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그 여름의 알리오올리오

by 슈니

by 초롱

보통 모이면 나랑 니니가 새벽까지 남는다. 아침형 인간 꾸꾸는 (우리에겐) 너무나 초저녁에 자버리기 때문에 늘 아쉽다. 그날도 꾸꾸는 일찌감치 잠들고 우리끼리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니니가 좀 지쳐갈 무렵 꾸꾸가 일어났다.

꾸꾸 뭐...해?

슈니 이리 와 이리 와 꾸우꾸우우우우우웅~~~

다음날 운전해야 하는 니니가 눕고 꾸꾸로 선수를 교체(?)했다. 자다 일어난 꾸꾸는 술친구로 나쁘지 않았다.

슈니 짠~~~~~~~~~~

꾸꾸 5신데? 해 뜰 거 같은데?

슈니 짠짠~~~~~~~~~

사온 술은 이미 다 먹어치웠고 집에 있던 술로 새롭게 시작.


창밖이 점점 밝아오고 있었다. 또 놀러 가자, 어디 갈까, 거기 참 좋았지, 아무 말이나 늘어놓다가 우리의 첫 해외여행, 세부가 생각났다.

슈니 나 그때 엄청 감동했잖아.

꾸꾸 언제?

슈니 조식 먹다가 나 전화 받고 왔을 때.

결혼 준비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떠난 여행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결혼이 그렇듯 나도 이런저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별로 반갑지 않은 전화가 걸려왔다. 통화를 하고 자리로 돌아왔을 때는 니니도 꾸꾸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슈니 그때 내 표정 엄청 안 좋았을 텐데 너네 모르는 척하고 계속 밥 맛있다고 더 먹으라고 그랬잖아.

꾸꾸 그랬나? 알리올리 맛있었지.

슈니 그러더니 저녁에 술 따자마자 '이리 와! 뭐야! 얼른 얘기해!' 그러고ㅋㅋㅋㅋㅋ

꾸꾸 3일 치 술 다 먹었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KakaoTalk_20210618_172605816.jpg 추억의 조식


우리는 맛밤이지만 누군가에게 니니와 꾸꾸를 소개한다면 초코파이 같은 친구들이라고 하고 싶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

아마 서로 그렇지 않을까. 몽쉘도, 오예스도 맛있지만 우리 초코파이처럼 오래 오래 함께 하자,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