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
집정리를 하면서 새록새록 달리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물건의 종류였다. 집정리를 하면서 우리 집에서 가장 큰 부피와 무게를 차지한 것은 내 책과 옷 그리고 미술용품이었다. 오히려 그릇이나 살림살이들은 대부분 남편이 사거나 누가 선물로 주거나 받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스스로 그릇이나 냄비를 산 적이 거의 없다. 20년 넘는 살림에 10번 미만인듯하다. 그리고 오래되고 흠집이 난 것들을 버릴 요량으로 분류하고 보니 남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20여 년 동안 바꾼 가구라곤 세 아이들 키우면서 망가진 소파와 식탁뿐이었다. 나머지는 20년 전 결혼하면서 사들인 이케아 가구가 전부였다. 나는 예쁜 그릇이나 찻잔도 인테리어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대신 20여 년 동안 야금야금 모은 책, 옷과 미술용품, 미술재료들은 버려도 버려도 끝이 없었다. 나는 명품가방, 명품신발하나 없이 검소하게 살았노라 자부했는데.. 알고 보니 책, 옷, 미술용품에 돈을 꽤나 많이 쓰고 있었다. 목돈을 만지거나 크게 여유가 있는 살림은 아니었지만 나는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거나 누가 원하는 선물이 있냐고 물어보면 늘 책, 옷이나 미술용품이었던 것이다.
성경에 보면 재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이 있다는 구절이 있다. 네가 돈을 어디다 쓰고 있는지 보면 네가 무엇을 사랑하고 원하는지 다 보인다는 말씀이다. 그 말이 정답이다. 한 20여 년 동안 나는 내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았는지 볼 수 있었다. 나는 나를 성장시키고 나를 나답게 하는 일에 무척 관심이 많았던 것이다.
반대로 남편은 혼자서 집을 지어도 될 만큼의 공구장비와 재료들이 많았고 나머지는 다 먹을 것들이었다. 창고 한쪽 벽은 세일할 때 사다 놓은 음식들이 한가득이었다. 20불 이상 가는 옷과 신발은 비싸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200불짜리 한 끼는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은 자신의 관심에 따라 씀씀이가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세상이다. 자신이 정말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알고 싶다면 자신이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지 살펴보자.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없이 돈이 생기는 족족 아낌없이 쓰는 곳은 어딘지 보아라. 그곳에 당신의 마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