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자라면 먹거나 베개를 만들자
나는 예전에 초등학교에서 글쓰기 워크숍을 가진 적이 있는데, 정작 말을 갖고 놀 줄 아는 것은 유치원생들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었다. 한 아이는 이렇게 썼다. "경적은 빨간 소리가 난다!" 또 어떤 아이는 이렇게 썼다. "화내는 것은 악마를 건드리는 것과 같다, 화내는 건 정말 나쁘다. 그것은 간의 맛이 난다."
그 아이들이 3학년쯤 되면 이름을 왼쪽 상단에 써야 하는지 오른쪽 상단에 써야 하는지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p58
바바라 에버크롬비 <작가의 시작> 중
제목: 시집
시집은 시가 사는 집
바닥에 흙이 있어서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집
흙에 시를 심으면
시가 자라지
다 자라면
먹거나 베개를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