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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그녀 Nov 17. 2023

2022 개정 교육과정, 넌 누구냐?

초등 교육에서 달라질 점


내년부터 바뀐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교사뿐 아니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교육과정의 변화를 알면 큰 도움이 될 거다. '또 바뀐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려 7년 전인 2017년,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7년 사이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특히 코로나 19) 새로운 2022 개정교육과정은 대한민국 11번째 교육과정이다. 이를 위해 2021년, 대국민 의견 수렴 및 큰 틀인 총론의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이후 2022년 말에 교육과정이 확정되었으며 내년, 즉 2024년에 초등학교 1, 2학년부터 적용된다.


교육과정이 개정된 것에는 코로나 19의 영향도 크다. 팬데믹으로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이 단순히 창의융합적 인재를 넘어 '변화대응력'을 갖춘 시민으로 성장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더불어 2016년 클라우스 슈밥이 언급한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교육에도 디지털 전환 시대에 걸맞은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현장에서의 체감은 팬데믹 이후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 및 PC를 다루는 기능이 신장되었고, 교육적 목적에서의 기기 활용에 대한 우려(과도한 사용, 집중력 저하 등 초반 원격수업이 도입되었을 때 사회적인 염려가 컸었다.)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 같은 맥락으로 AI 등 정보 교육의 확대로 개정 교육과정에 적용되었다.


핵심은 학생 주도성과 역량 (출처: unsplash)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큰 핵심 키워드는 '학생 주도성''역량'이다. '학생 주도성'은 보편적으로 떠올리는 자기주도학습이다. 하지만 단순히 성적을 올리는 결과론적인 자기주도학습이 아닌 자신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학습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어떤 전략을 활용해야 하는지 등 주도적인 학습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학습자의 '역량'이다. 역량은 지식을 갖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삶에 적용시켜 총체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힘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르고자 하는 인간상도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이다. 이전 교육과정의 인간상이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인 것과 비교했을 때 '주도성'이 핵심적임을 알 수 있다.




고교학점제 등 중, 고등교육과정에도 큰 변화가 있지만 여기서는 초등교육과정에 적용되는 것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큰 변화점 첫 번째는 교육과정의 설계 권한을 각 학교 단위의 교사들에게도 주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국가에서 제시한 교육과정에서 약간의 시수를 조정하거나 성취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교육 내용 및 방법 정도의 권한이 있었다. 이것을 편성한다고 한다. 이제는 더 나아가 '편성'에서 확대되어 학교 단위로 '설계'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교사가 과목을 새로 만들거나, 교육 내용도 생성할 수 있다. 그만큼 전국 각지 학교의 상황을 고려해 교육과정에 녹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교사의 책임과 전문성 또한 크게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교사 교육과정을 반드시 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 같다.



함께 만들어가는 수업 시간(출처:unsplash)


학교 차원에서도 '학교 자율 시간'을 운영하도록 한다. 2025년부터 적용될 학교 자율 시간은 3~6학년을 대상으로 하며 한 학기 17시간 정도, 매 학년 최대 68시간까지 확보 가능하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함께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하며 일방적으로 학교나 교사가 제공하는 것을 지양한다. 결국 이 또한 학생의 주도성과 역량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도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에도 대단원마다 수업 순서와 내용을 아이들과 정하는 시간이 있다. 또한 도덕 교과에서도 '우리가 만드는 수업'으로 학기마다 한 단원 분량을 학생들과 수업 내용을 만들어간다. 이렇게 학생들을 수업 설계에 참여시켜 '수업은 선생님이 짜 놓은 판에 학생이 끌려오는 게 아니야. 네가 만들고 끌어가 봐!' 하며 수업의 주인으로 세운다.




다음으로 내년 입학생부터 적용되는 1~2학년 교육과정의 변화다. 한글 교육의 강화를 위해 연간 국어 교과 시간이 34시간 증가했다. 문해력의 중요성은 '말해 뭐 해?'다. 통합교과(바,슬,즐)는 64시간 늘렸다. 이렇게 시간이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것은 '안전한 생활'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안전한 생활'은 세월호 사건 이후 만들어진 과목이다. 이를 통합교과에 포함시켜 가르치도록 한다. 1, 2학년 선생님들의 경우 "유일한 교과 전담 선생님이 지도할 수 있는 과목이 사라졌다"며 애통하고 있다. 2학년을 5년 가르친 입장에서 앞선 넋두리에 크게 공감된다. 교사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며 활동적인 수업이 많고 중간에 교과 전담이 없어 쭉 수업하고 아이들을 보내면 진이 빠졌다. 전국의 1, 2학년 선생님들 응원합니다!



디지털 기초 소양 교육은 앞으로 선택 아닌 필수 (출처:unsplash)

그 밖의 여러 변화 중 눈에 띄는 것은 '정보교육'을 34시간 이상 운영하라는 점이다. 주 1회 정도 되는 시간이다. 실과의 정보 영역과 학교 자율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안내되었다.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초 소양 교육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새롭게 도입된다. 올해 STEAM 교육 관련 연구를 진행했었다. AI 도구를 다양하게 적용해 5학년 학생들과 수업해 왔다. 사실 교사들도 디지털 교육이 낯설다. 다양한 연수와 가이드가 필요할 것 같다. 일각에서는 기존 실과에서 잠깐 다루는 것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점차 디지털 기초 소양 교육이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은 분명하다.




입시에 직접적인 영향이 적은 초등 교육에서 교육과정의 개정은 그리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교육의 방향성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다시금 강조하면 개정된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바라보는 것은 학생의 주도성과 역량이다.  

** 기타 2022 개정 교육과정 정리
https://blog.naver.com/ur2sarang/22326513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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