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와 화해는 다른 것이다
화해는 혼자 할 수 없다
상담가로서 또한 40년 이상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으로 주변에 일어나는 많은 인간관계 갈등을 보아왔다. 그리고 대부분은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그 일들은 서로간에 상처를 받고 상처를 주는 일의 반복이었다.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과를 받고 용서를 해주고 화해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마치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것 같은 완벽하고 이상적인 부모 자녀 관계, 부부관계로 회복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족안에서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그러니 더더욱 화해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화해는 쌍방향이 갈등을 인정하고 갈등을 조율하려는 노력이 함께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에서 이런 조율과 화해의 모습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반복적인 갈등과 불화의 시작의 대부분 스스로 자신이 상대에게 무엇을 잘못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서는 다르다. 용서는 혼자서 할 수 있다. 용서는 상대에게 받은 상처나 불이익을 되갚아 주려고 하거나 보복하지 않는 마음이다. 마치 음주운전으로 내 다리를 부러뜨린 사람을 내가 운전으로 되갚아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운전자를 용서했다고 내가 그 운전자와 친하게 지낼 필요는 없다. 다만 용서를 함으로 스스로 마음 안에 상대를 향한 분노나 한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사실 용서는 상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마음속에 분노와 억울함 그리고 화를 품고 사는 사람은 절대로 건강해 지지도 행복해질 수도 없다. 이런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인해 스스로와 자신의 삶을 망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따라서 어쩌면 상대에게 제대로 복수를 하는 것은 어쩌면 상대를 용서하고 그 혹은 그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삶이다.
어떤 사건과 사고로 인해 내가 상처나 불이익을 받았고 가해자가 나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용서를 해 줄 수 있는 상황은 안타깝게도 그리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나의 남은 삶을 위해서 가해자의 미숙함과 무지 혹은 재수 없었던 상황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그것은 가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불가능한 화해를 위해 너무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가족이고 피로 연결된 혈연관계라도 화해는 혼자서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화해가 되지 않는 것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니 스스로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에게 상처를 주고 아프게 한 부모나 배우자를 용서할 수 있다. 그러나 그분들과 화해하고 다시 화목하게 지내는 것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서로 간의 노력과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성숙한 가족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더 이상 자신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자신을 돌보는 일은 혼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회복시키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화해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