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끌(책에 끌리다) #서평 104
살다 보면 별걱정을 다하고 산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요즘 같으면 코로나19에 걸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회사를 나가지 못하게 되겠지, 다른 직장동료들한테 민폐가 될 거고, 진행하던 프로젝트는 누가 맡을까? 우리 가족들도 일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겠지...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다행인 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째 되어가고 있지만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괜한 기우라고 하기엔 여전히 상황이 좋진 않다.
<내 걱정은 내가 할게>의 저자는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냐'라고 물었다. 몸도 마음도 바쁘게 보낸 것 같은데, 정신없이 버텼는데 걱정만 더 쌓여가는 것 같냐고 또 물었다. 그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온전히 나 자신을 바라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고 보면 나 자신에 대해 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가족들 걱정이나 회사 일에 대한 걱정은 수시로 하면서 정작 내 걱정은, 아니 나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잘해 왔고, 지금도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내 삶은 누가 뭐라 해도 내 것이고 누가 대신해 주지도 않는데 남들 이야기를 듣느라 바쁘면서도 정작 내 맘속에서 하는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의 저자는 '걱정'은 언제나 좋지 않은 의미로만 쓰이고 있다며,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말들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뒷걸음질 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걱정 자체를 줄여나가는 방법은 물론 걱정을 줄이면 보이는 것들에 대해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책은 내 맘대로 행복하게, 넌 행복한 게 어울려, 나도 안 하는 내 걱정이라는 3개의 큰 제목으로 나눠져 있고, 총 128개의 짧은 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우리 하고 싶은 거 다하면서 살자
조금 돌아가면 어때 조금 늦으면 어때
조금 비효율적이면 어때 그게 뭐 어떤데
많이 행복하고 많은 걸 느끼는 삶을 살아
옳은 말이지만 삶이 팍팍할 때는 이런 생각을 하기 힘들다. 하고 싶은 거 다하면서 살고 싶지만 현실은 녹녹하지 않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며칠 전에 넷플릭스에서 보았던 [미니멀리즘(오늘도 비우는 사람들]이란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선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성공했다는 시선을 받기 위해 더 좋은 차를 사려고 하고 더 좋은 집을 가지려고 한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바라던 것들을 하나둘 채워도 욕심은 끝이 없고 오히려 중요하지 않은 걸 하느라 정작 자신에겐 소홀했다는 생각을 하고 가진 걸 줄이고 비우는 과정에서 더 큰 행복을 찾게 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에 소개된 <기준>이라는 시에는 '내가 나를 이끼는 것에서부터 행복한 삶은 시작하는 거란다'라고 쓰여 있다. 마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원하던 진정한 행복을 비우고 버리는 일에서 깨닫게 됐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다가왔다.
좋은 친구를 두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오랜 시간 내 옆에 있는
친구가 가장 좋은 친구니까
그러게 말이다. 주변에 둘러보시라. 지금 누가 있는가?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가족이고 친구이고 동료다. 가끔 말다툼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흉도 보지만 결국 내 옆에 있는 그 사람이 진짜 내 친구이고 가족이지 않은가.
이 책은 어느 책보다 읽기 쉽다. 마음에 드는 제목을 보고 하나둘 읽다 보면 금방 책장을 덮게 된다. 물론 그게 끝은 아니다. 짧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을 곱씹어 보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내 걱정은 내가 하자. 물론 그것도 안 하면 더 좋겠지. 미리 걱정하지 말고, 나의 행복을 의심하지 말자.
이 글은 넥서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209777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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