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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

by 원정미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미리미리 길을 터주고 닦아주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이를 잔디 깎기 맘이라고 한다. 아이대신 앞에 있는 장애물을 치워주는 것이다. 모두들 다들 아이들의 미래의 안정과 행복 때문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 반드시 해야 하는 ㅇㅇㅇ

중학교 때 마스터 해야 하는 선행 ㅇㅇㅇㅇ

의대입시를 위한 ㅇㅇㅇ

명문대를 보낸 부모들이 하는 ㅇㅇㅇㅇ"


이런 문구에 현혹되어 아이들을 양육하다 보면 부모를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안타깝다. 정작 이들은 불안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나보다 돈 많고 능력 있는 부모들의 뒷바라지를 보면 나만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고 우리 아이만 뒤쳐진 것 같다. 이런 불안감으로 아이를 키우면 자연스럽게 아이는 불안한 어른으로 성장한다. 부모의 불안을 먹고 자라는 셈이 된다.


불안한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고 타인의 시선과 판단을 의식하기에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기도 한다. 그래서 운이 좋으면 성공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평안함이나 안정감이 없게 된다. 그래서 모든 것을 가졌지만 아무것도 없는 사람처럼 살기도 한다. 세상의 기준, 부모의 기준은 늘 높기만 하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이나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없게 된다. 부모가 진정 바랬던 아이의 안정이나 행복을 본인은 정작 느낄 수 없는 성인이 되는 것이다.


내면이 건강하고 안정감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마음은 유연함과 회복능력이다. 세상엔 한 가지 정답이나 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다양한 모습을 인정하는 것이다. 실패를 무조건 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자세이다. 문제를 무조건 막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결해 보려는 자세이다.


내면이 건강하고 안정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실패나 고난을 두려워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 두려움을 이겨낼 힘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고난을 견뎌낸 경험, 실패에서 일어난 경험, 한 가지 방법이 아닌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성공을 해본 경험들이다.


아이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미리미리 치워주는 부모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고난과 아픔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먼저 매를 맞아본 아이가 그 정도로는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매를 맞아볼 기회조차 가지지 못한 채 어른이 되면 그 공포와 두려움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작은 실패를 여러 본 경험한 사람에게 실패는 또 다른 레슨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한 번도 실패를 해 본 적 없는 사람에겐 실패는 죽고 싶을 만큼의 괴로움이 된다.


부모는 절대로 자식에게 안정된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없다.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가 아무리 좋은 스펙과 똑똑한 머리를 가져도 미래의 만날 사람, 세상과 환경의 변화, 사건과 사고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다. 따라서 아이의 미래의 안정과 행복을 위해서 정말 필요한 힘은 실패는 다루는 힘, 고난을 이겨내는 인내심,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능력등이다.


부모의 내면을 들여다보자. 내가 아이가 겪을 어려움과 힘듦이 바라보는 것이 두렵고 걱정스러워서 미리미리 길을 터주고 있다면, 부모는 불안으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불안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혹여 미래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나갈 힘을 키워주는 양육태도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가 먼저 자신에게 유연함과 인내심, 책임감과 소통능력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절대로 부모의 언어로 성장하지 않는다. 부모의 눈빛, 태도, 감정, 행동으로 자란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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