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노력이 당연히 빛을 발할 거라 믿는 순간이 있다.
이번만큼은 성과가 말해줄 거라,
그 자리에서 웃으며 이름을 부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호명된 건 내 이름이 아니었다.
센터에는 세 개의 도급사, A·B·C가 있다.
각각 500명, 총 1,500명의 상담사.
그중 올해 1등의 자리에 내 이름이 올랐다.
성과표 위의 숫자가 아니라, 하루하루 고객과 마주한 시간,
견디고 삼킨 감정의 무게가 만든 자리였다.
그런데 승진 명단은 전혀 다른 이름을 올려놓았다.
승진 방식은 상위권자 중 팀장이 권유한 사람,
그리고 그중 자원한 사람이 되는 구조다.
하지만 이번엔 오래 근무했지만 성적은 중·하위권인 사람이 뽑혔다.
진짜 상위권자들에게는 물어보지도 않았다.
센터 전체 2등인 동료가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은
“CPH(시간당 처리 콜 수)가 낮아서”였다.
웃기는 건, 그 ‘낮다’는 기준조차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거다.
게다가 우리는 개별 심사의 기회조차 없었다.
모든 건 팀장을 통해서만 본사에 전달됐다.
본인 인센티브가 걸린 사람이 추천권과 전달권을 쥐고 있으니,
결과가 어디로 기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일이다.
공정함보다 팀장의 계산이 우선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엔 너무 노골적이었다.
이 발표 이후, 상위권에 있던 사람들은 허탈했다.
그리고 승진권에 있던 동료들이 대거 이탈 의사를 밝혔다.
팀장의 태도도 변했다.
예전에는 장난치며 웃던 사람이
이제는 말을 딱딱 끊어 짧게 던졌다.
‘내가 예민한 건가?’ 싶었는데,
업무가 끝나갈 무렵 두 명이 더 같은 말을 했다.
아, 변한 건 나만 느낀 게 아니었구나.
배신감은 오래 남았지만,
나는 감정을 갈무리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의 승진이 전부가 아니라면,
이곳이 내 전부일 필요도 없으니까.
언젠가, 숫자와 계산이 아니라
진짜 성과로만 평가받는 곳에서
다시, 내 이름으로 된 1등을 하고 싶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오늘도 한 통의 전화를 받으며
나아간다.
ㅡ
이 글은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다만, 공정함이 무너진 순간을 겪은 한 사람의 기록이다.
누군가는 “세상이 원래 그렇다”고 말하겠지만,
그렇기에 기록은 더 필요하다.
이 일을 겪으며 알게 된 건,
‘내 자리’와 ‘내 성장’을 지키는 일은
누군가의 승인보다,
내가 스스로 가치를 증명하는 과정을 포기하지 않는 데 있다는 것.
혹시 당신도,
이런 순간을 겪어본 적 있는가?
그때 당신은 어떻게 마음을 추슬렀는지,
그 이야기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