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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그녀 Oct 31. 2023

부러워 죽겠는 그녀의 카페를 다녀오다

뷰클런즈 카페와 윤소정



송리단길 한 자락, 뷰클런즈 카페

불금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송리단길에서 주택가로 조금 들어가니 그곳이 있었다. 한번쯤 꼭 와보고 싶었던 '뷰클런즈 카페'다. 최캡틴(남편이라고도 한다)이 나갔다 오라고 했다. 지난 한 주 두 아이가 연속으로 열감기를 앓았었다. 더불어 피폐해진 나를 보고 최캡틴은 위기감을 느낀 듯 했다. 



낡은 단독주택을 고친 카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조용했다. 벽도 가구도 나무 소재여서 인지 따뜻한 느낌이다. 올드팝이 흐르고 풀향 같이 느껴지는 내음이 났다. 커피를 주문하는데 종업원이 말한다.

"여기는 쉼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되도록 말씀은 조용히 부탁드려요"

그러고 보니 벽에 써 있다. 뷰클런즈는 스웨덴어로 '쉼'이라는 뜻이다.



뷰클런즈 카페에 오고 싶었던 이유는 '윤소정'님 때문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소개해줬다. 사람과 사업에 대한 그녀의 철학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녀는 인문학 관련 유명 강사였다. 현재는 자신의 철학대로 카페, 와인바, 학원을 '트루스'라는 기업으로 묶어 운영하고 있다. 또 대단한 것은 지난 16년 간 매일 일기를 썼고 공개했다는 점이다. 지금도 '윤소정의 생각'이라는 이름으로 유료 구독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마치 갤러리 같았던 카페


그녀가 자신과 타인이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위한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점이 좋다. 직원들도 주기적으로 교육하며 함께 성장한다. 또 매일 2시간 온라인에서 함께 공부할 이들을 모집한다.(나도 얼마 전 신청했다가 탈락했다) 카페 곳곳에도 그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녀가 쓴 책 <컨티뉴어스>를 읽으며 어떤 마음으로, 어떤 방법으로 일을 만들어 왔는 지 느낄 수 있었다. 사업을 배우는 여행을 떠나고, 대가들을 찾아다니며 배우고, 일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책에 담겨있었다. 그래서 뷰클런즈 카페 곳곳이 스토리로 다가왔다. 헤르만 헤세 소설의 처음과 끝을 성장의 과정으로 읽었다며 벽면 가득 책의 낱장이 붙어 있다. 13년 기록한 일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큰 테이블 한 가득 올려두었다. 


머리 맡에서 새 소리가 나던 그 자리


카페 구석구석을 거닐다 2층의 'pause'라는 공간에 자리잡았다. 카페 전반에 흐르는 <Moon river> 사이로 나만 들릴 수 있게 새소리가 난다. '네가 진짜 쉬었으면 좋겠어. 아무것도 안하고'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뭉클했다. 약간은 시큼한 맛이나는 아메리카노를 머금으며 글로만 봤던 장소에 오는 기분을 즐겼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니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어 공책을 펼치고 연필을 들었다. 조금 더 가치있는 생활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기록했다. 



이곳에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선망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까. 꾸준한 글쓰기, 철학을 담은 공간 만들기,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기. 하나같이 이상적인데 해내다니. 갖고 싶은 신기루들이다. 한편 욕망하게 된다. 부러움이 조급함에서 멈추지 않게 하자. 욕망으로 남아 날 행동하게 하길. 이 언니 흥해서 내 욕망을 계속 자극해주길!



- 윤소정님 유튜브: https://www.youtube.com/@trus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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