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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은 J Sep 08. 2015

근교산책_ 푸 컨트리 놀러 가기 [2]

푸 코너 Pooh  Corner에서 우아한 티타임.

Sep. 2015.

[영국워킹홀리데이: 런던]

근교산책_ 

푸 컨트리 Pooh Country 놀러 가기 [2]



생각보다 많이 늦어진 시간.

12시 10분 정도에 도착 예정이었지만, 길이 막히는 통에 1시가 다 되어서야 푸 컨트리 Pooh Country가 있는 하트필드 Hart Field에 도착했다. 버스 안에서 와이파이가 된다는 점은 매우 훌륭했으나, 안내방송도 나오지 않고 다음 정류장을 안내하는 전광판도 작동을 하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계속 긴장을 한 상태로 이동했다는 점이 매우... 뻑적찌근.. 켁켁



하트필드는 굉장히 작고 아기자기한 마을이었다. 

런던에서 맨날 높다란 건물들이 가득한 곳에 갇혀있다가, 길 을 따라 양쪽으로 자리 잡고 있는 낮고 예쁜 집들이 보노라니 어찌나 두근두근 하던지. 버스에서 내려 두리번 두리번 하면서도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다.


버스에서 내린 직후에는 구름이 많이 껴서 사진상으로는 조금 흐리게 나왔지만, 실제는 동화 속 마을의 모습 그대로였다.

하트필드 마을 초입에는 푸 코너 Pooh  Corner라고 하는 푸 기념품샵 겸 카페가 있다. 

나의 계획은 푸의 배경이 된 숲 속을 지나는 풋 패스 Foot Path를 가기 전에, 푸 코너 기념품 구경도 하고 카페에서 배도 채우는 것이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버스가 왔던 길로 조금만 다시 걸어 올라가면 마을 입구에 나오는 하얀 건물이 바로 곳이 푸 코너이다. 정류장에서 가게까지 가는 그 짧은 길목에서 마을 구석구석들이 어찌나 예쁜지. 아.. 반할 수밖에 없다 >_<!!


푸 코너 앞에는 작은 입간판도 있고, 가게 출입문 바로 위에도 커다랗게 이름이 쓰여있기 때문에 놓치기 쉽지 않을 꺼임~

문이 요로코롬 꽉 닫혀있어서.. 문 안여나 했는데, 그냥 밀면 열리는 것이었음.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밖에서 보이는 창문가에도 나란히 나란히 앉아있는 푸 친구들의 인형들.

그렇게 들어간 샵 안에는 단연 푸에 나오는 캐릭터들로 도배된 상품들이 즐비했다.

눈치 보여서 모두를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지만..


한눈에 확 들어온 것은 바로 캐릭터 인형 코너!!

우리에게 익숙한 디즈니에 나오는 위니 더 푸 Winnie the Pooh 의 인형들이었다.

캐릭터 별로, 크기별로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 인형들~

사실 눈길을 더 사로잡는 것은 푹신푹신한 인형들 보다는 작은 장식용 조각이었다.


푹신 푹신 인형들은 익숙한 푸의 캐릭터 모습만을 갖고 있다면, 조각들은 그 하나하나가 다른 표정 다른 포즈로 그만의 개성을 마음껏 뿜어내고 있었다. 그 조각들을 얼마나 들여다 봤는지 모른다.. 내가 과연 이걸 사가면, 먼지 앉지 않게 잘 관리하며 돌볼 수 있을까에 대해서 신중의 신중을 기했다. 


그리고...

.. 안 샀다....

이 조각들의 또 다른 특이점은 우리에게 익숙한 디즈니 푸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이다.


디즈니 푸가 만들어 지기 전, 일명 원조 푸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진노란색의 털을 지니고 새빨간 색의 티셔츠를 입고 동글 동글하고 귀여운 얼굴을 한 푸라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캐릭터 푸라기 보다는 곰 그 자체였다. 옷을 안 입은 경우가 많으며 얼굴도 캐릭터 와 사뭇 달랐다.

디즈니 푸와는 다른 외형을 지녔지만, 조각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푸의 어벙하면서 귀여운 동작들이란 ㅠ_ㅠ

원래 귀여운 애가 귀여운 짓을 하는  것보다, 무뚝뚝하게 생긴 애가 귀여운 짓을 할 때 느껴지는 신선한 충격 같은 거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날 어찌나 고민되게 하던지...


그런데, 이 아이들을 데려갔을 때.. 먼지 앉지 않게 매일 신경 쓰며 관리할 자신이 나에게는 없었다 ㅠ. 


미안해 얘들아... ㅠ_ㅠ.

푸의 조각들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옆 코너로 이동했는데..

난 그곳에서.. 심장을  저격당했다...


아니.. 아니.. 왜 이런 곳에 피터 래빗 그대가 있는 것인가!!!

도대체 왜.. 푸의 마을에 그대가 있는 것인가.. 나에게 왜 이러는 것인가..

피터 래빗 한 아이를 살짝 들어보았다.. 꽤나 푹신푹신했다..


그 아이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 날 데려가~ "


...

샀다... 

그렇게.. 사진상에 보이는 맨 왼쪽 아이를 입양했다.


같은 인형인데 다른 애들은 다 9.95 파운드. 이 아이만 9.50 파운드였다.

왜 이 아이만 가격이 다를까. 무슨 하자가 있나.. 생각하다가.. 갑자기.. 이 애만 외톨이가 아닐까 라는.. 말도 안 되는 ㅠㅠ 감성 폭발로 하여.. 당당하게 푸의 고향에서 나는 피터 래빗을 입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쩝..



푸 코너의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면 작은 카페가 연결되어 있다.


정말 시골마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작고 아담한, 아기자기 그 자체 규모의 카페였다. 푸 카페라는 이미지에 맞게 모든 벽면에는 푸에 관련된 그림이나 사진, 조각들이 걸려있었다. 테이블에는 푸에 관련된 책들도 몇 권씩 비치되어 있었다. 푸의 탄생 배경이나, 작가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다. 

그 곳에는 나는 피글렛 티세트를 시켰다.


가격은 매우 착함.  £3.95였나.

스콘 1개, 버터, 잼, 잉글리시 티 가 함께 나오는 메뉴였다.


뜨거운 물이 담긴 주전자를 추가로 줬는데, 모르고 손으로 덥석 잡았다가 뜨거워 디질뻔 했다..

스콘은 과일 스콘과 플레인 스콘중에 선택 가능했고 나는 과일 스콘으로 선택. 홍홍. 맛있었뜸. :)

푸 카페의 문제는.. 옆 정원에서 들어오는 벌의 유입양이 너무 많았다.


그냥  한두 마리가 들어와서 구경하고 나가는 수준이 아니라, 수십 마리가 이미 상주하고 있었고 또 다른 수십 마리가  들락날락하고 있었다. 이 벌들은 카페 안에서 나는 단내를 맡고 들어오는 거여서 절대 나가지 않는다. 계속해서 나의 소중한 딸기잼을 공략했다. 


우아하게 푸를 쓴 작가에 대한 책을 읽으며 티타임 좀 가져볼라고 했는데, 

다 망했다.


처음에는 출입문 햇살 좀 쬐려고 출입문 바로 앞에 앉았다가, 벌한테 내 음식을 다 내줘야 할 분위기여서 자리를 안쪽으로 옮기기도 했다. 그런데 뭐.. 상황은 똑같음. 이미 창문과 벽등에 벌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었다. 내가 벌집에 들어와서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랄까. 곤충을 겁나게  무서워하는 나로써는 진짜.. 지옥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파리 쫓 듯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한 번씩 휘익~ 저어가며 있던데, 난 너무 무서워서.. 내 음식 더 뺏기기 전에 이게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파악할 겨를 도 없이 마구마구 쑤셔 넣었다. 


빵 다 먹고, 딸기잼이 묻은 접시를 저 멀찌감치 떨어뜨려 놨는데도.. 벌들이 자꾸 내 주위로 날라들어와서..

우아한 티 타임은... 그렇게 끝나버렸다... 


으헝...



     _ To be Continue  









2015년 9월 런던에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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