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에서의 무전취식!? : 대만 국민음식 루러우판
대만은 중국인가 일본인가 ( 5 )
터덜터덜 캐리어를 끌고 타이베이로 돌아와서
게하에 체크인을 했다
몸은 천근만근 지쳤지만 배는 고프고
리셉션에서 맛집을 물었다
"난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이 가는 식당을 알고 싶다
루로우판 맛집이 있느냐?"
루로우판은 조린 돼지고기를 얹은 밥으로
대만 국민음식이라고 들었다
90년이 넘은 맛집이라며 삼원호( 싼 위엔 하오)를 추천
15분 정도 걸어가면 있다 하네
무거운 다리를 질질 끌며 도착해서
짧은 중국어- 영어 메뉴가 있음에도 굳이- 로
루로우판 공신차이 파이구탕을 시켰다
세 가지 해서 100 타이완달러 했던 듯하다
우리나라 돈으로 사천 원정도?
백반집이 그러하듯 특별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맛없지도 않은 음식들이 나왔다
루로우판은 다른 집에 비해 기름지지 않았고
공신차이는 삶은 공심채에 소스를 뿌린 듯했고
파이구탕은 튀긴 돼지갈비를 맑은 탕에 넣어 슴슴했다
현지인 아재들이 흘낏흘낏 쳐다보던 그 식당에서
먹고 나오려는데 아......
지갑을 게하에 두고 온 것이다
등 뒤에 식은땀이 쭉쭉 당황 황당
영어로 구시렁대니 귀요미한 학생을 불러다 준다
내가 지갑을 두고 왔다 갔다 올게 조금만 기다려라
영어 중국어 다 섞어가면 말하니
옆에 있던 얘가 쟤 뭐래니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귀요미한 학생이 메이여우 치엔 -돈 없대-
이라 대답하는 소리를 들으며
여권을 쥐어 주고 떵이샤를 외치며 뛰어나왔다
숙소까지 가는 길이 아주 멀었다
문득 6인 도미토리인데 지갑 누가 가져갔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까지 머리를 때렸다
이미 타이베이 도착 날 우산을 잃어버렸던 터였다
허겁지겁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방으로 가자
주먹만 한 지갑이 침대에 널브러져 있었다
다시 식당으로 가는데
헉... 한국 여권 비싼데 그사이에 팔았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
돈은 돈이지만 여권 없으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건 어...
올 때보다 더 큰 걱정이 되어서 심장이 쿵쿵거렸다
나 왔어하면서 돈을 주고 여권을 받고
씨에씨에를 열 번쯤 외치고 어리바리 식당을 나왔다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있었다 해도 엄청 놀랄 일인데
영어권 국가도 아니고
영어 유창한 직원이 있는 관광지도 아니고
하아... 놀라서 진짜 백년은 늙은 듯
아... 이 대만 여행은 에피소드 부자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