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이 아니야!

껍질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다

by 원정미

사람이 변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강력한 방법 두 가지는 다양한 경험과 교육이라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 두 가지 방법은 내면의 목소리를 바꾸기 때문이다.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는 큰 이유중 하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어린 시절부터 중요한 사람들과 주변인들에게 들은 말들로 굳어진 부정적인 생각들로 인한 것이 많다. " 네가 하는 게 다 그렇지.. 해도 안될 거야. 니 주제에 맞게 살어" 이런 잘못된 믿음과 가치를 깨는 방법이 경험이고 교육이다. 안타깝게도 어린 시절 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경험은 많이 못했지만, 대학에서 배운 학문이 나를 깨닫게 했고 그 깨달음이 나의 생각과 마음을 변화시켰다.



아동학과를 선택한 것은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내가 선택한 여러 일중에 가장 잘한 일중에 하나이다. 나는 단순히 직업적 이유로 선택한 곳이었지만 나는 그곳에서 인간으로서 한 스텝 성장할 수 있었다. 아동학 (지금은 유아교육학과로 바뀌었다.)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해가지 않았던 부모님의 행동이 이해되었고 그로 인해 내가 가지고 있었던 잘못된 신념이나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동학과의 과정 중에는 발달 심리학, 상담심리학, 임상심리학 등이 있었고 그런 심리학 수업들을 통해서 인간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행동, 성취해야 할 과업 그리고 실패했을 때 나타나는 행동과 콤플렉스 등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남들은 졸업을 하기 위해 취업을 하기 위해 하는 공부였을지 몰라도 나는 어린 시절부터 느꼈던 나의 복잡한 감정, 그리고 이해되지 않았던 부모님들의 행동들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사람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기억이 어떻게 저장되는지.. 그래서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면 기억에 좀 더 오래 남는지 등의 공부를 하면서 실제로 일상에서 적용을 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정말 공부가 잘 되었고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학과 공부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하니 성적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학교에서도 노트필기 잘하고 공부 잘하는 친구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한마디로 나는 원래부터 바보가 아니었던 것이다.


내가 정말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서 왜 부모님은 나에게 그런 말을 하셨을까? 왜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나를 바보 취급했을까? 그냥 나는 마음이 불안해서 집중하지 못했고 공부하는 방법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아이였을 뿐이였는데. 그때까지 나는 나의 불안과 부모님의 좁은 프레임에 나를 가두고 살았던 것이다. 그것을 깨닫고 나서 참 많이 아프고 속상했다. 그러나 부모님도 나에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함께 알게 되었다.

내 잘못이 아니야!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그때 부모님은 아동학대 피해자인 것을 았다. 그전까지 한 번도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이나 칭찬을 해주지 않는 것은, 내가 부족하고 모자란 아이여서 그런 줄 알았다. 내가 좀 더 탁월한 사람이라면 부모님에게 분명 인정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부모에게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은 다 내 잘못이고 내 무능력인 줄 알았다. 내가 다른 애들처럼 예쁘지 않아서, 공부를 잘하지 못해서, 재능이 없어서, 그러나 알고 보니 내 탓이 아니었다. 부모님은 당신들도 들어본 적도 해본 적도 없는 말을 자녀에게 할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 당신들은 배우고 들은 데로 우리를 훈육하고 소통했을 뿐이었다.


아... 내 잘못이 아니구나. 부모님의 불행한 결혼 생활도, 내가 부모님께 한 번도 칭찬받지 못하고 사랑한다 말을 듣지 못한 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냥 할 수 없는 분들이셨구나 하는 깨달음이 마음에 자유를 주었다. 늘 모자라고 뒤쳐진 것 같았던 나는 어쩌면 그런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말은 생각보다 엄청난 위력이 있다. 특히 부정적인 언어를 상쇄시키기 위해선 5-6배의 긍정적인 언어가 필요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건강한 관계를 위해선 자신의 혀를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자라나는 자녀에게 생각없이 날리 욕설, 비하, 비난, 정죄는 아이들의 마음속에 화석처럼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말은 어떤 면에서 우리 안에 맴도는 부정적인 내면의 목소리는 진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 당시 미성숙하고 감정적이였던 어른들의 단순한 분풀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굴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반복된 굴복과 좌절은 더 강력한 프레임과 자기 확신을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말이 씨가 된다.. 그래서 때로는 용기 있게 그 목소리를 마주해서 진짜인지 검증할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심리학 공부를 통하여 그전까지 믿고 있었던 스스로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좁은 프레임을 깨고 나올 수 있었다. 나는 어쩌면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내 안에 있는 잠재력이 얼마만큼인지 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의 능력을 부모님께 성적으로 증명하며 미국으로 유학을 가겠다고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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