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을 맞추지 않고 눈을 뜬지 이틀이 지났다. 아직 휴직 기간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휴직을 결정하고 연차와 휴가를 쓴지 이틀째 날이다. 늦잠을 푹자고 일어나 행복했던 첫째날과는 다르게 불안감이 어제보다는 조금더 자란 느낌이다. 아직까지 뭘 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고 39살이라는 나이에 아무것도 안하고 처음 쉬어보는 느낌이라 이 상황이 너무 어색하다.
내 휴직사실을 이제 알게 된 회사 동료들에게 온 연락들과 회사 메신저는 쌓여있고, 나는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아직도 회사 메신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조심스레 이유를 답변하면 대부분 안타까움과 비난의 어디쯤에서 나를 대하는 듯 하다. 누군가에게는 내 결정이 도망 또는 무책임한 회피로 보이는 모양이다. 이런 시선들이 억지로 밀어넣어두었던 불안감이라는 씨앗에 자꾸 물을 주는지 조금씩 다시 내 생각을 비집고 나오려고 한다.(물론 진심어린 걱정도 많지만 내가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무언가를 할때마다 돈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렇지 않게 시켜먹던 음식도 쿠팡배달도 조금씩 돈을 아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1년동안 이렇게 돈 아낄 생각으로만 살면 회사생활보다 더 스트레스 받을 것 같다는 생각에 불안감속에서도 혼자 피식 웃어본다.
수많은 생각중에서도 제일먼저 든 생각은 '1년동안 밥은 어떻게 해먹지? 하루에 두끼를?' 정말 단순한 내 생각에 스스로도 어이없음을 느낀다. '어떻게 1년이라는 시간을 잘보내지', '어떤 공부를 해서 나의 가치를 올리지'가 아닌 밥을 어쩌지라니......
그래도 다 먹고 살자고 일도하고 휴직도 결정하는 거니까 이 생각이 틀린건 아니겠지?
"1년동안 뭘 어떻게 먹고 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