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78... 후배 편(28)
친한 지인 부부의 얘기입니다. 20년 가까이 허물없는 지내는 사이입니다. 하루는 연애 시절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농담 삼아 지인의 아내 분께 “어떻게 저런 분과 연애를 시작하게 되셨어요”라고 물었습니다. 아내분은 굉장한 미인이었고, 지인은 말 그대로 평범한, 배 나온, 중년의 한국 남성이었습니다. 외모만 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커플이었던 거죠.
그때 아내분의 대답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남편의 얼굴은 보지도 않았다, 처음 전화했는데 그때 바로 마음을 빼앗겼다고 하더군요. 부드럽고 매력적인 저음의 바리톤 음성. 그런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데 그냥 '뿅'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하더군요.
지인은 예나 지금이나 뭐가 상대에게, 특히 여성에게 어필하는 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꼬박꼬박 이름을 불러주는 화술에 유리 위를 굴러가는 구슬 같은 목소리가 얹어지면 옆에서 같이 듣는 남자도 꼼짝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필자는 그러나 지인의 화술에서 부드러운 바리톤 음성보다, 꼬박꼬박 '00 씨'라고 이름을 부르며 대화를 이끄는 패턴을 주목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름에 애정과 자부심이 있습니다. 이름이 새겨진 문패나 이름을 새겨 넣은 옷, 심지어 케이크에도 이름을 얹어 놓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 뇌는 엔도르핀을 분출합니다. 지인은 그런 심리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이름을 듣기 어렵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출석 부를 때나, 친구들이랑 놀 때 계속 자기 이름을 듣습니다. 그러나 직장에 들어가면서 이름을 잊게 됩니다. “김 과장님" "이 부장님" “00 아빠”처럼 직함과 누군가의 아빠로 불려집니다. 공사 현장에서는 "김 씨", "박 씨"처럼 성만 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인들도 이름을 그리워했지요. 김춘수 시인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이름을 듣기 힘든 세상,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게 대단히 사려 깊고 배려있는 태도로 여겨지는 시대가 된 거지요.
이름을 불러주세요. 사무실에서도 "김 대표님", "이 상무님", "박 과장님" 대신, "미선 과장님" "근태 대리님"처럼 이름과 직함을 함께 붙여 부르는 것은 어떨까요? 훨씬 더 다정하고 친근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름을 불러줘야 하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이름을 불러주면 상대를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이름을 부른다는 행위는 그 사람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세요. 사무실의 선후배 동료들이 어느새 당신에게 꽃이 돼서 다가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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