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쓸데없는 걱정, 이건 습관이다.
잠에서 깼지만, 한참을 그대로 누워 있었다. 뒤척뒤척하다가 결국은 잠들지 못하고 일어날 것을 알았지만, 또 결국은 쓸데없는 걱정들을 돌림 노래처럼 반복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서야 일어난다.
베개를 같이 베고 있는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본다. 땀이 조금 나 있다. 아무 일도 없는데, 어른의 마음이 투영된다. 쑥쑥 커가는 우리 아이, 너도 살면서 수많은 밤과 새벽을 맞으며, 엄마처럼 이런 감정도 느끼며 살 텐데, 우리 아이, 잘 이겨내라, 몸도 마음도 씩씩하게 튼튼하게 커라, 하는 마음이 드는 거다.
분명 행복한데, 또 수많은 책을 읽으며 마음을 잘 잡아가며 즐겁게 사는 것 같은데, 불쑥불쑥 마음에 불안과 걱정이 끼어드는 이유는 뭘까.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여도, 사람은 각각 결국 혼자임을 느껴서일까. 개개인의 생각회로는 다 다르겠지만, 일상에서 그리고 업무에서 불쑥불쑥 일어나는 일들로 여전히 자존감이 한 번씩 툭툭 떨어지는 나는, 안정감을 추구하는 정도가 심한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걱정 말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분명 책에서 그랬다. 걱정을 지우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일어나 앉아 다른 생각을 머리에 집어넣어야 한다. 좋은 일들을 생각해 본다.
"엄마가 할 말이 있어."
"뭐? 사랑해?"
"응. 사랑해. 너무 무척 무한대로 사랑해."
"왜 자꾸 말해?"
"몰라, 그냥 말하고 싶어. 말하고 싶을 때 말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버리니까."
요즘 아이랑 자주 하는 대화다.
할 말이 있다고 말하면 우리 아이는 바로, 안다. 엄마 입에서 사랑한다는 말이 나올 줄..
너에게 줄 유산은 큰 것이 없다. 그저 마음, 사랑받고 있다고 충분히 느끼게 해 주고, 안정감 있게 크고, 그리고 잘 독립하게 도와주는 거. 몸과 마음이 튼튼한 어른이 되도록 옆에서 사랑으로 지켜봐 주는 것. 그게 전부일수도 있다.
나는 여전히 가끔 버럭 엄마가 되고, 너는 가끔 짜증 대마왕이 되지만, 오늘은 너의 동그란 이마를 보며, 새근새근숨쉬는 숨소리를 들으며 너의 두 살 때, 세 살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분명 너와 관계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없는 일도 만들어 걱정을 사서 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시간은 참 빠르고, 나의 마음은 너의 아기 때로 가서, 가끔 머물러 있는 것을 즐긴다. 그때를 생각하니 행복감이 차오른다. 너는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되는 동안, 엄마는 또 여전히 쓸데없는 걱정들을 만들어할지도 모르지만, 티 안 내도록 조심하고 너랑 같이 단단해지도록 노력할 거라는 것을 약속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