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바이킹 타고 클럽에 가자

by 니니

by 초롱

슈니가 입사를 앞두고 있던 2013년, 신이 나버린 우리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으로 같이 놀이공원에 가기로 했다. 꾸꾸가 방송 끝나고 휴가를 받은 2월의 어느 금요일, 우리는 잠실에 집합했다.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솔직히 기억이 안 나는데 줄 서서 찍은 사진이 많은 걸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아, 그때가 방학이기도 했구나. 다른 건 모르겠고 꾸꾸가 바이킹 타기 전에 드럽게 징징거렸던 건 확실하다.

꾸꾸 싫다고. 왜 맨 끝에 타냐고. 무섭다고.

니니 바이킹은 끄트머리가 제맛이지.

슈니 그르치 그르치

우리는 꾸역꾸역 끝 쪽에 자리를 잡았고 다 같이 있는 힘껏 얼굴을 구겼다. 바이킹 위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지금도 비명이 들릴 것만 같다.


2차는 회기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의 주력 주종은 막걸리인데 막걸리의 단짝은 파전 아닌가. (이모님, 잘 지내시나요) 지금 같아서는 놀이공원 한 바퀴 돌면 며칠을 앓아누울 텐데 20대의 우리는 잘도 먹으러 갔다. 사실 이날 회기의 기억은 아예 없고 사진을 보면서 꾸꾸랑 얘기하다가 깨달았다.

니니 이게 뭐지? 우리 이날 회기 갔었나 봐?

꾸꾸 바이킹 타고 회기 갔다고? 미쳤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KakaoTalk_20210825_172847328.jpg 이렇게 사진이 중요하다


3차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홍대, 진짜 목적지는 무려 클럽이었다. 학교 졸업하고 취업까지 했는데 셋 다 한 번도 안 가본 그곳. 우리도 한 번은 가봐야 하지 않겠냐고 웅성대다가 드디어 마음을 먹은 것. 마침 꾸꾸가 홍대 근처에서 살고 있었다.

하지만 클럽은 좀 무서웠다. 우리 같은 시골 쥐들은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도 처음 온 코흘리개들인 게 들통날 것만 같았다. 금요일 밤, 길게 늘어선 줄을 바라보며 한참을 쭈뼛거렸다.

니니 어떡해?

꾸꾸 몰라 어떡해?

슈니 어떡하지

도저히 들어갈 힘을 모으지 못한 우리는 차선으로 밤과 음악 사이를 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 앞에서 또 쭈뼛거렸다.

니니 어떡해?

꾸꾸 몰라 어떡해?

슈니 어떡하지

결론은... 클럽도, 클럽 비슷한 것도 가지 못했다. 홍대 삼거리에서 방황하던 우리는 밖에서 안을 볼 수 있는, 별로 어둡지 않은, H.O.T.노래가 나오는 술집에 들어가서 (또) 막걸리를 마셨다.


KakaoTalk_20210825_172204336.jpg 그리고 흥이 나버렸다


클럽도 못 간 주제에 4차까지 갔다. 꾸꾸네 집으로. 맥주를 사 들고 가서 내가 챙겨 온 공기를 하고 놀았다.


KakaoTalk_20210825_155956653.jpg 클럽 보다 재밌어(?)


우리는 정말 클럽에 가고 싶었던 걸까. 지금도 의문이다. 그 뒤로 딱 한 번 더, 세부에 가서 클럽 체험을 시도했지만 3-1화에서 보신 것처럼 실패했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역사에 클럽이 없을 것은 단연코, 분명히,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