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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그녀 Nov 14. 2023

쓸데없는 일을 하는 아이로 키우자

<다크호스> 성공법칙이 달라졌다

강신주 작가의 <강신주의 장자수업> 프로그램을 정주행 중이다. 그중 ‘우리는 왜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고 치열하게 하는가?’라는 파트가 있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경쟁을 하는 시대에서 장자가 하는 말은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은 쓸모없음에서 결정된다’이다. 쓸모가 없는데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그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삶의 중요한 부분이 결정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린 장자가 아니기에  “왜 쓸데없는 것만 하고 있니?”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종종 아이들은 책 좀 읽으면 좋겠는데 레고 블록만 만지작거린다. 포켓몬 카드에 폭 빠져 하루종일 중얼중얼 이름과 타입을 외우고,  미니어처로 온갖 것을 만들겠다고 집을 쑥대밭을 만드는 등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딴 데 정신 팔려 있다. 가치 없어 보이는 것에 몰두되어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묵직한 게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일상을 살고 있다면 기뻐하라. 이런 아이들이 성공한다고 말하는 책이 있으니.

이런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공부해! (출처:unsplash)


<다크호스>는 <평균의 종말>을 쓴 ‘토드 로즈’의 책이다. 그의 전작 <평균의 종말>에서는 평균이 진리라고 평가받는 사회가 이어져 왔지만(왠지 중간은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지 않나) 평균은 허상이라고 말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뜻밖의 승자'를 뜻하는 <다크호스>에서는 인생의 성공법칙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누구나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하는 표준화된 삶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지극히 사소한, 그렇지만 열정과 바람이 깃든 ‘미시적 동기’를 찾는 것이 성공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다가 직업이 되어 정리 컨설턴트가 되고, 사람과 요리를 좋아하다가 파티 기획자가 되는 등 미시적 동기가 발전하는 것이 개개인의 충족감을 주는 성공이라는 것이다. 현실에서도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이렇게 표준화된 길을 벗어나 진정하고 싶은 일을 하며 직업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재밌게 유튜브 하며 돈 버는 사람들 보면 좀 부럽지 않나?


다크호스는 말한다. 성공의 법칙이 바뀌었다고!


생각해 보면 우리가 흔히 성공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소위 ‘사’ 자 돌림이 되었다고(여기에 교사는 들어갈까? 빠질까?)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더불어 우리가 모두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직장의 회사원들이 루틴한 삶 속에서 기계의 부품처럼 살아가고 있다. 50만 수험생 구독자의 <스터디코드> 조남호대표가 최근 <라이프코드>로 탈바꿈하고 대상을 성인으로 확장하여 집단 무기력, 개인의 공허함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각 교과목의 본질을 논하던 그가 공허함을 멈출 삶의 본질을 추구하라고 권하고 있다. 다크호스식 처방전에서는 '가장 관심 있는 일을 더 잘하면 된다'라고 간단한 해결을 준다. 



허나 열정을 다해 계속하고 싶은 '미시적 동기'를 찾는 것이 어렵다. 책장을 넘기면서도 '대체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거야?' 하며 숨바꼭질했다. 책을 닫을 때까지 뚜렷한 방법을 찾진 못했다. 오히려 책은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미시적 동기 깨닫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도
그런 동기를 헤아리는 일은
불가능한 과제처럼 느껴지기 쉽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책은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 번째 방법은 내가 누군가를 비판하려 드는 순간 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이유를 분석해 거꾸로 내 욕구를 느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모든 상황에서 내가 정확히 어떤 점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다. <최재천의 공부>의 다음 문구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악착같이 찾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대부분은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돼요. 내 길이 아니라는 걸 발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죠.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고속도로 같은 길이 눈앞에 보입니다. 제가 정확하게 그렇게 했어요. 한 10년쯤 달리다 보니 처음에는 친구들보다 훨씬 늦었는데, 10년 정도 지나면서 남들보다 조금씩 앞서가고 있더라고요. 저는 똥물학과 학생(생물학과를 똥물학과라고 하며 낮은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으로 우울한 대학 생활을 했지만,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짓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뭘까? 뭘 하면 좋을까? 계속 스스로에게 물었죠                                                                   <최재천의 공부, 285쪽>


서울대, 이화여대 교수님으로, 최근에는 유튜브도 개설해 과학과 철학을 나누시는 최재천 교수님 또한 치열하게 길을 찾는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아나운서인가?' 해서 당대 최고 앵커를 찾아가고, '외교관인가?' 해서 대사관을 찾아갔다고 한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강의도 듣고, 사람도 찾아가고 책도 읽으며 내 길을 찾아야 한다고 하신다. 치열하게 길을 찾았다는 것이다.


 너의 미시적 동기는 뭐니? (출처: unsplash)



"왜 맨날 그것만 붙잡고 있어?"하고 튀어나오는 말을 참자. 아이들은 성인보다 미시적 동기를 찾는 것이 수월할 수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동기의 강도가 유치원 때 최고치였다가 이후로 꾸준히 낮아진다고 한다. 어릴 적에는 이것저것 재밌는 것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이었는데 지금은 시간을 주어도 뭘 해야 할지 모르지 않나. 또 아이들이 이 과정에서 인생을 결정하는 결정적 동기를 찾지 못하더라도 무엇이든 한 가지를 추구해 보는 과정은 훗날 진정한 길을 찾았을 때 요긴하게 사용된다.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효율적으로 받는 것에 익숙한 한국인의 특성상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며 책에 솔루션을 바랐다. 책을 덮고 상념에 찼다. 이 책은 지침을 주고자 함이 아니었다. 삶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하는 거다. 세상이 꼭 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계속해서 '나'를 파악해야 행복할 수 있다. 조금 뒤처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아이들에게도 자신의 미시적 동기를 찾아가는 삶의 태도를 주는 것이 '진짜 성공'하는 가이드다. 쿨하게 말해주자.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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