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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therapist Sep 10. 2021

엄마가 된다는 건..

육아/ 나의 고백



엄마가 된다는 건.. 

그전엔 상상하지 못했던 온갖 경험과 감정의 폭을 느낄 수 있지요.

출산의 경험은 나는 여자도 사람도 아닌

그냥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암컷의 한종류라는 걸 알게 하지요.

'아.. 나는 사람이기 이전에 동물이구나.'

죽을 것 같은 고통뿐만 아니라

여자로서 아니 사람으로서 느끼고 싶지 않은

굴욕과 수치심도 참아야 합니다.

(여러 번했지만, 할 때마다 다시 오르고 싶지 않은 분만실)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순간, 

나는 없어지고

오로지 자식의 생명줄과 보호자로서의 생활을 시작해야 합니다. 

내 모든 시간과 에너지는 아이의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니까요. 

그 후에는 아이들의 감당할 수 없는 에너지와 산만함을 견디고 

엄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덕분에,

뭐든지 다 해줘야 할 것 같은 몇 년을 보냅니다. 


그리고 그 이후엔 훈육이란 이름으로

내 모난 성격과 싸우고 아이들과 싸우지요.

엄마라는 이름으로 참고 기다리고

또 때로는 협상으로 인내로 정신적 수양과 씨름을 해야 하는 시간들이 다가옵니다. 

그러다가도 혹시 아이들이 아프거나, 때론 사고라도 치고 삐뚤어지기라도 하면..

엄마는 아이보다 더 아프고 더 절망스럽고 고통스럽게 되지요. 


암컷으로 시작해서 보호자, 선생님, 인격자, 아니 그런척이라도 해야 하는 삶.

내 부족함과 모난 성격으로, 아이들을 바른 곳으로 이끌고,

품어주는 삶, 엄마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합니다.  

엄마라는 삶만으로도 정말 쉽지 않은 길이지만

거기에 아내, 며느리, 딸로서의 역할에..

또 자신의 직업과 꿈이 있다면,

정말 몸이 서너 개는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지요. 

그래서 포기하고 싶은 맘도 절로 들고,

때론 어쩔 수 없이 뭔가를 포기할 때도 있지만,

너무 자책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우리는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으니까요. 

그러나 당신의 행복은 포기하지 말아요.

나를 의지하고 나를 보고 성장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거든요.

누가 뭐라 해도 아이들은 엄마가 세상의 전부니까요

그리고 아이들은 엄마를 너무너무 사랑하거든요.

우리가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보다

어쩔 땐 더 큰 사랑으로, 인내로, 용서로

아이들도 우리를 사랑하니까요. 


엄마가 된다는 건 사실 너무 힘들 일이지만,

사실 정말 가치 있는 일입니다. 

미미한 인간이란 존재가 누구에게 이렇게 큰 존재가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러나 엄마는 자녀들에게 그런 존재이거든요.

우리 아이들에겐 우주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엄마가 된다는 건 위대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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