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꾸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中
이름의 힘은 실로 엄청나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꽃이든 이름을 갖는 순간 확고한 존재가 된다. 우리 셋을 하나로 만든 이름은 '맛밤'이다. 오늘은 우리가 왜 맛밤인지에 대해 써볼까 한다.
꾸꾸 왜 맛밤이지? 왜? 왜? 우리가 맛밤을 엄청 먹었나?
슈니 그런가?
니니 그랬나?
이번 브런치 주제를 정하고 기억을 되살려 보려고 했지만 누구 하나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한참을 얘기한 끝에 한동안 안주로 맛밤을 먹었다는 것, 맛밤이라는 두 글자에 굉장한 의미부여를 했다는 것 등을 떠올려냈다.
맛밤이라는 이름이 생기고 우리는 엄청 신이 나버렸다. 어디든지 맛밤을 새기기 시작했는데 이를테면 스물일곱을 보내던 연말, 니니는 이런 케이크를 만들어 왔다.
만나서 뭐 하고 놀았는지 쓰는 '맛밤 일기'도 만들고 단체 티셔츠, 야구 점퍼에도 맛밤을 새겼다. 다 같이 입고 제주도에 갔는데 카페 사장님이 조심스럽게 물어보셨다.
"어디서... 오셨어요?"
마트에서 맛밤을 보면 왠지 마음이 쓰인다.(?) 맛밤 뿐만 아니라 절친 세 명이 나오면 또 그게 그렇게 우리 얘기 같다. 우리는 다음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보면서 폭풍 공감을 했다. 꾸미는 나, 리우는 슈니, 뚱이는 니니랑 비슷하다. 각 캐릭터로 탈을 만들어서 쓰고 논 적도 있다. (세상에...)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도 너무 우리 얘기였다. (혹시 안 보신 분이라면... 장범준 님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라는 노래가 5천 번 정도 나오는 드라마랍니다.) 절친 세 명이 지지고 볶는 얘기인데 니니의 영업으로 나랑 슈니까지 뒤늦게 정주행했다. 에피소드 중 셋이 부둥켜안고 우는 신이 있는데 나도... 울었다.
아무튼 셋이서 재밌고 웃기고 귀엽고 술 나오고(?) 흥겨운 건 다 우리 얘기, 다 맛밤이라고 생각한다. 아, 그래서 맛밤은 '맛있는 술은 밤에'의 줄임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