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한 보복 방법에 기가 찰뿐입니다
일전에 층간소음 보복에 관해 쓴 적이 있습니다. 칼과 망치 손도끼는 물론이고 장검과 화염방사기까지 등장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https://brunch.co.kr/@zzomsenge/44
위층의 층간소음을 참다못해 위층의 위층으로 올라가 똑같이 보복했다는 사연도 소개했었고요,
https://brunch.co.kr/@zzomsenge/57
다들 뉴스 봐서 아시겠지만, 그보다 더 효과적이고, 강력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너무 잔인하다고 해야 할까요. 새로운 층간소음 보복 방법이 나왔네요. 코로나 바이러스 고의 전파 방식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전북 익산에서는 아래층 40대 주민이 위층 현관문에 코로나에 걸린 본인 콧물과 코딱지 등을 묻혔다가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5월에는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코로나에 걸린 아랫집 여성
이 윗집 아이 자전거 손잡이에 자신이 쓰던 휴지를 문질렀다가 역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모두 층간소음이 원인이고, 보복 수단이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점, 그리고 CCTV(폐쇄회로 TV)에 범행 과정이 전부 녹화됐다가 걸렸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층간소음 분쟁이 많아지고 그 분쟁 양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 코로나 바이러스가 보복하기에 편리하다는 점, 그리고 CCTV가 없는 곳도 많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적발된 코로나 보복 건수가 전체의 빙산에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는 추정이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직장 동료들이 스트레스를 받다가 상사 뒤통수에 대고 “코로나나 확 옮겨버릴까”라고 농반 진반으로 뒷담화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가 큰 부작용이 적고, 이제는 확진되더라도 직장 내에서 큰 압박이나 질책을 받지 않기 때문에 발병 초기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저 질환이 있는 고연령층 분들에게는 위협적인 공격 방법이 될 수 있겠지요.
특히 울산 여성의 경우 아이를 보복 상대로 지정했다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여성은 2주 전에도 층간소음 불만 때문에 위층 현관에 기름을 뿌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여성은 “잘못된 행동인 줄은 알면서도 계속되는 층간소음에 홧김에 그런 행동을 저질렀다”라고 했습니다. 층간소음 갈등 때문에 이사까지 고민하던 차에 돌이 안된 아이가 코로나에 걸려 아파하며 잠들어있는데 또다시 시끄럽게 하자 욱하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는 겁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동을 상대로 한 범행은 여전히 용서하기 힘듭니다. 경찰은 이 여성에서 특수상해미수 혐의와 함께 감염병법 위반 여부도 검토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익산 남성의 경우도 위층 주민들과 수차례 층간소음으로 다툼을 벌이다 그 같은 보복을 실행했다고 하는데요, 이 역시 가족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범행이 아닐 수 없겠네요. 경찰은 이 남성 역시 특수상해미수와 감염병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 코로나 기승이 한 풀 꺾였습니다. 브런치 펠로우 분들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즐겁고 활기 넘치는 5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미지= MBC뉴스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