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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부모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by 원정미

RV 여행을 떠나고 다른 주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한 후에도 남편과 나는 모두에게 함구했다. 그 과정이 짧은 시간 안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RV를 사고 트럭을 사고 난 후에 가족들과 가까운 친구들에게만 '서프라이즈'처럼 소식을 알렸다.


그러고 난 후에도 둘째와 셋째에겐 말하지 않았다. 이유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고 이사를 하고 여행을 간다고 하면 너무 들뜨거나 불안해서 학교생활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 판단해서였다. 때문에 아이들은 단순히 잠시 여행을 위한 캠핑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갑자지 내가 안 하던 집을 정리하기 시작하고 물건을 버리기 시작하고 아빠와 잠깐씩 오고 가는 대화를 엿듣고는

막내가 눈치를 챘다.

"엄마! 우리 이사 가는 거야?"

나는 더 이상 숨기는 것은 힘들 것 같아서

" 응, 여행도 하고 여행 끝날 쯤엔 다른 곳으로 이사 갈 거야."라고 말했다.


그 말에 막내는 대성통곡을 했다.

학교에서 친구도 많고 댄스팀도 즐겁게 하던 아이라 이사는 가기 싫다며 목 놓아 울었다. 아이를 꼭 끌어안고 원치 않는 이사를 해야 함에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그럼에도 울음이 쉬 그치지 않았다.


나는 막내를 꼭 끌어안고

" 엄마아빠가 오래오래 고민하고 결정한 일이야. 이사를 가는 것이 엄마아빠에게도 미래의 너희들에게도 더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정한 거야. 그래서 이사 가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아빠가 오랫동안 우리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아빠는 원래 가족들이랑 여행을 너무너무 하고 싶어 했어. 이사 가는 김이 아빠 소원 이뤄주는 거야. 아빠랑 엄마가 더 나이 들기 전에 너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여행을 가는 거야"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 말을 차분히 듣고 혼자 방에 들어간 막내딸은 한 15분 정도 있다가 눈물을 그치고 안방으로 들어와 나에게 안겼다.

그리곤 " 그래도 아빠행복이 제일 중요해."라고 말했다

"나는 친구보다 학교보다도 엄마아빠가 행복한 게 젤 좋아"

그 말에 나와 남편은 셋이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그때 아이의 마음이 참 기특하고 고마웠다. 동시에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그래.. 맞아.. 나도 참 엄마 아빠가 행복하길 바랐지."그래서 힘들어도 억울해도 엄마아빠가 행복해진다면 뭐든 참을 수 있다고 믿던 어린 내가 생각이 났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도 하고 육아를 한다. 아이들이 행복하다면 나의 고생이나 수고는 괜찮다고 하면서... 하지만 부모만큼 아이들도 부모가 행복해 지길 바란다. 그래서 좀 더 웃고 좀 더 편안한 모습의 부모를 원한다. 그러니 아이를 정말 사랑한다면 부모는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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