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두 콩콩이의 반격
임신 중 산모의 건강을 위해 안정기에 들어서면 조금씩 운동을 권한다. 의사선생님들의 권유는 임신 후기가 되면 최소 30분에서 1시간, 2시간까지도 걷기를 하라고 한다. 이는 산모의 건강과 체력을 위한 것도 있지만 자연분만을 위해서이다.
하지만 임신후기가 될수록 배가 커지므로 움직임이 어려워진다. 실제로 숨이 컥 하고 막힐 때도 있고 마음대로 눕거나 일어나기도 점점 힘들어지는 것이 실상이다. 나의 짝도 그러했다. 필록싱을 좋아할만큼 에너지가 넘쳤는데 점점 지쳐했고 입맛도 잃어가며 움직임을 버거워했다.
임신후기가 되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궁경부 길이라고 생각된다.
너무 짧으면 작은 자극에도 문이 열릴 수 있어 안정될때까지 누워지내며 버티는 수 밖에 없고,
너무 두꺼우면 문이 열리지 않을 수 있어 걷거나 운동하면서 태아의 수직운동으로 태반을 연화시켜야만 한다.
나의 짝은 다행히 경부가 짧아 언제 위급해질지 모르는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자연분만을 원한다면 운동이 필수라고 말씀을 하셨다. 임신후기 초반에는 왕복 30분 거리를 말씀주셨는데 점차 예정일이 가까워질수록 운동시간은 왕복 1시간, 2시간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이미 임신만으로도 지쳐있던 짝에게 왕복 30분도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산자락에 집이 있어서 꽤 높은 경사의 오르막 내리락을 매일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지치곤 했다.
그 일상의 지침은 멀리 꿈꾸던 자연분만이라는 목표보다 가까웠고, 우리는 종종 스러지곤 했다. 돌이켜보면 아쉬울 수 있는 시간이지만 이제는 그런 것보다 그저 그 시기를 안전히 지났음에 감사한다.
당시에도 길거리를 걷다보면 만삭의 임산부가 남편과 걷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그땐 전우애를 느꼈다면 이제는 그저 그들이 건강히 새 생명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운동을 통해 자연분만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전혀 다른 이유가 개입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엄마의 노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모두 소중한 추억이 되는 것이다.
콩콩이는 임신주차 평균 몸무게, 머리둘레 대비 우량한 편이었는데 38주 검사에서 무려 한 주 이상이나 빠를 것으로 예측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머리둘레가 10센치를 넘으면 결국 제왕절개 엔딩일텐데 혹시 설 연휴에 갑자기 진통이 오면 어떡하지. 진통 다 겪고 제왕절개하게되면 너무 힘들지 않을까. 설 연휴에 담당의사선생님 휴진으로 인해 잘 모르는 선생님의 진료가 아쉽지는 않을까.
정말 주말동안 수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 그리고 더 나아가서 산모의 건강과 컨디션을 위해 제왕절개를 선택하자고 권유했다.
다행히 제왕절개는 잘 되어서 콩콩이도 짝도 모두 건강하게 완료했다. 담당의사선생님께 수술도 받았고, 설 연휴기간 조리원에서 셋이서 동행을 시작했다.
콩콩이는 3.48키로로 태어났는데 초음파로 봤을 때보다 몸무게도, 머리둘레도 작게 태어났다. 그래서 가끔 우리가 좀 더 버텼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나누기도 하지만 결론은 모두가 건강했으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 너에게 항상 최고와 최선을 해주고 싶었지만, 자연분만이 아니어서 미안함에 눈물 흘리던 엄마의 마음이 너에게도 닿았을까.
* 작은 원숭이같던 너의 처음을, 빼액 내지르던 울음을 함께 해서 엄마와 아빠는 정말 행복해
* 지금도 잘 웃고 잘 먹고 잘 자고 힘껏 울며 건강히 있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