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여행이 그렇게 좋다면서요?

콩콩이(4)

by 에르네스티토

태교여행이라는 단어는 누가 지었을까?

아마 여행업자나 마케팅업자가 아닐까.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육아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말처럼 외동에게 사랑을 부어주기도 하고, 또 예전과 비교하면 임신나이가 늦어지기도 해서 산모의 건강관리가 실제로 중요해지기도 했다.

태교여행은 그런 추세를 잘 반영했다. 임산부의 심신관리 및 임신가정의 언제 다시 올 지 모를 행복한 자유시간에 대한 욕구를 충족한 것이다.


우리 부부는 원래 여행을 좋아했다. 자유여행,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 가족과 떠나는 패키지여행. 함께 만나면서는 같이 여행도 다녀보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태교여행이 기대되었달까. 마치 결혼을 앞두고 신혼여행을 고르듯 골라보았다. 물론 생각보다 안전주의자였던 나의 걱정이 잠시 변수로 작용하긴 했지만 우린 떠났다.

그것도 두 번이나.


태국 방콕.

나의 추천으로 가게 된 우리의 첫 번째 태교여행지. 유흥으로 워낙 유명한 곳이다보니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식도락과 쇼핑을 즐기기엔 방콕만한 곳이 아직은 없지 않나 싶다.

친구와 왔을때는 술과 음악, 야시장으로 점철되었던 곳이었는데 5년 만의 방콕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웰니스호텔에 머물면서 매일 아침은 조식 먹고 요가로 시작해 보았다. 그러고는 가벼운 아침 수영을 즐기고 느지막히 맛집을 찾아 떠났다. 교통체증이 심했기에 되도록 피크타임은 피해 움직였다. 그렇다보니 대부분 근처거나 실내 쇼핑몰이 연계된 곳, 또는 맛집이긴 했지만 목표로 한 것들은 다 이루고 온 여행이었다.

조금씩 걷고 맛있게 먹고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며 보내는 시간. 누가 진정한 태교는 엄마의 심신이 행복하고 엄마아빠가 서로가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그래 그거면 된 거지.

그렇게 우리의 첫 태교여행은 너무 행복하면서도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끝을 맺었다.


베트남 다낭

사실 두 번째 여행은 참 고민이 많았다. 임신기간의 절반을 넘겨 27주를 바라보던 시간이기에 나의 안전과민증이 발동이 되었달까. 하지만 결국 산모의 행복이 중요한 것.

그렇게 우리는 3주 만에 베트남으로 떠났다. 다낭은 경기도 다낭시라고 불릴만큼 한국인 여행자가 많은데 그래서 병원이나 도움받을 곳을 미리 찾아둘 수 있었다. 일어나지 않으면 좋지만 만약을 대비하는 것, 이제는 그런 습관이 익숙해져야하는 시기였다. 역시 우리의 여행은 조식과 수영, 그리고 비가 간간이 오던 다낭의 날씨를 카페에서 즐겼다. 쌀국수와 분짜, 짜조, 모닝글로리, 코코넛커피들은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매 끼니가 기다려진다는 게 동남아여행의 큰 장점이 아닐까.


임신출산과정에서 참 왈가왈부들이 많은데 태교여행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나 싶다. 태교여행이라는데, 정말 태아를 위한 것이 맞냐는 말부터, 결국 임산부가 행복하고 안정해야 하지 않냐는 말까지. 맘카페와 마미톡을 보면 평행선을 달리듯 매번 논쟁거리인 것은 태교여행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두 번이나 다녀온 입장에서는 임산부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고, 부부가 행복할 수 있다면 짧게라도 가까이라도 다녀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두 번의 태교여행을 돌아보면 참 감사하다.

먼저, 아무 사건사고 없이 안전하게 여행했고 음식도 너무 잘 즐겼다. 사기/분실/소매치기도 없었고 물갈이/배탈도 없이 순항하였다.

두 번째로는, 콩콩이를 인지하지 못 한 채 다녔던 도쿄와 달리, 셋이 하나되어 다닌 것은 다른 차원의 행복감을 주었다. 걷는 것도, 수영도, 먹는 것도, 마시는 것도 조심하면서 다녔지만 태동으로 우리는 교감했다. 여행 틈틈히 배에 귀를 대고 콩콩이를 느끼고 생각하며 다닌 여행은 태국과 베트남을 완전 새로운 색으로 칠해버렸다.

마지막으로, 머물던 자리마다 우리 가족이 서로를 생각하던 마음과 우리에게 배려하던 현지인들의 마음이 전해졌다. 부부가 서로를 한 발짝 더 배려하고, 태국과 베트남의 많은 이들도 인사 건네고 배려해 주던 마음은 깊이 남아있다. 콩콩이에게도 그런 따스함을 전해져서일까 이따금씩 웃는 방긋방긋 미소에서 나도 따스함을 느낀다.

지금의 이 순간들에 머무는 우리의 마음들도, 아이가 커가며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


* 방콕의 어느 루프탑 바, 이른 시간에 방문하여 오롯이 우리만 즐기던 그 시간에 음악 소리에 맞춰 너를 쓰다듬던 엄마의 손길을 기억할까,

* 엄마 아빠는 콩콩이가 세상을 마주하고 얼마나 더 다채롭게 받아들일 지 참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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