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_ 비몽사몽
[J 이야기] Chapter. 1_ 비몽사몽
런던에서 2일
이천십사 년 칠월 십사일.
인천에서 새벽 1시 20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도하를 거쳐, 런던 현지시간 낮 12시에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새벽비행이다 보니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헤롱헤롱 하더니 비행기를 탄 후에도 계속 잔 것 같다. 개운하게 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자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흐른 것 같았다.
한국에서 에든버러로 바로 가는 비행기 편수가 현저히 적어서 일단은 런던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런던에서 2일을 보낸 후 기차로 에든버러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런던에서의 첫 째날.
캐리어를 숙소까지 어떻게 가져가나 걱정했는데, 경유지인 도하에서 만난 중국인 아저씨에게 런던 지하철 노선도 알려줬더니 고맙다며 짐 찾아서 지하철 탈 때까지 내 캐리어를 대신 끌어줬다.
미리 이동이 편한 위치에 숙소를 잡아둔 덕분에 킹스크로스 역 King's Cross Station 근처에 있는 호스텔은 쉽게 찾았다. 그러나 그 곳에 엘리베이터 따위는 없었다. 런던의 건물들이 언제나 그렇 듯 이 호스텔의 시설들도 매우 낙후되어 있었다. 지친 몸을 따뜻하게 씻고 싶었는데 따뜻한 물 안 나와서 찬물로 샤워했다.
호스텔 주변을 둘러볼 겸 다니다가 킹스크로스 역에서 발견한 9와 4분의 3 승강장, 그리고 해리포터 상점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서 자신의 사진 찍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그 줄에 합류했는데, 내 차례가 오기 까지 무려 한 시간 반이 걸렸다.
내 사진을 부탁받은 사람은 정말 개떡같이 촬영을 해줬다. 사진은 15도 정도 기울어져있고 그마저도 흔들려 있었다. 그리고 내 발목에서 댕강 딸려 있는 전신 사진을 선보여줬다. 해리포터 광팬으로써 한 시간 반을 기다린 내 사진이 허무해지는 결과..
해리포터 상점에는 해리포터에 나왔던 갖가지 것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책에 있는 실제 상점에 온 듯, 마법 지팡이도 팔고 있었고, 이상한 맛이 나는 젤리도 있었고 개구리 초콜릿도 있었다.
저녁에는 한국에서 미리 예매해온 레미제라블을 보러 갔다.
시작한 지 30분부터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고, 인터미션 후에 시작한 2부에서는 그냥 작정하고 잠을 잤다. 아주 잘 잤다. 아... 돈 아깝다.
런던에서 둘째 날.
낮에는 어제 비행기에서 만났던 중국인 아저씨가 밥 한 끼 같이 먹자고 해서 만났다. 그런데 이 아저씨 말하는 게 참 무례하다. 중국인의 문제인지 이 사람의 문제인지. 무례한 말들을 해서 기분이 몹시 상했고, 밥 먹다 말고 나 가야 된다고 하고는 그 자리를 나와버렸다.
시티은행 ATM 기기를 찾아서 돈을 인출하고, 쓰리 매장 Three Store를 사서 유심을 구매핬다.
저녁에는 역시나 뮤지컬 보러 이동했다. 한국에서 예매해 온 두 번째 뮤지컬 위키드.
결과는 처참했다. 어찌나 머리를 돌려가며 졸았는지..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내 옆에 앉은 여자아이에게 내가 얼마나 위키드 보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했었는데.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쪽팔려서 그 쪽을 쳐다볼 수도 없었다.
뮤지컬 2편의 결과는 이렇게 참혹하게 막을 내렸다.
나의 런던의 2일도 이렇게 지나가 버렸다.