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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정미 May 23. 2022

혹시 감정 억압형 부모입니까?






많은 부모들은 자녀를 잘 키우고 싶어 합니다. 특히 예전에 비해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워지고 방송이나 미디어를 통해 육아와 자녀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면서 자녀들을 바르고 건강하게 키우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나 30-40년 전에 비해 자녀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원하는 이벤트를 넘치게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정에서 자녀들과 서먹하거니 소통이 되고 있지 않아 답답해합니다. 도무지 무엇이 부족해서 자녀들과 관계가 멀어지는지  감을 잡지 못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와 감정 소통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모들이 물질과 경제적 안정은 제공하지만 자녀의 감정을 억압합니다. 감정을 억압하는 부모들의 특징은 첫 번째 자녀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수용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자녀가 어떤 이유든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고 슬퍼할 때 그 이유를 충분히 들어주고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려주지 못합니다. 대부분 화를 표현하지 못하게 하거나 울음을 그치게 만듭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때로는 협박을 하고 벌을 줍니다.  


이런 행동들이 마치 자녀를 잘 훈육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아이를 억압하는 것과 같습니다. 감정을 억압하는 것은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기에 아이들에겐 어떤면으로 부모로부터 거부당하는 것같이 느껴집니다. “ 이런 일로는 울면 나약한 아이야, 화를 내는 나는 나쁜 아이야. 이런 모습을 보이면 엄마 아빠가 싫어해” 등등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없다면 부모에게 다가가기가 어렵습니다.


부모는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 말은 아이들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것입니다. 감정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나오는 본능적인 반응입니다. 따라서 감정엔 잘잘못이 없습니다. 다만 아이가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해서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공격적이나 파괴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만 훈육하면 됩니다. 자녀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아이를 인정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무조건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아이는 어쩌면 건강한 아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자녀의 감정을 수용해 주되 잘못된 행동만 하지 않도록 가이드해 주는 것이 훈육입니다.


두 번째 감정 억압형 부모는 자녀의 실수나 실패를 용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부모는 늘 아이들에게 자신의 답을 강요합니다. 아이들의 선택이나 취향은 고려하지 않고 부모가 생각했을 때 가장 최선을 방법을 강요하면서 아이들의 삶을 통제합니다. 마치 아이들을 무척 위하는 행동 같아 보이지만,  자녀의 입장에선 자신의 의견이 번번이 거부된다면 부모와 벽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더 나아가 어렸을 때부터 선택과 책임에 대한 훈련을 하지 못한 아이들은 후에 성장했을 때 큰 혼란과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스스로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연습을 하지 못한 아이들은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 혼란과 더불어 실패만 하지 않으려는 안일한 삶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방법을 강요하는 부모들의 대부분은 아이들의 실패와 실수를 막아주고자 하는 좋은 의도입니다. 하지만 자존감의 시작은 자기 신뢰입니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의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안달복달하는  부모들을 보며 자녀가 자신에 대해 신뢰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미래에  어렵고 힘든 일에 도전하고 용기를 가질  수 있는 자존감 높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녀를 정말 위한다면 자녀가 실패와 실수해도 괜찮다는 것을 빨리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힘을 가지고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것이 자존감의 밑거름이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자녀의 아픔이나 고민 등을 방관하는 부모입니다.  이런 부모들의 경우 마치 자녀들을 무척 신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자녀들이 심각한 고민이나 어려움에 빠질 때 함께 공감해 주고 고민해 주는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아이들의 고민이나 어려움을 별것 아닌 것처럼 치부하거나 알아서 하도록 방치합니다.  자녀 입장에선 부모는 자신에게 관심조차 없는 사람 같아 보이기 때문에 마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는 어떤 경우에라도 자녀에게 가장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항상 보여 주어야 합니다.


사람은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고 있을 때 곁에 함께 묵묵히 있어준 사람을 신뢰합니다. 자녀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음에도 부모가 미처 알지 못하거나 무시하고 방관한다면 자녀는 부모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아이에겐 자신의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해 주는 해결사 같은 부모가 아니라 자녀가 언제든지 부모에게 고민을 터놓을 수 있고 함께 고민해주고  관심을 가져 주는 부모가 필요합니다.


자녀를 위해 무엇을 해주어도 아깝지 않은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물질과 시간을 들여 아이들에게 정말 많은 것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모의 역할은 자녀들의 마음을 아는 것입니다. 자녀들의 감정을 인정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녀들의 선택을 존중해 주시길 바랍니다.  자녀가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관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물질이 아닌 마음으로 자녀와 연결되는 부모가 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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