조와 선우정아, the cardigans 같은 음악들을 많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그들이 완성도와 테크닉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지점 때문에 오히려 음악을 가슴으로 듣게 해준 것 같아요.
영감의 원천도 궁금해요.
요즘은 명상을 하면서 많은 걸 되돌아보고 있어요. 특히 제가 차마 느끼지 못했던 마음을 곱씹어보며 곡을 쓰고 있습니다. 딱히 영감에 집중하는 편은 아니지만, 제 마음을 가만히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하고 싶은 말이 수면위로 떠오르더라고요. 대부분 제가 저 스스로에게 하고팠던 말들입니다.
유튜브를 잘 활용하신다는 생각이 들어요. 뮤직비디오도 감각적이고요. 모두 다 직접 기획하시는 건가요.
영상은 제게 있어서 음악을 만드는 연장선입니다. 영상을 통해 퍼포먼스 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또 음악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영상으로 한 번 더 쉽게 풀어쓰는 느낌이 들거든요.
네이버 온스테이지는 김뜻돌님의 입덕 영상으로도 유명하더라고요. 영상마다 분위기나 컨셉도 다르고요. 이에 대한 후기를 살짝 들려주세요.
우선 네이버 온스테이지는 저를 비롯해서 밴드 멤버 전원이 함께 기획에 참여해서 더욱 뜻깊은 무대였어요.
사실 온스테이지 무대 기획을 직접 하다 보니 촬영 당일에는 무대도 꾸미고, 메이크업도 하고, 라이브도 하느라 무척이나 바빴어요. 완전 DIY 그 자체였습니다. 재주가 너무 많으면 피곤하다는 말이 있잖아요(웃음).
곡 작업을 위해 다른 분들과 협업도 많이 하시나요?
이번 정규 앨범에는 총 3분의 편곡자분들과 함께했어요. 각자 음악 스타일이 다른 분들과 협업하면 또 다른 김뜻돌이 나오는 게 재밌어요.
몽환적인 사운드부터 강렬한 록 사운드까지 음악적 경계를 넘나들고 계신데, 최종적으로 김뜻돌님이 음악으로 보여주고 싶은 음악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딱히 어떤 장르나 이미지에 구애받지 않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앞서 질문에서 하셨듯이, 강함과 약함을 넘나드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누구나 저에게 쉽게 다가오고 또 강하게 자극받게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김뜻돌님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사람들과 후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마디를 남겨주세요.
저를 언제나 사랑해주시는 ‘돌멩이들(팬 별명)’한테 사랑한다고 하고 싶어요. 또한, 제게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마음을 다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쨌든 이것도 투자이니까 몇 년 후 가지고 계신 앨범 값이 두 배로 뛸 수 있도록 열심히 구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_ 권수현 | 이미지 제공_ 김뜻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