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남을 것인가 그만둘 것인가?
"xx님, 저도 퇴사합니다. 퇴사 날짜 잡았어요."
점심시간. 한 술을 뜨기도 전에, 무방비 상태로 한 팀원에게 들은 말이다.
갑자기 퇴사를 한다니...
우리 팀은 회사 내에서도 팀원수가 가장 많은 팀이었다. 다들 또래이고 모난사람없이 다들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 팀의 기둥과도 같았던 남자 선임분의 퇴사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그러더니 얼마 안 지나 다른 팀원 한 분이 또 퇴사를 한단다. 그러더니 같은 날, 다른 선임 분이 나도 퇴사예정이라고 했다. 그렇게 갑자기... 4명이 나갔고, 8명이던 우리 팀은 반토막이 나고 말았다.
막막했다.
무서웠다.
걱정이 됐다.
특히 퇴사한 4명 중 3명은 내가 업무 할 때 긴밀하게 협업했던 분들이라서 그 충격이 더 컸다.
"저 사람들이 하던 업무 이제 내가 맡게 되겠지?"라는 걱정보다는 좋은 동료들과 더 이상 같이 일하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에 슬프고 아쉬웠다.
회사에서의 최고의 복지는 '좋은 동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들게 해 준 사람들이었다.
팀원 4명이 우르르 떠나고.. 나는 왜 그렇게 마음이 힘들었을까? 그야 나는 아직 이 분야 1년 차 주니어이기 때문이다.
위에선 '협업'이라고 하긴 했다만.. 아마 '의지'가 더 맞는 표현이지 않을까. 맞다, 업무 할 때 팀원분들에게 많이 의지하고, 물어보고 배웠다. 하지만 이젠 내가 의지하고 물어볼 상대가 사라진 것이다.
물론 팀장님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팀장님은 정-말 바쁜 분이시고... 우리 팀은 특성상 개인이 ad-hoc 프로젝트를 몇 개씩 들고 있는데, 프로젝트 초반, 중반, 후반에 팀장님이 다 봐주셔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팀장님 개인미 담당하는 다른 업무도 많기 때문에 (ex, 제안서를 쓴다던지...), 실무를 함에 있어 하나하나 세밀하게 봐주기가 힘든 것이다.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것.
나에게 좋은 기회일 수 있다.
프로젝트를 할 때 지금까지는 선임님이 pm이고 내가 서포트하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내가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되었으니. 그리고 담당자가 되면 책임감과 관여도의 깊이 또한 달라지니까.
(1) 참 고단할 것이다. 팀원 4명이 퇴사한 지 한 달이 된 현재, 이미 그 고단함을 느끼고 있으니...
하지만 분명 많이 배우고 성장할 것이다.
(2) 그렇지만 내가 지금 이 연차에 벌써부터 이렇게 큰 책임감을 떠안으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까?
주니어로서 상사에게 제대로 가이드를 받고 싶은데 우리 팀장님은 그걸 줄 수 없는 사람인데.
이 두 가지 생각이 상충하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퇴사하고 싶다... 이건 아니야, 라며 잡사이트를 뒤져보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이건 오히려 좋은 기회일 수 있다며 버텨보라고 한다.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일까.
옳은 선택이란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