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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끌 Jul 17. 2024

당신은 행복할 수밖에 없는 사람


1989년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가 극장 스크린에 걸리고 나서 각종 언론에서는 연일 토픽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 당시에도 대한민국은 지나친 과열 학습과 교육열로 학생들은 무한 반복되는 학업 경쟁에 내몰렸었다.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 이 영화의 제목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는 성적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중생이 남긴 유서의 제목이었다.


35년이 지난 2024년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 입시 경쟁은 여전하고 취업난에 코로나19 이후 치솟는 물가로 1997년 IMF 때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요즘 따뜻한 감성으로 손을 내미는 책이 눈에 띄었다.


<당신은 행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란 제목의 책에는 하루하루를 애쓰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글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달밑은 행복과 거리가 먼 일상들이 몇 년간 이어지던 어느 날 자신에게 '나는 행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란 말을 해주었다며, 언젠가는 볕이 닿는 곳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걸어 보고 있다고 말했다.



p.41

모든 걸 다 잘 하려고 조바심 부리지 말자. 어느 하나 특출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세상에 참 많다.

내가 아니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쓸데없는 자존심과 오지랖, 무모한 사명감은 내려 두고 나에게 더 집중하자.



p.75

말이 많아지면 말실수도 늘어난다.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실수라면 다행이지만 내 말이 상대방의 어느 부위를 어떻게 상처 낼지 모르는 일이다. 한 번의 대화가 인연의 수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걸 몇 번의 경험으로 새겼던 나로서는 이전보다 부쩍 말이 줄었다.



지난해 4월 이후 갑작스럽게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졌다. 몸도 마음도 지쳤고 매사에 의욕이 나지 않아 직장에 나가 일하는 것이 힘에 부쳤다. 주변에서는 얼른 큰 병원에 가보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로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주변의 관심이 오히려 날 더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평일에는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나가 일을 해야 했지만 주말에는 온종일 나만의 시간을 갖고자 집 밖으로는 거의 나가지 않고 은둔자로 살았다. 당시에 업무 과다로 야근까지 하다 보니 몸이 많이 축났고,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에 해왔던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멈추고 온라인 비즈니스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비즈니스 기회가 많이 없어졌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 수치가 다시 오르는 등 악순환이 거듭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훌훌 털어버리고 내려놓으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러지 못했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어떨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 역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잘 버텨냈고, 올해 3월 이후부터 2천여 권의 서평 책들을 정리하고 집안 분위기를 바꾸면서 우울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 책을 읽어 보니 저자가 힘들었던 시기를 극복했던 일들이 나와도 닮아 있었다.



p.78

언젠가 누군가를 미워하다 깨달았습니다. 미움은 내게 어떤 예쁜 꽃도 피울 수 없다는 것을요. 한때는 연금술을 꿈꾸듯 마음을 모아 어떤 좋은 것을 만들 수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많은 이가 타인을 미워하고 뒷담화 할 때 평소보다 생기가 오른 듯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것은 부정적인 쾌락의 모습일 뿐, 건강한 의미에서의 행복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p.115

대화가 통한다는 건 단순히 재미있게 웃고 떠들 수 있는지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부로 말하지 않는지, 우리와 엮인 작은 일들도 상의하는지, 다퉜을 때도 이성의 범위 안에서 대화할 수 있는지, 잘 듣고 잘 기억하는지, 지적과 비판의 말들보다 긍정과 이해의 말을 하는지로 판단해야 했습니다.



요즘 나의 고민은 초등 때부터 친구였던 녀석을 계속 친구로 두고 갈지 아니면 과감히 끊어낼 것인지를 두고 몇 달째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녀석의 어머니 장례식 이후, 내게 3년 넘게 단 한 통의 전화도 없었는데, 한 달여 전에 내가 전화를 하니 "누구세요?" 하고 되물었다. 내 이름의 연락처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금 나누고 끊었는데, 그 이후에도 여전히 연락은 없다.


아, 나도 행복할 수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당신이 바라는 그날은 반드시 온다고 말했다. 꽝이 늘어나는 하루가 힘들지라도 그만큼 행복에 당첨될 날이 가까워질 것이라며. 사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뒤돌아 보고 옆으로 보고 앞으로 봐도 대학시절 혹은 중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 지금의 내 모습을 비교 아닌 비교하게 되면서 나만의 온전한 삶을 충만하게 살지 못했다.


저자는 가야 할 길을 아는 사람은 사사로운 인연에 얽매이지 않는다며 얕고 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마음의 낭비, 멀어진 사람에게 매달리는 감정의 부질없음을 잘 안다고 이야기했다. 멈추지 않고 꿋꿋이 자기 리듬으로 걸어가라며 말이다. 오랫동안 알던 친구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이 책을 읽어 보면 그저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나도 행복한 사람이란 것도.


이 포스팅은 부크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log.naver.com/twinkaka/223515737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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