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정신과 의사의 현실육아
어릴 때부터 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정신과 의사는 내게 자연스러운 꿈이었다.
감사하게도 그 꿈을 이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되었다.
그런데 엄마가 되는 순간, 나는 다시 초보가 되었다.
전공의 3년 차, 아이를 가졌다.
4년 차, 신생아를 품에 안고 전문의 시험을 준비했다.
소아의 정서와 발달에 대한 지식은 누구보다 탄탄했지만,
현실은 책에서 배운 것과 전혀 달랐다.
밤을 지새우며 아이를 달래고,
울음소리에 반응하며 한 손으로는 전문서적을 붙들었던 날들.
부모로서의 책임감과 한계를 온몸으로 배웠다.
완벽한 육아를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나는, 조금씩 쪼그라들었다.
아마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럴 것이다.
그 깨달음은 내 진료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 나는 아이들의 감정만이 아니라, 부모의 마음도 함께 들여다본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
그것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작업이 되었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다.
아이를 키우며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아이와의 관계에서 길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이 작은 위로와 따뜻한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나는 지금도 매일 배운다.
나의 아이에게서, 환자들에게서, 그리고 그들의 부모에게서.
소아정신과 의사로서의 길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나는 아이와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그 안에서 부모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빛을 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